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새 통일부 장관에 조명균 전 청와대 비서관이 지명됐습니다. 과거 노무현 정부 시절 남북정상회담 실무를 주도했던 조 지명자는 가동이 전면중단된 개성공단 사업이 재개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문재인 한국 대통령은 통일부 장관에 조명균 전 청와대 비서관을 지명했다고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13일 밝혔습니다.
[녹취: 박수현 대변인 / 한국 청와대] “조명균 통일부 장관 지명자는 남북회담 및 대북전략에 정통한 관료 출신으로, 새 정부의 대북정책과 남북 문제 현안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정책기획부터 교류, 협상까지 풍부한 실전경험을 가진 정책통입니다.”
조 후보자는 행정고시 출신으로 통일부 교류협력국장을 거쳐 경수로사업지원기획단 정책조정부장과 개성공단사업 지원단장을 지냈습니다. 또 남북경제협력 추진위원회 등 각종 남북회담 대표로도 참여했습니다.
개성공단사업 지원단장을 맡을 당시엔 개성공단 출범을 위한 기반을 다지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조 후보자는 13일 장관 지명 발표 후 기자들과 만나 지난해 2월 가동이 전면중단된 개성공단 사업이 재개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구체적인 사항을 면밀하게 파악해 개성공단 재개에 대해 말하겠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면서도 공단 재개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강하게 피력한 겁니다.
조 후보자의 이 같은 발언은 유엔 대북 제재가 시행되는 상황에서 개성공단 재개는 당장은 어렵고 북 핵 문제 해결이 진전되면 검토할 수 있는 사항이라고 밝힌 문재인 대통령의 입장과 어떻게 조율될지 주목됩니다.
조 후보자는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6년 청와대 통일외교안보정책비서관을 맡아 이듬해 노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정상회담 실무를 총괄하기도 했습니다.
조 후보자는 당시 정상회담에 기록을 위해 배석했고 북한 측과의 10·4 정상선언 문안 조율에도 참여했습니다.
또 2007년 8월엔 당시 김만복 국가정보원장이 특사로 극비리에 평양을 방문해 북한 측 김양건 통일전선부장과 남북정상회담을 논의하던 자리에 배석했습니다.
조 후보자는 기자들에게 남북정상회담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얘기하기는 어렵지만 필요하다면 남북관계를 푸는 데 추진해 나갈 수 있는 문제라고 밝혔습니다.
남북관계 경색의 원인에 대해선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시험발사 위협이 있었고 이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응과 국민들의 인식 변화 등 여러 가지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조 후보자는 장관을 맡게 되면 북 핵 문제 해결과 남북관계 개선, 나아가 평화로운 한반도 실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임을출 교수는 조 후보자가 남북정상회담을 주도적으로 참여한 경험 때문에 북한도 만만치 않은 대화 상대로 인식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녹취: 임을출 교수 /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회담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북한에서도 가벼이 볼 수 없는, 그리고 또 북한이 과거의 남북 합의를 존중하고 이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에 협상 파트너로서도 적임자가 아닌가 그렇게 평가할 수가 있는 거죠.”
문재인 대통령은 이에 앞서 지난달 31일 통일부 차관에 천해성 전 통일부 통일정책실장을 임명했습니다.
천 차관 또한 통일부의 요직을 두루 거친 정통 관료 출신으로, 2005년 서울과 평양에서 각각 열린 남북 장관급 회담을 비롯한 각종 회담에 한국 측 대표로 참여한 대북 정책통입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