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무인기 약 300대…해외 여러 나라 부품으로 조립

지난 2014년 한국에서 발견된 북한의 무인기. (자료사진)

북한이 최근 신형 무인 비행체를 공개하면서 약 300대에 달하는 북한의 무인기에 새삼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유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는 북한의 무인기에 해외 여러 나라가 개발한 부품이 이용됐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최근 북한 `조선중앙TV’에 북한이 개발한 신형 무인기가 등장합니다.

지난 14일 방영된 이 매체의 프로인 ‘20시 뉴스’의 화면 중간에 하얀색 무인기가 비쳐진 겁니다.

`조선중앙TV’는 이 무인기에 대한 직접적인 설명을 하진 않았지만, 무인기와 함께 공개된 전시품들이 국산 기술로 제작됐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녹취: 조선중앙TV] “900여 건의 과학기술 성과 자료들과 대학의 생산기지들에서 자체로 제작한 200여 종의 첨단 및 국산화 제품들이 현물과 도해, 다매체로 전시됐습니다.”

그러나 이런 설명과는 달리 지금까지 외부 세계에 드러난 북한의 무인기들은 북한의 독자 기술력을 증명하지 못했습니다. 전세계 여러 나라의 부품을 이용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유엔 안보리의 1718위원회 산하 전문가 패널은 올해 초 공개한 연례 보고서에서 지난 2014년 한국 백령도와 파주, 삼척에 추락한 북한의 무인기에 대한 조사 내용을 공개한 바 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의 무인기에서 발견된 부품들은 원 생산지가 미국과 중국, 캐나다, 일본, 스위스 등이며, 완제품 역시 중국에서 판매되는 것들이었습니다.

백령도에서 발견된 무인기의 경우 중국 상하이에 본사를 둔 ‘모로윈드 에리얼 이미징 테크놀로지’ 사가 판매한 제품으로, 기종은 UV10으로 알려졌고, 파주와 삼척에서 회수된 무인기는 각각 SKY-09P와 09H 기종으로, 역시 베이징에 본사를 둔 회사에서 구입이 가능했다고 보고서는 밝혔습니다.

UV10 기종은 체코에서 개발된 엔진이 들어있었고, 비행을 제어하는 컴퓨터는 캐나다와 스위스, 신호 수신기는 일본, GPS 안테나는 미국 제품이었습니다.

SKY-09 기종 역시 일본에서 개발된 엔진을 비롯해 미국의 연료 펌프, 중국의 비행제어 장치 등이 사용됐고, 카메라와 낙하산은 각각 일본과 중국제로 나타났습니다.

전문가 패널은 이들 해외 부품이 중국으로 판매된 뒤 최종 조립 과정을 거쳐 북한으로 유입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특히 자동제어장치의 경우 최종 구매자에게만 판매되도록 했기 때문에 재수출이나 재판매 등을 금지하고 있지만, 이 같은 규정이 지켜지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백령도에서 발견된 무인기는 250~300km, 파주와 삼척에 추락한 무인기는 180~220km를 비행할 수 있으며, 두 기종 모두 자동 비행이 가능하도록 설계됐습니다.

당시 보고서는 유엔 회원국의 조사를 토대로 북한이 정찰과 전투 목적으로 다양한 종류의 무인비행체 약 300대를 운용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북한 정찰총국이 정찰 목적의 무인기 조달과 생산, 운용에 관여하고 있고, 전투용 무인기를 개발하려 하고 있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