한국 정부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3년 탈상’이 끝남에 따라 북한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우상화를 한층 강화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또 3년 탈상을 계기로 북-중 간 관계 회복 조짐도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 3주기 행사를 계기로 북한은 3대 세습 지도자인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체제를 공식 선언하고 김 제1위원장 1인 지배체제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의지를 대내외에 밝혔습니다.
최룡해 노동당 비서는 17일 금수산태양궁전 앞 광장에서 열린 중앙추모대회에서 김 제1위원장에 대한 충성 맹세를 했습니다.
[녹취: 최룡해 비서] “김정은 동지 영도를 충정 다해 받들어 드팀 없는 의지로 심장을 불태우고 있습니다.”
또 군부 1인자인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도 연설에 나서 ‘김정은 백두산 강국’을 일떠세우겠다고 다짐했습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김 국방위원장의 ‘3년 탈상’을 마무리하면서 김 제1위원장에 대한 우상화 작업을 한층 강화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이 당국자는 18일 기자들을 만나 김정일 3주기 행사에서 ‘김정은 백두산 강국’ 이나 ‘위대한 김정은’이라는 표현이 등장한 점을 지적하고 이같이 말했습니다.
이와 함께 중앙추모대회에서 최룡해 당 비서가 당을,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이 군을 대표해 김 제1위원장 앞에서 충성을 다짐함으로써 이들이 향후 김정은 체제의 양대 기둥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습니다. 한국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박형중 박사입니다.
[녹취: 박형중 통일연구원 박사] “눈에 띄는 것은 최룡해가 김정은과 똑 같은 옷을 입고 나왔거든요. 그것을 보면 아무래도 국정의 중심이 김정은 아래로 최룡해가 가장 중요한 정치적인 축이 될 것 같고 그 다음에 군 쪽은 황병서가 관리하는 식의 축을 만들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한국 정부는 또 중국 공산당 지도부가 17일 베이징주재 북한대사관에서 열린 김 국방위원장 3주기 추도식에 참석한 사실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친강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같은 날 정례 기자설명회에서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하고 중국은 양국의 전통적인 우호협력관계를 위해 중요한 공헌을 한 김 국방위원장을 그리워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친강 중국 외교부 대변인] (중국어~)
친강 대변인은 류윈산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 등이 오전에 북한대사관에서 열린 추모식에 참석했다고 말했습니다.
당 서열 5위인 류 상무위원은 특히 `시진핑 동지가 총서기를 맡은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가 북-중 두 나라의 전통과 우의를 고도로 중시한다'는 메시지를 북한 측에 전달했습니다.
지난해 추도식 땐 장성택 처형 등으로 북-중 관계가 크게 경색되는 바람에 중국 측 대표가 아무도 참석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3주기 행사 참석을 계기로 두 나라 관계 회복의 분위기가 만들어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옵니다.
한국 정부 관계자는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유교적 정서를 공유하고 있는 두 나라가 ‘3년 탈상’을 구실로 자연스럽게 관계 회복의 분위기를 만들려는 움직임일 수 있다며,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공식 발표한 내용 또한 그런 조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했습니다.
또 다른 정부 당국자도 북한 관영방송이 류 상무위원의 방문 사실을 보도한 점을 지적하고, 의미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