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군 당국은 미-한 연합군사훈련을 중단하라는 북한의 요구에 대해 미-한 연합훈련은 대화의 전제조건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한국 내 전문가들은 북한의 주장은 미-한 공조를 깨려는 의도라고 분석했습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한 연합군사훈련은 대화의 전제조건이 될 수 없다고 한국 군 당국이 밝혔습니다.
한국 국방부 김민석 대변인은 30일 브리핑에서 북한이 미국에 대화의 조건으로 미-한 연합훈련 중단을 요구한 것과 관련해 연합훈련은 연례적이고 방어적인 훈련이라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김 대변인은 북한의 남침에 대비하기 위해 연합훈련은 반드시 필요하며 이는 수험생이 시험문제를 풀지 않으면 시험에 대비할 수 없는 것과 같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김민석 한국 국방부 대변인] “한-미 연합훈련은 연례적으로 하는 것이고 북한의 남침에 대비한 방어적인 훈련이기 때문에 이러한 방어적인 훈련은 한-미 연합체제를 공고히 하고, 북한의 남침에 대해서 대비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것은 꼭 필요한 것입니다.”
이에 앞서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29일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북한과의 대화를 원한다면 미-한 연합군사훈련을 중단하라고 요구했습니다. 군사적 적대행위를 먼저 그만둬야 미-북 간 대화가 가능해지고 얽혀있는 문제들이 풀릴 수 있다는 겁니다.
외무성 대변인은 또 한반도의 긴장이 계속되는 것은 미국의 군사훈련 때문이며 미국이 훈련 중단 등의 진정성을 보이기 전까지는 악순환만 계속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북한은 지난 1월에도 미국이 연합훈련을 임시중단하면 핵실험을 임시로 중단할 수 있다는 제안을 했습니다.
당시 미국은 연합훈련을 핵실험과 연결하는 것은 암묵적인 위협이라며 사실상 북측의 제안을 거부했습니다.
한국 내 북한 전문가들은 이렇듯 북한이 계속해서 미국에 연합훈련 중단을 요구하는 이유는 미-한 공조를 깨뜨림으로써 자신들의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한국의 국책연구기관인 국방연구원 김진무 박사입니다.
[녹취: 김진무 박사 / 한국 국방연구원] “한-미 간 이간을 시킬 수 있는 방법이죠. 그러니까 한-미 공조가 강화되면 북한은 자기들한테 계속 불리한 거예요. 한-미를 떼어놔야만 일단 북한이 미국하고 직접 협상, 남한하고 협상 이게 용이해지거든요. 자기들 협상력이 강화되는 부분이 있어요. 한-미 공조를 깨는 것이 북한에 유리하다, 그 중 하나로 군사합동훈련이 중단되면 한-미 공조가 약화되고 한-미 간 이견이 생길 수 있다는 거죠.”
김 박사는 또 실제로도 북한이 연합훈련에 대해 큰 위협을 느끼고 있다면서 특히 매년 봄에 실시되는 미-한 연합 ‘키 리졸브’와 ‘독수리 연습’ 때에는 북한 군 전체가 갱도에 들어가 대응 태세를 갖출 정도라고 설명했습니다.
세계북한연구센터 안찬일 박사는 북한 내부의 불안정성이 커질수록 미-한 연합훈련에 대한 발발이 거세지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안찬일 박사 /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 “자기네가 그만두라고 해서 절대로 그만두지 않는다는 것을 북한이 모를 리는 없고, 북한으로서는 어쨌든 그만큼 북한 내부가 상당히 불안하다는 이야기거든요.”
안 박사는 또 적어도 노동당 창건 70주년이 있는 10월 이전에는 남북대화에 관심이 없다는 것을 북한이 간접적으로 표현하는 것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한상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