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군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다음달 초 열리는 7차 노동당 대회 대표로 추대했습니다. 한반도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김 제1위원장을 중심으로 군의 단결을 과시하려는 의도라는 관측입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방송'은 12일부터 이틀 간 열린 노동당 인민군 대표회에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만장일치로 제7차 당 대회 대표로 추대했다고 14일 보도했습니다.
`조선중앙방송'은 노동당 군 대표회에 군의 각급 부대 당 조직에서 뽑힌 대표자들이 참가해 김 제1위원장을 추대했다며 김 제1위원장을 중심으로 혁명의 최후 승리를 이룩해 나가려는 전체 군 장병들의 확고한 의지를 보여줬다고 전했습니다.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은 추대사에서 김 제1위원장이 선군의 총대로 북한의 운명을 지켰고 핵 강국의 전열에 올려놓았다고 찬양했습니다.
한국의 민간 연구기관인 세종연구소 정성장 박사는 지난 2012년 노동당 대표자회를 앞두고도 노동당 군 대표회에 이어 당 평안남도 대표회와 당 평양시 대표회 등이 잇따라 열려 김 제1위원장을 대표로 추대했다며 이번에도 노동당 군 대표회를 시작으로 추대 행사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녹취: 정성장 박사 / 세종연구소] “다른 대표회보다 인민군 당 대표회에서 먼저 김정은을 당 대회 대표로 추대한 것은 인민대중보다 군대를 더 중시하는 선군정치를 반영하는 것입니다.”
한국 정부 관계자도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김 제1위원장에 대한 군의 추대가 가장 먼저 이뤄진 것은 북한의 연이은 핵과 미사일 도발로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군에 대한 김 제1위원장의 애정을 부각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북한 노동당대회는 당의 최고의결기구로 강령과 규약 개정, 전략과제 제시, 후계자 결정 등 중대 사안을 다룹니다.
이번 당 대회는 1980년 6차 대회 이후 36년만에 열리는, 김 제1위원장 집권 후 첫 당 대회입니다.
한국 정부 관계자는 사상과 조직 등에서 김일성과 김정일 시대와는 차별화된 김 제1위원장 식의 당의 모습을 보여주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한국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박형중 박사입니다.
[녹취: 박형중 박사 / 한국 통일연구원] “중국처럼 집단지도체제일 땐 당 대회에서 파벌 간 이견이나 인선을 조정하는 의미가 있는데 북한처럼 일인독재체제에선 그런 의미가 없어지고 당 대회가 지도자를 중심으로 단결을 과시하는 일종의 잔치 의미를 갖습니다.”
이번 당 대회에는 각 지역과 기관의 당 대표회를 통해 뽑힌 3천여 명의 대표자가 참가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북한 관영매체들은 시.군 별 당 대표회가 열려 당 대회에 참가할 대표자들을 뽑았다고 13일 보도했습니다.
한국 정부 관계자는 앞으로 도와 직할시 당 대표회 등이 남아 있다며 이유는 분명치 않지만 이번 당 대회 준비 절차가 6차 대회 때보다 많이 늦어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