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세준이 아빠’, ‘동네아저씨’로 불리던 마크 리퍼트 미국대사가 임기를 마치고 내일(20일) 귀국합니다. 리퍼트 대사는 오늘(19일) `VOA'와의 인터뷰에서 통일된 한반도에 자유민주주의가 꽃피는 걸 보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박병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임기 동안 한국인의 삶에 더 가까이 다가가려고 노력했던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가 2년 3개월의 임기를 마치고 귀국합니다.
리퍼트 대사는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방장관 비서실장과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안보담당 차관보를 거쳐 지난 2014년 만 41세, 역대 최연소 주한 미국대사로 부임했습니다.
워싱턴에서 열린 취임 선서식에는 오바마 대통령이 깜짝 등장해 친밀한 관계를 드러내며 ‘실세’ 대사로 자리매김했습니다.
리퍼트 대사는 재임 기간 동안 잇단 북 핵 도발 등 미-한 동맹과 관련한 중요 사안이 발생할 때마다 격식과 절차를 따지지 않는 방식으로 한국 외교 당국과 접촉하며 동맹 강화에 힘썼습니다.
이에 관한 스스로의 평가도 후합니다.
[녹취 ;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 “There are now really established institutional mechanism across wide range of issues…”
리퍼트 대사는 현재 미-한 관계는 경제와 안보 등 광범위한 분야에 걸쳐 제도화 체계가 마련돼 역동적인 동맹관계를 유지시켜 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주한 미국대사로서 리퍼트 대사의 활동이 더욱 빛났던 부분은 한국민의 삶에 직접 다가서려는 노력이었습니다.
리퍼트 대사는 스스럼 없이 한국에 적응하는, 한국을 사랑하는 모습을 곳곳에서 드러냈습니다.
한국에서 프로야구 두산의 팬을 자처한 리퍼트 대사는 야구장에서 목격되기도 했고, 치맥-닭튀김과 맥주를 즐기고, 찜질방을 가보기도 하면서 한국인과 거리감을 좁혔습니다.
[녹취 ;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 “ That would be a 10,000 page book. My favorite element of Korean culture is celebration of ancient…”
리퍼트 대사는 한국문화의 장점을 책으로 쓰면 만 쪽도 넘을 것이며 그 중에서도 특히 전통과 연장자를 기리는 점이 인상 깊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2015년 3월 발생한 리퍼트 대사에 대한 테러는 미-한 동맹의 큰 위기였지만 한편으론 동맹의 단단함을 재확인시킨 사건이기도 했습니다.
당시 의연한 대처로 한국민에게 깊은 신뢰감을 심어준 리퍼트 대사는 퇴원하면서 "이 일을 계기로 한국에 대한 애정이 더욱 커졌고 한-미 관계에 대한 믿음도 굳건해 졌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리퍼트 대사는 특히 "비 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며 "같이 갑시다"라고 한국말로 감사 인사를 하기도 했습니다.
리퍼트 대사는 임기를 마치고 귀국하면서 한국민에게 남기고 싶은 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통일된 한반도에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가 꽃피고, 국민들의 기본권을 존중하는 정부가 들어서는 것을 보는 것이 자신의 꿈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 “We want to see a unified Korean peninsula one day. Under a democratic government, free market economy and a government which respects basic, universal human rights of the people. That’s the dream.”
서울에서 VOA 뉴스, 박병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