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책연구기관 "내년 상반기 3차 북 핵 위기 조성 가능성"

지난 9월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북한 5차 핵실험을 축하하는 평양시군민경축대회가 열렸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북한이 내년 상반기 중 추가 핵실험과 같은 고강도 도발을 감행해 `3차 북 핵 위기'가 조성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또 내년 말 한국의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북한의 다양한 대남 도발 가능성도 제기됐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북한이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새 행정부가 출범하는 내년 6차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발사시험을 통해 핵무기 실전배치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21일 발간한 ‘2017년 북한과 안보정세 전망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히고 북한이 도발할 경우 트럼프 행정부는 ‘선제타격론’을 제기하는 등 대북 압박외교를 전개하면서 ‘제3차 북 핵 위기’가 조성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보고서를 만든 김성배 박사는 북한의 목표가 대북 제재 완화나 경제 보상이 아니라 하루 빨리 핵 보유국이 되는 것이며 이에 따라 북한의 도발은 매파 인사들로 채워지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대응을 유발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녹취:김성배 박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북한이 핵무기 실전배치를 거의 목전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 내년에도 추가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를 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는 것인데요, 문제는 이게 트럼프 행정부랑 만나게 돼서 일종의 ‘강 대 강 대치’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거죠.”

1차 북 핵 위기는 미국 클린턴 행정부가 북한 영변 핵시설 폭격까지 검토한 1994년에, 그리고 2차 북 핵 위기는 북한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UEP) 문제가 부상한 2002년에 각각 불거졌습니다.

보고서는 북한의 6차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시점과 관련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생일인 1월8일과 트럼프 행정부 출범일인 1월20일, 그리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출생 75주년인 2월16일과 김일성 주석 출생 105주년인 4월15일 등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김성배 박사입니다.

[녹취:김성배 박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워낙 상반기에 촘촘하게 이어져 있어요. 어쨌든 1월 초부터 해서 4월까지 상황은 언제라도 북한의 군사적 도발이 있을 수 있는 가능성이 상존해 있는 시기라고 할 수가 있을 것 같습니다.”

보고서는 이어 김정은 정권이 내년 하반기에는 ‘미-북 대화’를 추진하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남북대화를 제안하는 등 ‘위장평화 공세’를 전개할 수도 있지만 미-북 대화가 여의치 않을 경우엔 충격요법식의 대남 도발을 병행하는 ‘화전 양면전술’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김성배 박사는 이에 대해 미-북 간 대화가 트럼프 행정부 출범과 함께 선제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은 별로 없다며 결국 극도의 긴장을 피하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다만 대화가 이뤄진다면 극도의 긴장 과정을 거치면서 북한이 타협안을 제시했을 때 가능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핵 동결 수준에서의 미-북 간 협상이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점쳤습니다.

보고서는 또 북한이 핵 보유를 전제로 체제 보장과 대북 지원을 얻기 위한 ‘대미 평화협정 공세’를 강화하면서 중국과의 관계 회복과 러시아와의 관계 활성화에도 공을 들일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남북관계에 대해선 북한의 도발로 미-북 간 대결의 ‘증폭’이 현실화할 경우 한 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시계 제로’ 상태에 놓일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습니다.

특히 북한이 대통령 선거 등 한국 국내정치 일정을 계기로 삼아 국가 기간망과 공공시설을 대상으로 한 사이버 테러 시도 등 다양한 형태의 테러를 다방면에서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습니다.

특히 강도 높은 국제사회의 제재에 따른 경제난 극복을 위해 경제적 이익 확보나 자금 절취를 목적으로 금융 전산망 침투 등 대남 사이버 공격을 대폭 강화할 것으로 보고서는 전망했습니다.

보고서는 이와 함께 북한이 내년 김정은 우상화 사업을 집중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그 일환으로 김정일 생일 75돌을 비롯한 각종 정치기념일들을 우상화 선전활동에 적극 활용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