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 북한 SLBM 저지 위한 감시품목 지정

북한은 지난 4월 공개한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수중시험발사 장면. 당시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발사를 참관했다고 밝혔다.

한국 정부는 북한의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 SLBM의 개발을 막기 위해 잠수함 분야의 감시대상 목록을 작성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의 잠수함 프로그램에 기여할 수 있는 잠수함 체계 전반을 포괄하는 품목들이 포함됐습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북한의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 SLBM 개발을 저지하기 위해 한국 정부가 발표한 감시대상 품목은 국제적으로 통제되지는 않지만 북한의 잠수함 개발 능력에 기여할 수 있는 잠수함 체계 전반을 포괄하는 60개 품목으로 구성됐습니다.

잠수함 선체 강판과 잠수함 탐지 방지를 위한 음향 무반향 코팅재, 수중통신기, 음향측심기, 가스발생기, 항해레이더, 잠수함 연축전지, 어뢰발사관 등입니다.

한국 외교부 조준혁 대변인의 8일 기자설명회 내용입니다.

[녹취: 조준혁 대변인 / 한국 외교부] “북한의 잠수함 프로그램에 기여할 수 있는 60개 품목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지난 6월 우리 정부가 발표한 ‘핵-미사일 분야 감시대상 품목’과 함께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상 ‘캐치올’ 조항의 충실한 이행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캐치올’ 제도는 미사일기술 통제체제를 비롯한 다자 수출통제체제의 통제품목을 포함해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에 기여할 수 있다고 각국이 결정한 모든 품목의 거래를 금지하는 것입니다.

조준혁 대변인은 북한이 올해에만 3차례 시험발사에 나서는 등 SLBM 개발을 지속하는 상황에서 이번 감시대상 품목 작성은 잠수함 분야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북 수출통제를 견인해 나감으로써 북한이 SLBM 능력을 증강하지 못하도록 저지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의 국책연구기관인 국립외교원 심상민 교수는 유엔 안보리 결의 자체에서 지정한 수출통제 품목이 아니더라도 자체적으로 국가별 수출통제 목록을 작성해 촘촘하게 제재망을 짠다는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심상민 교수 / 한국 국립외교원] “예를 들어 한국이 어떤 조치를 취하고 미국이 비슷한 조치를 취하고 이렇게 각 개별적으로 국가들이 수출통제를 엄격하게 시행한다면 그동안 유엔 안보리 결의에서 다뤄지지 않은 항목이라 하더라도 국내법적인 조치를 통해 수출통제, 거래 제한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그동안 느슨했던 제재의 끈을 조여간다는 효과는 있는 것이죠.”

반면 국제사회의 기대만큼 효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잠수함 전문가인 문근식 한국 국방안보포럼 국장은 북한이 40년 간 잠수함을 개발해 오면서 잠수함 거의 모든 분야에서 기술 자립을 이뤘다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문근식 대외협력국장 / 국방안보포럼] “이미 40년 전부터 (잠수함을) 독자적으로 건조했기 때문에 기술 자립이 거의 완벽한 수준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렇게 큰 영향을 주리라고는 생각 안 합니다.”

이와 함께 심상민 교수도 SLBM 개발을 저지하기 위한 한국 정부의 품목별 제재가 효과적으로 집행되기 위해서는 중국의 태도가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중국이 지금처럼 안보리 결의를 느슨하게 이행한다면 몇몇 개별 국가의 이 같은 조치가 과연 북한의 무기 수출과 수입을 통제하는데 얼마나 효과를 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는 지적입니다.

한국 정부는 이에 앞서 지난 6월 핵 관련 89개, 미사일 관련 41개 등 모두 130개 품목에 대해 북한의 핵, 미사일 개발 관련 감시대상 품목으로 지정했습니다.

한국 외교부는 이번 감시대상 품목의 대북 수출을 금지하는 한편 국제사회와 이를 공유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한상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