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체제에서 군부의 핵심 실세였던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은 북한 야전군인의 대표주자로 일컬어지는 인물입니다. 군 강경파로 지난달 러시아의 한 행사에서는 미국을 맹비난하기도 했습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달 30일 숙청된 것으로 전해진 현영철 북한 인민무력부장은 한국의 국방장관에 해당하는 인물입니다.
황병서 총정치국장에 이어 북한 군부 서열 2위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 ‘대장’ 승진을 함께 하는 등 김 제1위원장의 후견세력으로 평가 받았습니다.
1949년 생으로 알려진 현 부장은 주로 야전군에서 활동해 온 것으로 전해졌으며 지난 2006년 백두산 서쪽 북-중 국경지대를 담당하는 8군단장으로 복무했습니다.
현 부장이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것은 김 제1위원장이 본격적으로 후계자 수업을 받기 시작할 무렵이었습니다.
2010년 9월 현 부장은 김 제1위원장과 그의 고모 김경희, 최룡해 노동당 비서 등과 함께 대장 칭호를 받으며 인민군 대장에 올랐습니다.
2011년 12월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후 발표된 장의위원회 명단에는 77번째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2012년 7월에는 리영호의 뒤를 이어 북한 군 총참모장 겸 차수로 초고속 승진하면서 김정은 시대의 실세 중 한 명으로 떠올랐습니다.
지난해 6월에는 장정남을 밀어내고 인민무력부장에 올랐으며 3개월 후에는 북한 최고 권력기구인 국방위원회 위원 자리에도 진입했습니다.
세계북한연구센터 안찬일 박사입니다.
[녹취: 안찬일 박사 /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 “현영철은 리영호 전 총참모장, 2012년에 숙청된 리영호, 그 다음에 며칠 전에 사망한 김격식과 함께 야전군인의 대표주자라고 볼 수 있어요. 그래서 지휘계통에 영향력이 있는 사람인데 이 사람이 무력부장이 되면서 3위였던 무력부장이 2위로 올라왔어요. 군 정권의 영향력이 증대된 거죠.”
이후 현 부장은 김정은 정권을 구성하는 엘리트 계층인 ‘빨치산 2세대’의 핵심 구성원으로 북한 체제 내에서 입지를 굳혔습니다.
또 김 제1위원장의 군 훈련 시찰과 각종 행사나 계기마다 김 제1위원장을 밀착 수행했습니다.
군부 강경파로 분류되는 현 부장은 지난달에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국제안보회의에 참석해 미국을 맹비난하기도 했습니다.
[녹취: 현영철 북한 인민무력부장] “미국의 최고 집권자가 공공연히 국제사회의 일원이며 당당한 자주독립 국가인 우리 공화국의 붕괴를 공언하는 것과 같은 강권이 판을 치고 있는 것이 오늘의 세계입니다.”
현 부장은 하지만 지난달 24일 조선인민군 제5차 훈련 일꾼대회에서 눈을 감고 조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김 제1위원장에게 말대꾸를 했다는 이유로 지난달 30일 1분에 천 200발이 발사된다는 고사포로 공개처형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한상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