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문가들이 기고문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에게 북한과 협상에 나설 것을 권고했습니다. 오바마 정부가 했던 대로 중국을 통한 대북 압박에만 매달려봤자 핵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 글을 공동으로 쓴 조엘 위트 연구원은 최근 제네바에서 북한 당국자들을 만나고 돌아왔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핵과 미사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임기 초반에 북한과 직접 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미국의 전문가들이 제안했습니다.
조엘 위트 존스홉킨스대 선임연구원과 리처드 소콜스키 카네기 국제평화재단 연구원은 22일 미 시사월간지 ‘애틀란틱’에 “트럼프 당선인이 북한과 합의를 맺을 수 있을까?” 라는 제목의 글을 기고했습니다.
두 전문가는 기고문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미국이 직면한 중요한 안보 현안, 즉 북한 핵 문제에 대해 자신의 독창적인 협상력을 증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북한과 협상할 만한 여지가 있다며, 이를 위해 트럼프 당선인이 유세 기간 계속 자랑한 강력한 지도력과 협상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한국, 일본, 중국 등 북 핵 문제에 이해관계가 있는 나라들은 모두 미국이 강력한 지도력을 발휘하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두 전문가는 우선 오바마 행정부 기간 미국의 대북 정책은 도랑에 빠져버렸다며, 트럼프 당선인은 잘못된 길을 계속 걷지 말라고 충고했습니다.
미국은 북한의 핵 개발 포기를 위해 중국을 통해 압력을 넣으려 했지만 북한은 미국을 조롱하고 핵과 미사일 개발을 강행했다는 겁니다.
두 전문가는 중국에 의존하지 말고 미국이 북한과 직접 협상하라고 충고했습니다.
미국이 이른바 ‘대북 적대시 정책’을 철회하면 핵 개발을 재고하겠다는 북한의 제안에 응할 기회가 트럼프 행정부에 있다는 것입니다.
미국은 북한에 한반도 정전협정을 대체할 평화협정을 논의할 진지한 외교적 제안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비핵화와 평화협정은 물론 장기적인 목표가 될 것이지만, 대립적이지 않고 평화적인 방법을 취하다 보면 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또 단기적으로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동결한 후 정치적 여건이 성숙하면 완전한 핵 폐기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두 전문가는 이러한 방안이 성공하지 못할 경우 미국은 북한에 대한 제재와 군사적 압력을 크게 강화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미 평화적 해법을 시도해봤기 때문에 중국으로부터 한층 적극적인 협조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 글을 공동 기고한 조엘 위트 존스홉킨스대 선임연구원은 최근 스위스 제네바에서 북한의 장일훈 유엔주재 차석대사와 최선희 외무성 미국국장을 만났습니다.
위트 연구원은 1993년부터 1999년 국무부 소속으로 북 핵 협상에 참여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