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오늘 (8일) 김일성 주석 사망 21주기를 맞아 3대 세습체제를 고수하려는 의지를 다졌습니다. 특히 북한 간부사회가 일부 동요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 대한 당 간부들의 충성심을 강조하는 메시지가 눈길을 끌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일성 주석 사망 21주기인 8일 추모사설에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 당의 결정을 절대적 진리로 받아들여야 한다며 특히 간부들이 김 제1위원장의 사상과 영도를 앞장서 받들어야 한다고 역설했습니다.
또 모든 간부들이 당의 의도를 심장에 새기고 치열한 격전장에 나선 육탄 용사와 같은 각오로 김 제1위원장의 참된 동지, 진정한 전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노동신문'의 이런 주장은 최근 북한의 간부 사회가 일부 동요하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됩니다.
특히 일부 외화벌이 일꾼들은 김 제1위원장의 `공포정치'와 실적 달성에 대한 과도한 압박감을 이기지 못해 탈북까지 감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의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임을출 교수는 김정은 정권은 체제 유지와 경제 활성화를 위한 외화벌이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공포정치'와 부분적 개방이라는 모순된 정책을 펴고 있다며, 김일성 사망 21주기를 맞아 그 과정에서 나타나는 일부 일탈 현상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풀이했습니다.
[녹취: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그 변화와 관련해서 당이 중심을 잡아야 되고 특히 당 일꾼들이 그런 변화에 충성심을 갖고 뒷받침을 해줘야 하는데 변화 과정에서 일정한 일탈 현상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 맥락에서 보다 사회기강을 다잡고 충성을 요구하는 그런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
북한 간부들은 이날 `조선중앙방송' 등 관영매체에 출연해 김일성 민족의 후손답게 김 제1위원장의 영도를 충직하게 받들어 나가겠다고 다짐했습니다.
한편 김 제1위원장은 8일 0시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과 박영식 대장, 리영길 군 총참모장,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 등 군 고위 간부들만을 대동해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습니다.
한국의 민간 연구기관인 동북아평화협력연구원 전현준 원장은 군 고위 간부들만 대동한 데 대해 김정은 체제 들어 군 수뇌부에 대한 숙청이 잇따른 데 따른 군심 다잡기 행보로 분석했습니다.
[녹취: 전현준 동북아평화협력연구원장] “김정은이 등장한 이후에 리용호를 비롯해 현영철 등 군 간부들에 대한 숙청을 계속했고 이런 군에 대한 숙청 작업으로 땅에 떨어진 군심을 달래고 자신의 지지기반을 넓히기 위한 행보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전문가들은 또 `선군정치'로 3대 세습체제를 고수하겠다는 의지를 대내외에 과시하려는 의도도 내포돼 있는 것으로 풀이했습니다.
이와 함께 지난 4월 말 현영철 인민무력부장 숙청 이후 김 제1위원장이 또다시 군 지도부를 재정비한 단서도 포착됐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소식을 전하면서 노광철 상장을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 바로 다음으로 호명해 총참모부 부참모장에서 총참모부 제1부참모장 겸 작전국장으로 승진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총참모부 제1부총참모장 겸 작전국장이었던 김춘삼은 이번 참배행사에 불참했습니다.
김춘삼 작전국장은 지난 4월15일 김 주석의 103회 생일 때 김 제1위원장을 수행해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한 것을 끝으로 공개석상에서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어 현영철과 함께 숙청됐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왔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