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한국 대통령은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드 (THAAD)의 배치를 둘러싼 불필요한 논쟁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또 사드 배치로 한국 전역의 미사일 방어체계가 획기적으로 강화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14일 청와대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 (NSC)를 열고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드의 군사적 효용성과 안전성에 대한 한국 내 일부의 우려와 비판에 적극 반박했습니다.
박 대통령은 사드 배치 장소로 결정된 경북 성주가 이런 우려들을 고려해 찾은 최적지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녹취: 박근혜 한국 대통령]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해 중부 이남 지역 대부분을 방어할 수 있습니다. 높은 고지에 있어서 레이더 전자파의 영향도 없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오히려 우려한다는 게 이상할 정도로 우려할 필요가 없는 안전한 지역입니다.”
박 대통령은 회의장에 배치된 방어개념도를 직접 가리키며 한국의 중부 이남 지역은 현재의 패트리엇 전력에 사드가 추가돼 훨씬 더 강력한 다층 방어막을 갖추게 될 것이라며 수도권과 중부 이남 지역을 포함한 한국 전역의 미사일 방어체계가 획기적으로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드 레이더의 유해성 논란과 관련해선 레이더가 마을보다 400m 높은 곳에 위치하는 데다 전자파가 5도 각도 위로 발사되기 때문에 지상 약 700m 위로 전자파가 지나가게 된다며 따라서 인체나 농작물에는 전혀 피해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박 대통령은 그럼에도 사드 배치를 둘러싸고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 논란이 가열되고 있는 데 대해 한국의 안보가 커다란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이해당사자 간의 충돌과 반목으로 정쟁이 계속되면 한국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녹취: 박근혜 한국 대통령] “지금은 사드 배치와 관련된 불필요한 논쟁을 멈출 때입니다.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소통을 계속해 나가야 합니다.”
박 대통령은 이와 함께 이번 결정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이 현실화된 상황에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보다 더 중요한 가치는 없다는 판단 아래 한-미 동맹의 미사일 방어 능력을 시급히 강화해야 한다는 절박감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박 대통령의 이같은 언급은 사드 배치로 중국이 한국에 대한 경제 제재에 나서고 대북 제재에도 소극적이 될 것이라는 일부의 비판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됩니다.
박 대통령은 사드 배치 과정이 워낙 위중한 국가 안위와 국민 안전이 달린 문제라서 공개적으로 논의를 하는 게 쉽지 않았다며 다양한 지역을 대상으로 논의를 공개적으로 하지 못한 것은 위중한 사안이라 어쩔 수 없었다는 점을 국민들이 이해해 달라고 말했습니다.
박 대통령이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소집해 국가의 존립까지 거론하면서 국민들의 자중을 촉구한 것은 사드 문제가 심각한 국론분열로 이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입니다.
한편 사드가 배치되는 경북 성주 지역 주민들은 궐기대회를 개최하고 군수와 지방의회 의원 등이 단식농성에 들어갔습니다.
이와 함께 야당 일부에선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 결정에 국회 비준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고 집권여당의 대구와 경북 지역 의원들 조차 지역 민심을 의식해 성주 배치 결정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