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한국의 전직 고위 관리들은 북한이 5차 핵실험을 감행할 경우 국제사회의 제재가 한층 더 강화될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습니다. 또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대상을 확대해 북한의 모든 국영기업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천영우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국제사회가 현재 취하고 있는 대북 제재로 북한이 행동을 바꾸기를 기대하는 것은 기적을 바라는 것과 같다며, 제재 대상을 북한의 모든 국영기업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천 전 수석은 27일 ‘아산정책연구원’ 주최로 서울에서 열린 국제포럼 ‘아산플래넘 2016’ 에 참석해 국제사회가 이란에 했던 제재처럼 북한 정권의 현금 수입원을 차단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녹취: 천영우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I think we have to expand sanctions to all N.Korean state-owned enterprises not just those items and enterprises dealing with or connected with a WMD programs.”
천 전 수석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범위를 대량살상무기 개발과 연관 있는 품목이나 기업은 물론 석탄 등 지하자원을 거래하는 모든 국영기업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미국이 북한에 대한 금융제재를 아직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며 북한의 금융자산을 동결하고 금융시스템 접속도 차단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미국의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NSC) 대량살상무기(WMD) 조정관도 북한에 대한 포괄적 경제제재가 필요하다는 데 동의했습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북한이 5차 핵실험을 감행할 것으로본다며 이는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를 더 강화시킬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빅터 차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도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선대 지도자들보다 자제력이 부족하고 정당성 확보 차원에서 핵 역량 강화를 추진하고 있는 만큼 다음달 6일로 예정된 제7차 당 대회 이전에 추가 핵실험을 감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습니다.
차 석좌는 북한이 5차 핵실험을 감행하면 미국의 독자적인 대북 제재가 본격적으로 가동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특히 미국이 중국과의 관계를 우려해 ‘세컨더리 보이콧’을 강경하게 시행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을 반박했습니다.
[녹취: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 한국석좌] “I think that United States secondary sanctions against Chinese companies I actually don’t think it’s gonna be a big deal.”
차 석좌는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 2270 호 채택을 전후해 대부분의 중국 은행은 북한과의 거래를 중단했고 현재 북한과 거래를 하는 은행은 소규모 은행이라며, 2차 제재를 가하더라도 미-중 관계에 큰 문제가 안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포럼에선 이와 함께 보다 강력한 대북 제재에 북한이 압박을 느껴 대화 테이블에 나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외교적 대응책을 준비해야 한다는 견해도 나왔습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안보리 결의 2270 호의 효력이 나타나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북한이 핵 개발 프로그램의 규모를 줄인다거나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을 동결하는 등의 양보를 할 경우 이에 대한 보상과 같은 외교적 대응 방안도 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량살상무기 조정관] “And I think it’s absolutely essential that as we conduct diplomatic strategy we continue to strengthen missile defense as well as our conventional deterrence.”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미사일 방어체계나 재래식 무기의 억제력을 강화하면서 동시에 외교전략을 함께 구사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차 석좌도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되더라도 대화의 채널은 항상 열어둬야 최악의 상황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차 석좌는 미국이 비핵화와 평화협정에 대한 협의를 동시에 수행할 수 있다는 용의를 비친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미국이 대화 제안을 받아들이려면 북한이 핵실험 동결 등 전제조건을 먼저 충족시켜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