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1~9월 중국산 곡물 수입 지난해 대비 69% 감소

지난해 1월 북한 접경도시 신의주에서 주민들에게 밀가루 포대를 나눠주고 있다. 압록강 건너 중국 단둥에서 바라본 모습. (자료사진)

북한이 올 들어 9월까지 중국으로부터 수입한 곡물량이 지난해에 비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내년에는 올해 보다 식량 사정이 더 나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김현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중국에서 수입한 곡물량은 총 3만8천t (38,414t). 12만7천t (126,781t)을 수입했던 지난해 같은 기간의 30% 수준에 불과한 규모입니다.

곡물 수입액도 1천870만 달러로 1년 전에 비해 71% 감소했습니다.

북한이 이 기간 중국에서 수입한 곡물은 옥수수와 쌀, 잡곡, 밀가루, 두류로, 두류를 제외한 모든 곡물의 수입량이 크게 줄었습니다.

특히 쌀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 5만5천여 t을 수입했던 것에 비해 78% 감소했습니다.

다만 지난해 1천760t이었던 두류 수입은 올해 5천640t으로 3배 이상 늘었습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도 최근 발표한 ‘작황 전망과 식량 상황’ 3분기 보고서에서 9월 초 기준으로 북한이 외부로부터 수입한 곡물량은 12만7천t이라며, 지난해 10월 말 기준으로 27만 t을 수입했던 것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고 밝혔습니다.

식량농업기구는 북한이 9월 초 현재 수입과 외부 지원을 통해 확보한 곡물은 14만2천t이라며, 식량 부족분 (42만1천t)의 3분의1에 불과한 규모라고 밝혔습니다.

한국의 북한농업 전문가인 권태진 GS&J인스티튜트 북한동북아 연구원장은 27일 ‘VOA’에, 외환보유고 부족이 북한이 곡물을 많이 수입하지 못한 이유 중 하나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권태진 GS&J 인스티튜트 북한동북아연구원장] “곡물을 많이 수입하려고 해도 가지고 있는 외환보유고 자체가 없어 곡물을 더 이상 많이 수입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권 원장은 또 지난해 가을 작황이 좋아 올해 북한 시장에서 쌀 가격이 비교적 안정적이었다며, 북한이 특별히 곡물을 수입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권태진 GS&J 인스티튜트 북한동북아연구원장] “그만큼 수입 수요가 많지 않다는 이야기이고, 그럼에도 지금 북한 내에서의 비료 수급 상황이라든지 곡물 가격이 상당히 안정적인 걸 보면 북한이 이 정도 수입만을 가지고도 어느 정도 잘 꾸려 나갈 수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만일 곡물 가격이 많이 오르는 추세였다면 무리를 해서라도 수입했을 텐데 시장이 어느 정도 안정돼 그럴 필요가 없었을 것이란 설명입니다.

권 원장은 올해 북한이 전체적으로 최소소요량 기준의 식량을 확보하지 못했지만 굶어죽는 사람이 발생할 정도로 식량 사정이 나쁘지는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내년 식량 사정은 올해에 비해 더 나쁠 것으로 권 원장은 전망했습니다.

[녹취: 권태진 GS&J 인스티튜트 북한동북아연구원장] “최근 몇 년에 비해 식량 상황이 가장 나빠지는 거죠. FAO 추정에 의하면 올해 북한의 가을 작황, 그 가운데 쌀과 옥수수를 합한 생산량은 지난해 보다 60만t 정도 낮은 데요, 최소 소요량과 비교해 볼 때 100~120만 t 부족할 것으로 보는 것도 무리가 아닙니다.”

권 원장은 현재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식량 지원이 5만t을 넘지 못한데다 북한의 곡물 수입 능력마저 부족한 점을 고려하면 북한이 내년 곡물 부족량 1백만t을 자체적으로 해결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식량농업기구는 앞서 공개한 식량전망 보고서에서 북한의 올해 쌀과 옥수수 생산량을 지난해에 비해 60만t 가량 감소한 370만t으로 추산했습니다.

한편 북한이 올 들어 9월까지 중국에서 수입한 비료도 지난해에 비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북한이 이 기간 중국에서 수입한 비료는 총 3만2천148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3,147t)에 비해 40% 감소했습니다.

VOA 뉴스 김현진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