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어제(29일) 일본 열도를 넘어 북태평양으로 쏜 탄도미사일이 ‘화성-12형’이라고 확인했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추가 미사일 도발을 예고하는 발언을 해 한반도 긴장이 다시 높아지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30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략군 중장거리 전략 탄도로켓 발사 훈련을 직접 지도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또 이번 훈련이 미-한 을지프리덤 가디언 합동군사연습에 대응한 무력시위로 진행됐고 ‘화성-12형’이 동원됐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29일 일본 상공을 통과해 북태평양에 떨어진 북한 탄도미사일이 괌 포위사격에 동원하겠다고 북한이 공언했던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화성-12형’임을 공개한 겁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와 함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현지 지도를 하면서 앞으로 미국의 언동을 계속 주시할 것이라며 그에 따라 차후 행동을 결심하겠다고 강조한 발언을 보도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실전을 방불케 하는 이번 훈련이 태평양 상에서의 군사작전의 첫 걸음이고, 괌을 견제하기 위한 의미심장한 전주곡이라며 앞으로 태평양을 목표로 삼아 탄도로켓 발사 훈련을 많이 해 전략무기의 전력화, 실전화, 현대화를 적극 다그쳐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미국이 자신의 경고에도 침략전쟁 연습으로 답했다며 이번 탄도미사일 발사 훈련이 을지프리덤 가디언 연습에 대한 단호한 대응 조치의 서막이라고 위협했습니다.
한국 내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은 북한의 추가 도발을 예고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북한대학원대학교 양무진 교수입니다.
[녹취: 양무진 교수 / 북한대학원대학교] “한-미-일 또는 국제사회가 새로운 대북 제재 결의를 내놓는다든지 또 전략자산을 동원한 한반도 상에서의 훈련을 재개한다든지 이런 것들을 빌미로 삼아서 북한은 괌 포위사격을 현실화하거나 아니면 북극성, SLBM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을 통해서 미국을 압박하고 핵실험 여기까지도 가능성이 있는 대목이 아닌가 그렇게 예상합니다.”
특히 북한이 이번 도발에 쓰인 미사일을 ‘화성-12형’이라고 공개한 점, 그리고 괌을 견제하기 위한 전주곡이라는 김 위원장의 언급 등은 한동안 잠잠했던 대미 위협의 수위를 또 다시 끌어올리려는 의도라는 관측입니다.
북한은 지난 10일 ‘화성-12형’ 4발로 미국령인 괌을 포위사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위협했고 이어 14일엔 김 위원장이 전략군사령부를 시찰해 괌 포위사격 방안 보고를 받은 뒤 미국의 행태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전문가들은 또 북한이 이번엔 미사일을 정상각도로 발사함으로써 전략무기의 실전화를 의도적으로 부각시켜 위협의 수위를 높인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한국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입니다.
[녹취: 조한범 박사 / 한국 통일연구원] “괌을 타격할 수 있는 화성 12형을 쐈다는 점, 괌에 근접하는 사거리 충분히 확보했다고 봐야 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김정은이나 김락겸의 말이 허언이 아니고 실제 괌을 타격할 수 있는 그런 의지와 능력을 갖고 있다, 실제 행동에 옮길 수 있다는 메시지를 강하게 풍긴 거죠.”
한국 외교부 산하 국립외교원 김현욱 교수는 미국이 미-한 군사훈련 참가 병력을 줄이고 전략자산 출동을 자제하는 등 북한과의 대화 분위기를 띄워도 북한이 도발에 나섰다며 핵과 장거리 미사일 완성을 최우선시하고 있음을 보여준 행보로 풀이했습니다.
[녹취: 김현욱 교수 / 한국 국립외교원] “북한은 변한 게 없는데 한국과 미국은 북한의 하나 하나 행동에 대해서 일희일비하고 있는 거죠. 제가 보기에 오히려 북한은 아주 단순하게 처음부터 생각했던 것을 꾸준하게 밀고 있는 그런 정책일 수 있어요. 결국은 핵 보유국을 인정받고 더 유리한 조건에서 대화하겠다는 거죠.”
한편 북한 관영 `조선중앙TV'는 이번 ‘화성-12형’의 발사 전후 과정과 발사 장면을 담은 사진들과 1분35초짜리 영상을 30일 공개했습니다.
사진엔 ‘화성-12형’이 이동식 발사 차량에 실려 발사 장소로 이동하는 모습과 미사일이 지상에 설치된 거치대에 세워진 모습 등이 담겨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