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정부가 북한의 요청으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암살을 다룬 미국 코미디 영화 ‘인터뷰’ 의 판매 단속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지 언론과 비디오 업계 관계자들은 압수가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얀마 언론들은 14일 북한의 요청으로 미얀마 당국이 영화 ‘인터뷰’의 복제판 단속에 나섰다고 보도했습니다.
미얀마의 유력 영자신문인 ‘이와라디’는 김석철 미얀마주재 북한대사가 지난 11일 우민쑤에 양곤 주지사를 면담한 뒤 경찰이 영화 압수에 나섰다고 전했습니다.
김 대사는 면담에서 ‘인터뷰’의 복제와 배급, 판매를 금지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했다고 `이와라디' 신문은 보도했습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의 암살을 소재로 다룬 미 코미디 영화 ‘인터뷰’는 논란 끝에 지난 성탄절에 극장과 온라인 등을 통해 개봉됐습니다.
이 영화는 특히 제작사인 소니영화사가 북한 당국의 위협 이후 사이버 공격을 받고, 미 정부가 해킹이 북한의 소행이라고 확인한 뒤 제재에 나서면서 더욱 주목을 받았습니다.
미얀마 당국은 그러나 북한의 판매금지와 영화 압수 요청에 대해 모두 부인하고 있습니다.
양곤경찰청의 윈 키 총경은 14일 ‘VOA’ 미얀마 서비스에 언론보도 내용을 부인했습니다.
[녹취: 윈 키 총경] “버마어”
미얀마 경찰은 국내법에 따라 매일 불법복제 영상물을 단속하고 있을 뿐 특정 영화를 겨냥해 단속하지는 않는다는 설명입니다.
하지만 양곤의 한 업계 관계자는 ‘VOA’에, 경찰의 단속이 과거와 다른 형태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업계 관계자] “버마어”
과거에는 경찰이 미얀마어 자막이 처리된 영화만을 압수했는데 이제는 모든 불법복제 영상물을 압수하고 있다는 겁니다.
이 관계자는 경찰의 단속이 영화 ‘인터뷰’의 복제판이 시판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시작됐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인터뷰’ 복제판을 판매한 상점이 2-3일 전에 문을 닫았고 상점들에서 이 영화에 대한 경찰의 집중적인 단속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로이터’ 통신 역시 양곤의 여러 판매업소들을 확인한 결과 다른 불법복제물을 판매되고 있지만 ‘인터뷰’는 없었다고 전했습니다.
특히 한 대형 비디오 가게 주인을 인용해, 북한대사관 관계자들이 며칠 전 이 가게를 방문해 ‘인터뷰’ 복제판에 대해 물었다며 단속 배경을 자세히 전했습니다.
소니영화사는 지난 6일 영화 ‘인터뷰’의 판매수익이 3천1백만 달러에 달한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