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은 오늘 (24일) 당국회담 실무접촉에 나설 대표단 명단을 교환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대남기구는 북 핵 문제에 대한 박근혜 한국 대통령의 발언을 비난하고 나서 주목됩니다. 서울에서 박병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문 기사 보기] Two Koreas Prepare for Working-level Talks
오는 26일 판문점 북측 지역인 통일각에서 열리는 남북 당국회담 개최를 위한 실무접촉에 남측은 김기웅 통일부 남북회담본부장이, 북측은 황철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조평통 서기국 부장이 각각 수석대표로 나서게 됐습니다.
한국 통일부는 남북이 24일 판문점 연락관 채널로 당국회담 실무접촉에 나설 대표단 명단을 교환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측은 실무접촉 대표단으로 김 본부장과 함께 김충환 통일부 국장, 손재락 국무총리실 국장 등 3 명을, 북측은 황 부장과 김명철, 김철영 등 3 명의 명단을 상대방에게 전달했습니다.
북측은 지난 2013년 6월 당국회담 실무접촉 때 수석대표로 나섰던 김성혜 조평통 서기국 부장을 수석대표로 내세울 것으로 예상됐으나 황 부장을 지명했습니다.
황 부장은 조선적십자회 중앙위원과 민족화해협의회 부장, 조선아태평화위원회 참사 등을 겸직한 ‘대남통’으로 2005년 이산가족 화상 상봉 실무접촉 단장과 2006년부터 2007년까지 남북 장관급 회담 수행원 등으로 남북회담에 참석한 경력이 있습니다.
남측 김기웅 본부장은 통일부에서 대표적인 남북회담 전문가로 꼽힙니다. 김 본부장은 남북회담사무국 회담기획과장과 정세분석국장, 통일정책실장 등을 거쳐 남북회담본부장을 맡고 있습니다.
한국의 한 대북 전문가는 북측 수석대표인 황철 부장도 대남통이지만 두각을 나타냈던 인물은 아니라고 평가했습니다.
따라서 북측이 8.25 고위급 합의 때 공동보도문 작성에 관여한 김성혜 부장이 아닌 황 부장을 수석대표로 내세운 것은 이번 실무접촉에 무게를 두지 않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이 전문가는 또 북측이 민간급 교류에 경험이 많은 황 부장을 내세운 것으로 볼 때 이번 실무접촉에서 금강산관광 재개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는 예상도 해 볼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북한 조평통 서기국은 박근혜 한국 대통령을 ‘남조선 집권자’로 지칭하면서 최근 열린 국제회의에서 북한을 반대하는 체질화된 본태를 드러냈다고 비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4일 보도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4일부터 23일까지 터키와 필리핀,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주요 20개국 정상회의와 아세안 정상회의, 그리고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 등 다자회의에 참석해 북 핵 해결을 위한 국제 공조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북한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습니다.
조평통은 이에 대해 사실상 한반도 핵 문제의 본질을 가리우고 남측의 대결정책과 미국의 핵전쟁 책동을 합리화 하려는 행위라고 반박했습니다.
북한이 이처럼 박 대통령의 북 핵 관련 언급을 직접 겨냥한 것은 오는 26일로 예정된 남북 당국회담 실무접촉을 앞두고 의도적으로 기선잡기를 위한 공세에 나선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북한은 또 연평도 포격 도발 5주기를 맞아 지난 23일 한국 군이 서북도서 해역에서 실시한 해상 사격훈련에 대해서도 군사적 도발이라고 비난했습니다.
북한의 최고 권력기구인 국방위원회는 24일 정책국 대변인 담화에서 한국 측의 사격훈련은 `동족 대결을 노린 군사적 도발'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박병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