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북한, 대통령 인신공격 중단해야...현영철 숙청 예의주시"

지난 2012년 7월 18일 북한 평양에서 열린 인민회의에서 김정은을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으로 추대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현영철이 박수를 치고 있다. (자료사진)

한국 정부는 북한이 현영철 인민무력부장 총살 첩보 공개와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을 맹비난한 데 대해 비방, 중상을 중단하라고 촉구했습니다. 한국 내 전문가들은 북한이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의 숙청과 관련해 애매한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현 부장이 숙청된 것만은 확실해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문 기사 보기] 'North Korea Criticized for Rants Against South Korean President'

한국 통일부 임병철 대변인은 18일 브리핑에서 북한이 관영매체를 통해 한국 대통령에 대한 입에 담지 못할 인신공격을 하는 것을 강력히 규탄하며, 한국 대통령에 대한 저열한 비방 중상을 중단하라고 촉구했습니다.

[녹취: 임병철 한국 통일부 대변인] “대화 상대방의 지도자에 대한 예의는 물론이고 반여성적이고 반인륜적인 주장을 펼치는 것은 북한 스스로 자신의 수준이 어떠한지를 말해주는 것 같아 안타까움마저 느낍니다. 북한은 이러한 저열한 비방 중상을 즉각 중단하고 자기 내부를 스스로 돌아보기 바랍니다.”

이에 앞서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북한 전국연합근로단체 대변인이 18일자 담화에서 동족을 헐뜯고 비방을 해도 정도가 있는 법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을 원색적으로 비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대남선전용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 역시 편집국 성명에서 박 대통령이 공포정치를 운운하는 등 최고존엄을 훼손했다며 무력대응까지 경고했습니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장용석 박사는 북한의 이런 강도 높은 대남비난이 당 창건 70주년을 앞두고 대남관계에 있어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는 선전을 하기 위한 정치적 의도라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최근에) 전체적으로 악재가 널려있는 상황이라고 보면, 관계개선의 의지보다는 대치와 긴장 이런 것들 통해 선군을 정당화 하면서 자신들의 원칙을 한 번 더 내세우고 그게 또 대남우위를 가져갔다는 정치적 선전의 요소로 활용될 수 있는 가능성, 이런 것을 주목하고 있지 않나 생각이 들어요.”

한편 북한 매체들은 현영철 인민무력부장 숙청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은 채 애매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한국 국정원의 현 부장 숙청 발표를 비난만 할 뿐 관련된 직접 언급을 하지 않고 있는데, 최근 공개된 기록영화에서는 현 부장의 모습이 삭제되지 않고 그대로 노출됐습니다.

북한이 지금까지 숙청한 간부의 모습을 비교적 빠르게 삭제해 온 것과 비교할 때 현 부장의 모습이 숙청 열흘이 넘도록 기록영화에 계속 등장하고 있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입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군부 내 사기 저하를 우려해 현 부장에 대한 언급을 피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현영철 관련된 부분이 주민들에게 알려지게 될 때 북한 내부에 유언비어나 군부 내 사기 저하 이런 것들에 대한 우려 때문에 북한에서는 지금 현영철 관련된 직접 언급은 안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장용석 박사는 북한 매체들이 최근 현 부장과 관련된 직접적인 언급은 하지 않으면서 이것을 최고 존엄에 대한 모독, 대북 비난으로 몰아가는 상황으로 볼 때 현 부장이 숙청된 것만은 확실해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현 부장의 숙청 관련 첩보는 관계기관 간에 공유된 것이라며 북한이 계속 현 부장을 기록영화 등에 등장시키는 이유에 대해선 정부 차원에서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한상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