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에서 열리는 미-한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국에서 미-한 관계에 대한 국제회의가 열렸습니다. 미국과 한국 두 나라 전문가들은 양국이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의 위협에 대한 인식을 같이 하고 서로의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일본 주재 미국대사를 지낸 마이클 아마코스트 스탠포드대 아태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오는 29~30일 열리는 미-한 정상회담의 과제 중 하나는 두 나라 대북정책이 서로 수렴되도록 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미-한 양국 정부가 유연성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아마코스트 선임연구위원은 28일 미 스탠포드대와 한국 세종연구소가 개최한 ‘한-미 신 시대의 양국 동맹과 북 핵 문제’ 세미나에서 현재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을 현실적인 시급한 위협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녹취: 마이클 아마코스트 / 스탠포드대 아태연구소 선임연구위원] “Most important thing is Trump’s…”
아마코스트 선임연구위원은 트럼프 행정부의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에 대해 행정부가 새로 취임하면 정책적 변화가 있다 하더라도 예전의 행로를 되찾는 경우가 많다며, 확실한 것은 트럼프 정부 역시 미-한 동맹을 중요시한다는 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주한 미국대사를 지낸 캐슬린 스티븐스 스탠포드대 아태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이번 미-한 정상회담이 미-한 동맹의 중요성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캐슬린 스티븐스 / 스탠포드대 아태연구소 선임연구위원] “and how Seoul and…”
스티븐스 선임연구위원은 다만 동맹관계 정책을 수립하는 데 있어 돌발적인 언급이나 행동이 나와서는 안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최근 북한에 억류됐다 송환됐지만 엿새 만에 사망한 미국인 오토 웜비어 씨를 언급하며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인권 문제에 대한 한국의 역할을 강조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발제를 맡은 유명환 전 한국 외교부 장관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미국과 한국이 북한에 대한 공통의 위협 인식을 갖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유 전 장관은 미-한 양국이 방법론 차원에서는 다른 입장을 보이더라도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이 한국뿐 아니라 미국에게도 생존적 위협이 된다는 점을 같이 인식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유명환 전 장관 / 한국 외교부] “이번에 문재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 만나서 북한 문제를 이야기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이 위협 인식을 같이 하는 게 중요해요. 한국은 남의 일 같이 생각하고 현실적인 위협을 안 느끼고 미국만 느낀다, 이렇게 되면 안 된다는 거죠. 그래서 북한의 핵 위협이 우리에게 생존적인 위협이고 미국에 대해서도 현실적 위협이라는 인식을 같이 해야 하는 게 제일 중요합니다.”
유 전 장관은 아울러 주한미군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드 배치 문제와 관련해 기본적으로 안보 문제는 미-한 동맹의 시금석이라며, 한국의 안보 문제에 대해 마치 미국과 중국 중 선택하라는 듯한 중국의 자세는 옳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이수훈 경남대 교수는 기조연설에서 북한이 한국의 비정부기구, NGO의 접근을 거부한 것은 상당히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 문재인 정부의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외교안보분과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 교수는 현 정부가 북 핵 문제에 대해 점진적, 단계적 접근 방안을 취하고 있지만 북한이 이를 거부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교수는 북한이 긍정적인 조치를 보여야 더 큰 진전을 이룰 수 있다며 그런 차원에서 이번 세계태권도연맹 대회에 북한 측 ITF 대표단이 참석한 것은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 교수는 아울러 문재인 대통령이 미-한 동맹을 굉장히 중시하고 있다면서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궁극적으로는 북 핵 사태 해결에 있어 양국 정상이 협력관계를 돈독히 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한상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