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입주기업 대표단이 오늘(18일) 북한의 일방적인 임금 인상 조치에 대한 입장을 전달하기 위해 북한을 방문했습니다. 북한은 임금 인상 조치의 필요성을 설명하며 기존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문 기사 보기] 'No Progress in Korean Kaesong Wage Dispute'
개성공단 입주기업 대표단은 18일 개성공단에서 오전 11시부터 2시간 가량 박철수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부총국장 등 북측 인사들을 만났습니다.
입주기업 대표단은 북한의 일방적인 임금 인상 조치의 문제 점을 지적하며 남북 당국 간 대화를 통한 해결을 촉구했습니다.
또 북측이 일방적으로 개정한 노동규정이 강행될 경우 공단에 대한 신뢰 상실로 이어져, 기업들의 경영활동 뿐만 아니라 외국인 투자를 비롯한 신규 투자도 어려워질 것이라는 입장도 전달했습니다.
이에 대해 북한은 임금 인상 조치의 필요성을 설명하며 기존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18일 오후 남측으로 돌아온 개성공단 기업협회 정기섭 회장입니다.
[녹취:정기섭 회장] “북한은 (개성공단 근로자의 월) 최저임금이 물가 인상에 비춰 맞지 않는다…그래서 5% 상한 조치를 없앤 것이다는 입장을 설명했어요. 지난 10년 간 (개성공단 근로자의 월 최저임금이) 40% 가량 올랐고, 이는 한해 평균 4% 오른 것인데 이는 쌀이나 기름값 등 물가상승에 비춰 볼 때도 맞지 않다는 것이죠.”
입주기업 대표단은 기업의 입장을 담은 건의문을 북한에 전달하려 했지만 북한은 접수를 거부했습니다.
면담에 참석한 한 입주기업 관계자는 이번 면담은 비교적 좋은 분위기에서 허심탄회하게 이뤄졌으며 입주기업들의 입장을 충분히 북측에 설명했고 북한은 이를 청취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앞서 북한은 지난해 11월 개성공단 노동규정을 일방적으로 개정해 북한 근로자들의 최저임금 상한선을 폐지했으며, 지난달엔 70 달러 35 센트였던 월 최저임금을 이번 달부터 74 달러로 올리겠다고 통보했습니다.
한편 입주기업 대표단은 방북에 앞서 대북 전단 살포로 인한 남북대화의 단절이 개성공단 문제의 근원이라며 전단 살포를 막아달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 통일부는 대북 전단 문제와 개성공단의 근로자 임금 인상 조치를 연계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임병철 통일부 대변인의 정례브리핑입니다.
[녹취: 임병철 통일부 대변인] “대북 전단 살포 문제와 북한의 일방적이고 부당한 임금 인상 요구에 대한 우리 정부의 대응을 연결시키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임금 인상과 같은 이런 문제는 우리 측이 이미 제의한 공동위원회에 북측이 하루빨리 조속히 호응해 나와서 개성공단 운영과 발전에 관한 문제를 당국 간 협의를 통해서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우리 정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민간단체들은 천안함 폭침 5주기인 오는 26일을 전후로 대북 전단 50만 장과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의 암살을 소재로 한 영화 ‘인터뷰’ DVD를 북한으로 날려 보내겠다고 밝혔습니다.
임병철 대변인은 또 개성공단 폐쇄 가능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남북관계 발전과 교류협력을 위해서도 공단 폐쇄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은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