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여전히 군수용 물자를 수출입하고 아프리카와 중동 국가들에 군사 교관 등을 파견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유엔 안보리 산하 전문가패널은 회원국들의 강도 높은 대북 제재 이행을 촉구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은 북한이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 중동 국가들과 활발한 군사 거래를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전문가패널은 최근 안보리에 제출한 연례 최종 보고서에서 북한이 핵 물자와 미사일 관련 부품, 무인기 등을 해외 여러 나라들과 광범위하게 공유되고 있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2년 북한이 제3국에 수출하려다 일본 정부에 압류된 핵 물자의 목적지는 미얀마로 밝혀졌습니다.
이 물자는 합금 막대기 5개로, 일본 정부는 이 물품이 우라늄 농축에 필요한 원심분리기 제조에 쓰일 수 있다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 물품의 수취인은 미얀마 기업인 ‘소 민 흐티케’사로, 이를 확인한 전문가패널은 미얀마 정부에 이들 기업과 관련 인물에 대한 정보를 요청했습니다.
그러나 미얀마 정부는 북한과의 핵 관련 거래 사실을 부인하며 사실상 협조 요청을 거절했고, 이에 따라 보고서는 ‘소 민 흐티케’가 금지된 북한 핵 물질 이동에 관여한 것으로 결론 지었습니다.
보고서는 이어 지난 2010년과 2014년 두 차례에 걸쳐 압류된 시리아 행 북한 화물에 군사용도로 쓰일 수 있는 물품이 선적된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조사 결과 5개 컨테이너 분량의 해당 압류품들은 기계와 부품, 계측장비들로, 사실상 군사 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들 물품들은 홍콩 리더 인터내셔널과 조선금룡무역회사가 소유했으며, 중국을 거쳐 시리아의 미케니컬 시스템사로 운반될 예정이었습니다.
미케니컬 시스템 사는 2007년 장거리 미사일 관련 물품 운반에 관여한 혐의로 미국 정부와 유럽연합의 제재를 받고 있는 회사와 사실상 같은 기업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와는 별도로 보고서는 지난 2013년 이집트를 목적지로 둔 북한 선적 화물에서도 스커드 미사일 관련 부품이 발견된 사실과, 북한 군이 우간다와 베트남 경찰의 훈련 프로그램을 이끈 점을 근거로 북한이 여러 나라와 군사적 교류를 활발히 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이번 보고서에는 북한이 해외의 기술력을 토대로 군사력을 증강하거나, 증강을 시도했던 정황도 소개됐습니다.
특히 한국 백령도와 파주에서 발견된 북한제 무인기와, 북한의 열병식에서 존재가 드러난 미사일 탑재 차량 등은 다수의 중국 기업이 만든 제품으로 밝혀졌습니다.
또한 일본 기업이 만든 해양 레이더가 북한 해군에 사용되고, 미국과 영국을 통해 야간투시경과 광학센서 등을 수입하려다 미수에 그친 사례가 소개되는 등 북한의 군사력 강화에 해외의 기술력이 일부 이용된 사실이 이번 보고서에서 확인됐습니다.
전문가패널은 지난 2009년 채택된 유엔 안보리 대북 결의 1874호에 의거해 설치돼 대북 제재 조치 이행을 감시하고 촉진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전문가패널은 이번 보고서에서 193개 유엔 회원국 가운데 지금까지 42개 나라 만이 지난 2013년 대북 결의 2094호와 관련된 이행보고서를 제출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나 제출된 이행보고서마저도 중요한 정보가 누락돼 있는 등 성의가 없어 제재 이행 사항을 확인하는데 문제점이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습니다.
이 때문에 보고서에 따르면 전문가패널은 총 93개 국가에 대북 제재 이행보고서 제출을 촉구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