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경제특구의 투자환경을 선전하면서 외국인 투자를 호소하는 동영상을 공개했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군사위협과 공포정치로는 투자 유치가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김연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해외 라디오 방송인 ‘조선의 소리 방송’(Voice of Korea)이10여 개의 북한 경제특구를 선전하는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렸습니다.
이 방송은 북한 국가경제개발위원회가 특별히 개발에 힘을 쏟고 있는 특구로 라선과 황금평, 신의주, 원산 등을 꼽았습니다.
[녹취: 조선의 소리 방송] “라선항으로부터 중국 내륙까지 육로수송,러시아와의 철도 화물수송이 완비돼 있으며 동북아시아전화통신회사의 설립으로 국제통신, 위성 텔레비전, 인터넷을 비롯한 각종 통신 봉사가 훌륭하게 보장되고 있습니다.”
현재 개발이 사실상 중단된 압록강 하류의 황금평 지역에 대해서도 국제적인 가공무역 기지와 화물유통 지역으로 발전 전망이 밝아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고 선전했습니다.
북한 경제특구들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권리를 보장하는 법과 세제 혜택으로 투자환경이 다른 나라들에 비해 월등히 좋다는 설명도 이어졌습니다.
[녹취: 조선의 소리 방송]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특수경제지대에서의 세금 종류는 소득세, 거래세, 자원세 등 8가지 정도로서 다른 나라들에서 보편적으로 적용하고 있는 세금 종류에 비해 훨씬 적으며 세율도 매우 낮습니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가 북한의 기반시설에 투자할 경우 더욱 낮은 세율을 보장한다는 겁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북한의 경제특구 개발 노력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투자자들의 관심을 끄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뱁슨 전 세계은행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부총재 고문은 북한이 대표적인 경제특구로 선전하고 있는 라선지역 역시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브래들리 뱁슨, 전 세계은행 고문] “The problem of investing...”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생산시설과 관련 기간시설을 확충해야 외국인 투자를 끌어들일 수 있다는 겁니다.
뱁슨 전 고문은 북한이 라진항 사용료와 화물 중개료를 받는데 머물지 않고 지역경제 활성화와 연계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의 정치적 위험도 투자자들에게는 큰 부담입니다. 미국 의회조사국의 마크 매닌 선임연구원입니다.
[녹취: 마크 매닌, 미 의회조사국 선임연구원] “Threatening the United States...”
미국과 한국에 대한 군사위협과 숙청을 통한 공포정치가 계속되는 한 북한이 경제개발에 필요한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기는 어렵다는 겁니다.
매닌 연구원은 북한이 김정은 체제에 들어와 병진노선을 추구하면서 투자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이와는 상반된 정치적 행보 때문에 외국인 투자자들의 우려를 낳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VOA 뉴스 김연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