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깊이 보기] 2017년 북한의 대남 행보는?

북한이 지난 5일 평양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신년사 내용 관철을 다짐하는 군중대회를 열었다.

한국 내에서는 북한이 한국의 차기 정부가 출범할 때까지 관망 기조를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 유력합니다. 이후 미-북 관계와 한국의 정국 추이 등을 봐가며 평화공세와 대남 위협의 비중과 강도를 결정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매주 목요일 한반도 관련 뉴스를 심층분석해 전해 드리는 ‘뉴스 깊이 보기,’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외교가에서는 북한이 올해 핵 보유국 지위 확보에 대외 정책의 우선순위를 두는 가운데 대남정책에서는 한국의 차기 행정부 출범 때까지 관망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세종연구소 정성장 통일전략연구실장입니다.

[녹취: 정성장 실장] “김정은의 신년사를 분석해보면 통일과 남북관계 등에 대한 언급 횟수는 지난해에 비해 현저하게 줄었고 2015년보다 적은 편입니다. 지난해 국회에서의 대통령 탄핵 결정 이후 한국의 국내정세가 매우 유동적이기 때문에 북한도 남북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보다는 당분간 관망하겠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북한은 이와 함께 핵 보유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공세적인 대남 위협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일 새해를 맞아 신년사를 발표했다.

북한은 올해 신년사에서 2017년을 ‘싸움 준비 완성의 해’로 규정하고 미-한 군사훈련을 중단하지 않으면 핵무기로 선제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강화하게 될 것이라며 핵 위협 수위를 높였습니다.

한국 내에서는 이에 따라 올해 두 차례 예정된 미국과 한국의 연합군사훈련이 향후 남북 관계와 미-북 관계의 향방을 결정지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서강대 김영수 교수입니다.

[녹취: 김영수 교수] “북한은 연합훈련 중단을 계속 요구할 것이고 한국 내에서는 대선 정국과 맞물려 연합훈련 중단에 대한 찬반 논란이 제기되면서 남남갈등이 불거질 수 있습니다. 특히 한국에 새 정부가 들어선 뒤 열리는 내년 8월 을지프리덤 가디언(UFG) 훈련의 경우 향후 남북 관계와 한-미 관계, 미-북 관계의 향배를 결정짓는 새로운 변수가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김동엽 교수는 북한이 미-한 연합훈련에 대응해 국가급의 대규모 군사훈련을 실시하며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될 가능성이 크다며, 남북 간에 군사적 완충 장치가 부재한 상황에서 우발적 군사 충돌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습니다.

[녹취: 김동엽 교수] "북한의 동계훈련 내용을 보면 한국 군의 선제타격과 참수작전에 대한 맞대응 성격이 강합니다. 이른바 공세적인 재래식 억지력의 극대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북한은 한-미가 군사훈련을 할 때 대규모의 국가급 훈련을 실시하며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북한은 한국의 정권 교체기를 틈 타 남북관계의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한 전방위적 공세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국 정부 소식통은 북한이 한국의 국가리더십 위기와 조기 대선 국면을 활용해 한국사회 내부의 갈등을 야기하는 통일전선전술을 적극 전개할 것이라며, 대선 등 한국의 정치 일정을 틈타 사이버 공격을 강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습니다.

한국 내에서는 대선 국면과 맞물려 남북관계 타개 해법을 둘러싼 갈등이 불거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서강대 김영수 교수는 북한이 향후 이산가족 상봉이나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재개 등을 주장할 경우 대선국면을 앞두고 국내 불안정 속에서 남남갈등이 고조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미-북 관계 개선이 여의치 않을 경우 북한이 남북관계를 전략적으로 활용할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이를 통해 북한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공조를 흔들고 미-한 갈등을 조장하려 할 것이란 관측입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한국에서 새 정부가 출범할 경우 북한은 한국과의 관계 개선을 통해 미국과의 관계 개선으로 나아가는 ‘선남후미’ 정책을 추구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녹취: 정성장 실장] “김정은은 신년사에서 올해가 역사적인 7.4공동성명 발표 45주년과 10.4남북정상선언 발표 10주년이 되는 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 같은 언급에 비춰볼 때 북한이 올해 상반기에는 ICBM 시험발사와 핵실험 등으로 핵과 미사일 능력을 고도화한 후 하반기에 대남 유화정책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특히 한국에서 새 정부가 출범하면 남북관계 개선을 강조하며 평화공세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국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2016년 정세 평가와 2017년 전망’ 보고서에서 북한은 미-북 대화가 어렵고 국제사회의 제재 국면이 지속될 경우 출구전략의 일환으로 한국 정부에 정상회담을 전격 제의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한국 외교가에서는 그러나 북 핵 문제의 진전 없이는 남북관계의 획기적인 개선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통일연구원 정성윤 연구위원은 한국의 차기 정부가 독자적으로 남북관계 개선을 추진하더라도 결국 북 핵 문제라는 근본적인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녹취: 정성윤 연구위원] “한국의 새 정부가 출범할 경우 처음에는 고위급 회담 재개 혹은 정례화, 이산가족 상봉과 같은 남북관계에만 국한된, 한국 정부가 거부하기 힘든 남북관계 개선 조치를 북한이 제시함으로써 남북 관계가 일시적으로 개선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 정부가 궁극적인 목표로 삼고 있는 비핵화와 관련해선 시간을 끌면서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국 통일연구원은 ‘2017년 북한 신년사 분석과 대내외 정책 전망’보고서에서 북한이 한국의 차기 정부 출범 때까지 관망하다 하반기에 미-북 관계 개선과 한국의 정국 추이 등을 봐가며 평화공세와 대남 위협의 비중과 강도를 결정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은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