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미국프로농구 선수 데니스 로드먼의 북한 방문을 다룬 기록영화 (다큐멘터리)가 세계적인 독립영화제에 출품됐습니다. 로드먼은 이 영화에서 방북 이후 여러 차례 살해 협박을 받았다며 눈물을 쏟았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전직 미국프로농구 NBA 선수 데니스 로드먼의 북한 방문을 다룬 기록영화 ‘평양에서의 빅뱅’이 (Dennis Rodman’s Big Bang in Pyongyang) 슬램댄스 영화제 다큐멘터리 부문에 출품됐습니다.
슬램댄스 영화제는 저예산 독립영화를 대상으로 한 세계적인 영화제로, 올해 21회째를 맞았습니다.
미국 유타 주 파크시티에서 오는 23일에서 29일까지 열리는 이 영화제에는 100여 편이 출품됐으며, ‘평양에서의 빅뱅’은 25일 처음 공개됩니다.
95분 길이의 이 다큐영화는 영국의 콜린 오프랜드 감독의 데뷔작으로, 로드먼이 지난해 1월 전직 미국프로농구 선수들을 이끌고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생일에 맞춰 북한에서 친선농구경기를 개최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당시 친선경기에는 1990년대 미 프로농구에서 주전급으로 활약했던 케니 앤더슨, 클리퍼드 로빈슨, 빈 베이커, 덕 크리스티, 찰스 스미스 등이 출전했고, 김 제1위원장과 부인 리설주를 포함해 1만4천 명의 관중이 관람했습니다.
로드먼은 21일 사전 공개된 2분 20초 분량의 영상에서 자신이 전세계 어떤 유명인도 하지 못한 일을 해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다가 30초 간 눈물을 흘리며 말을 잇지 못합니다. 힘들게 다시 입을 연 로드먼은 자신이 살해 위협을 많이 받는다고 말했습니다.
또 사람들이 왜 이런 일을 벌이느냐고 따진다며, 자신을 당장 총으로 쏘라고 과장된 몸짓을 보였습니다.
로드먼은 또 영상에서 김정은이 고모부인 장성택과 다른 많은 사람들을 죽인 사실도 알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로드먼의 마지막 방북은 장성택 처형 직후에 이뤄졌기 때문에 그 사실을 알지 못했다는 발언은 설득력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로드먼은 방북과 관련해 미국 정치권과 인권단체들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았습니다. 세계 최악의 인권탄압 국가인 북한에서 정권의 선전도구로 이용 당하고 있다는 겁니다.
또 김정은 제1위원장을 직접 만났으면서도 당시 북한에 억류돼 있던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 씨 석방에 관해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은 데 대해서도 비난이 쏟아졌습니다.
로드먼은 이 부분에 대해서도 변명을 합니다. “장군(김정은), 이 사람 좀 풀어주래?” 하고 부탁하는 것은 자신의 역할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는 그러면서 자신은 단지 북한의 문을 열려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로드먼의 방북은 뉴욕의 언론매체인 `바이스’ (VICE)가 2013년 2월 첫 방북에 동행해 TV 프로그램을 제작한 바 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