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외교전 예상...북한 리수용 외무상, 유엔 총회 참석

지난해 9월 유엔총회에서 회원국 대표연설을 하고 있는 리수용 북한 외무상. (자료사진)

박근혜 한국 대통령은 유엔총회에서 한국의 통일정책 등 한반도 현안에 대한 한국 정부의 입장을 광범위하게 언급하고 지지를 호소할 방침입니다. 리수용 북한 외무상도 유엔총회에 참석할 예정이어서 북 핵 등 한반도 현안들을 놓고 남북 간 외교전이 예상됩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박근혜 한국 대통령은 21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이달 말 열리는 유엔총회 참석과 관련해 한반도 평화통일과 동북아 문제에 대해 국제사회의 이해를 높이고 지지를 확보하기 위한 심도 있는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박 대통령은 28일로 예정된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북한의 비핵화를 촉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북한이 다음달 10일 노동당 창건 70주년을 앞두고 최근 장거리 로켓 발사와 핵실험 가능성을 내비친 상황이어서 이에 대해 어떤 식으로든 언급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북한이 장거리 로켓 발사나 4차 핵실험을 공식화하지 않았기 때문에 연설 직전까지 정세 추이를 봐 가며 구체적인 내용과 발언의 강도를 조절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8·25 남북 합의에 따라 이산가족 상봉 준비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북한이 합의 무산으로 이어질 수 있는 도발 움직임을 구체적으로 보일 경우 박 대통령의 메시지의 수위도 높아질 전망입니다.

박 대통령은 이와 함께 북한 정권에 가장 예민한 문제인 인권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유엔 인권이사회 결의에 따라 유엔 북한인권 현장사무소가 지난 6월 서울에 개소했다는 점에서 박 대통령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북한인권 문제에 대해 발언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입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리수용 북한 외무상이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21일 평양에서 출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리 외무상의 유엔총회 참석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리 외무상은 다음달 1일 유엔총회 제70차 일반토의에서 기조연설을 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앞서 이달 25일에서 27일까지로 예정된 ‘2015년 이후 개발 의제’ 회의에도 참석해 마지막 날인 27일 오후 22번째로 북한의 입장을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리 외무상은 특히 북한이 장거리 로켓 발사와 핵실험 가능성을 내비친 것과 관련해 어떤 입장을 밝힐 지 주목됩니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임을출 교수입니다.

[녹취: 임을출 교수/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북한은 핵과 미사일 문제는 자신들의 생존권이고 자주권이라는 입장이 확고하고 그런 입장을 유엔 무대에 직접 나가서 보다 분명하게 밝힐 기회로 활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박 대통령의 통일외교 행보에 대해서도 북한의 반발과 함께 유엔 무대에서 논란이 될 가능성이 제기됐습니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장용석 박사입니다.

[녹취: 장용석 박사/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한반도 통일 문제에 대해서 상당히 진지하게 얘기하고 또 그를 위한 국제적 협력을 촉구한다는 입장에서 보면 북한으로선 체제통일을 국제적으로 구걸하는 게 되고 강한 반발을 가져올 수밖에 없지 않을까 생각이 들어서 유엔 총회 계기에 남북 간 논란들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전문가들은 리 외무상이 2년 연속 유엔총회에 참석하는 것은 현안에 대한 외교적 적극 대응이라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지침에 따른 것으로 이번 유엔총회에서도 남북 간 외교전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