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절반 이상이 북한 핵 계획을 중대한 위협으로 간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북한이 한국을 침략할 경우 한국을 방어하기 위해 미군을 동원해야 한다는 여론이 사상 최고치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미국의 민간단체인 ‘시카고 국제문제협의회(CCGA)’가 박근혜 한국 대통령의 미국 방문에 앞서, 13일 남북한에 대한 미국인들 인식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지난 5월 15일부터 6월17일까지 전국 성인 2,034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이번 설문조사에서, 북한의 핵 계획이 중대한 위협이라는 응답이 55%에 달했습니다.
이 같은 수치는 이란 핵 개발 계획을 중대한 위협이라고 응답한 57%와 거의 같은 수준이라고, 시카고 국제문제협의회는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그 동안 북한 비핵화를 위한 외교적 노력이 실패했고, 북한에 대한 제재는 제대로 시행하기 어렵다는 점이 입증됐음에도 불구하고, 북 핵 문제와 관련해 외교적 노력을 지지한다는 응답이 75%, 경제제재를 강화해야 한다는 응답이 70%를 차지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의 절반이 북한 핵 시설에 대한 사이버공격을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북한 핵 시설에 대한 미군의 공습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36%에 그쳤고, 지상군 파병을 지지하는 여론은 그 보다 훨씬 더 적은 25%에 불과했습니다.
이번 조사에서는 또한, 남북한 간의 충돌이 미국에 중대한 위협이라고 생각한다는 응답자는 2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북한이 한국을 침략하면 한국을 방어하기 위해 미군을 동원하는 것에 찬성한다는 응답이 47%, 반대 49%로 조사됐습니다.
시카고 국제문제협의회는 북한의 남침시 미군 동원에 찬성하는 비율이 역대 설문조사 중에서 가장 높은 수치라며, 1974년 첫 조사 때 찬성 비율은 20%에 불과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반면, 남북통일 시 미군이 한국이 주둔하는 것에 찬성하는 비율은 줄어드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2010년 조사 때는 응답자의 43%가 남북통일 후에도 주한미군을 유지하는 것을 지지했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그 비율이 32%로 줄었습니다.
반면, 남북통일 후 주한미군을 철수해야 한다는 응답자는 2010년 37%에서 올해는 44%로 늘었습니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대부분의 미국인들이 한국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응답자의 83%는 한국과의 관계가 중요하다고 밝혔고, 66%는 한국을 신뢰할 수 있는 동반자라고 답했습니다.
이 밖에 62%의 응답자들은 한국이 국제문제에서 강력한 지도력을 발휘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밝혔지만, 한국이 책임감 있게 국제문제를 다룰 것이라고 전망한 응답자는 36%에 그쳤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