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민주당 정강정책 초안 "북한 핵 포기토록 할 것"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지난달 27일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자료사진)

미국 민주당이 이달 말 열리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정강정책 초안을 공개했습니다. 민주당은 주요 정책 현안에 대한 목표와 전략을 담은 이 초안에서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포기하도록 선택의 여지를 좁혀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민주당의 정강정책 초안은 북한을 테러리즘, 이란, 러시아와 함께 국제적 위협을 야기하는 별도 항목으로 분류했습니다.

초안은 특히 북한을 ‘가학적인 독재자’가 통치하는 지구상에서 가장 억압적인 정권으로 규정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지금까지 몇 차례 핵실험을 실시했고, 지금은 미국 본토를 직접 위협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에 핵탄두를 탑재하기 위한 능력을 개발하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도록 중국을 압박하는 동시에 북한이 불법적인 핵무기와 미사일을 포기하도록 선택의 폭을 좁혀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초안은 또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지금까지 밝힌 한반도 관련 발언들을 비판했습니다. “트럼프는 북한의 독재자를 칭찬하는 동시에 미국의 동맹인 일본과 한국을 포기하겠다고 위협하고 역내 핵무기 확산을 부추기고 있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트럼프의 접근법은 앞뒤가 맞지 않고, 국제 위기를 해결하기는커녕 새로운 위기를 만들 뿐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민주당은 정강정책 초안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한국과 일본 등과 동맹관계를 심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동맹들과 협력해 역내 제도와 규범을 강화하고, 북한의 공격을 격퇴하며, 중국이 규범을 지키도록 하는 한편 남중국해에서 항행의 자유를 지키겠다는 겁니다.

또 아태 지역 외에도 국제적으로 동맹과의 관계를 강화하겠다며, 미국이 계속해서 국제사회에서 지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의 안전과 경제를 위해서도 국제적인 지도력을 유지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설명입니다.

아울러 국제적인 위협에 대응해 외교와 개발 등 미국의 모든 가용한 힘을 사용할 것이며, 전쟁은 마지막 방편이라고 밝혔습니다.

민주당은 이번 주 정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강정책 초안의 내용을 검토하고, 25일부터 나흘 간 열리는 필라델피아 전당대회에서 최종 확정해 발표할 예정입니다.

오는 18일 오하이오 주 클리블랜드에서 전당대회를 여는 공화당은 아직 정강정책의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기존 정책기조와 트럼프 후보 간 입장 차가 커 내용을 다듬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관련 정책만 해도 공화당이 지난달 발표한 ‘안보 의제 보고서’에 담긴 내용과 지금까지 트럼프 후보가 밝힌 입장은 적지않은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공화당 ‘국가안보위원회’는 보고서에서 미국, 한국, 일본과 삼각공조를 강화하고 필요하다면 북한 등 `불량정권'에 경제 제재를 가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또 북한의 열악한 인권 실태를 개선하기 위해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반면 트럼프 후보는 한국, 일본 등 동맹들이 안보 비용을 충분히 지불하지 않고 있다며 이런 관계를 대폭 재정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후보는 또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