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국방부 직통전화 개통..."북한 위기관리 공조 토대"

한민구 한국 국방부 장관이 31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창완취안 중국 국방부장과 직통전화로 통화하고 있다.

한국과 중국의 국방부 핫라인, 직통전화가 어제 (12월 31일) 개통됐습니다. 한국 정부가 중국 측에 설치를 제안한 지 5년 만인데요. 북한의 급변사태나 지역의 위기관리와 정보 교환 등의 통로가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민구 한국 국방장관은 지난달 31일 창완취안 중국 국방부장과의 첫 직통전화 통화에서 직통전화 개통은 한-중 국방 당국 간 신뢰와 협력을 이룬 의미 있는 성과라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한민국 한국 국방장관] “(직통전화 개통은) 양국 실무자들이 긴밀히 협력한 결과로, 양국 국방 당국이 양국관계 발전과 지역안정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합니다.”

이에 창완취안 부장은 직통전화 개통은 중국이 한국과의 관계를 매우 중시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이는 양국 군 소통에 있어 매우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한국 국방부가 외국 국방부와 직통전화를 설치한 것은 미국과 일본에 이어 중국이 세 번째입니다.

한-중 국방부 직통전화는 단순한 국제전화 수준을 넘어 두 나라 간 전략적 소통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북한과 관련한 돌발사태가 발생할 경우 위기관리 면에서 한-중 군 당국이 긴밀히 공조할 수 있는 토대가 될 전망입니다.

한국의 국책연구기관인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장 이창형 박사입니다.

[녹취: 이창형 박사 / 한국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장] “북한의 아주 갑작스런 급변사태라고 하죠, 붕괴랄까 갑작스런 변화 또는 북한 내 예기치 못한 우발적인 위기 상황, 이럴 때 한-중이 어떻게 협력해서 그 상황을 관리할 것인가 이런 측면에서 대단히 중요한 채널로서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이 박사는 만약 지난해 8월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로 불거진 남북 간 긴장 국면 당시에 한-중 군 당국 간 직통전화가 설치됐었다면 사태가 심각해지기 전에 미리 북한에 변화를 촉구하거나 북한의 태도를 확인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중 직통전화 설치는 또 중국 방공식별구역과 겹치는 한국 방공식별구역의 일부 구간에서 항공기끼리의 충돌을 방지하는 통로로도 활용될 전망입니다.

아울러 서해 북방한계선 일대에서 불법조업을 하는 중국 어선에 대한 정보를 신속하게 교환할 수 있어 북방한계선 수역을 보다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한국 정부는 지난 2011년 11월 한-중 국방정책 실무회의에서 중국 측에 국방부 간 직통전화 설치를 제의했으며 지난해 7월 서울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 당시 이에 대한 정식 합의가 이뤄졌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한상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