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사드, 북한 비대칭 위협에 매우 효과적"

지난 7일 경북 성주군 사드 기지에 추가로 반입된 사드 발사대가 하늘을 향하고 있다.

미군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인 사드의 한국 내 임시배치가 최근 마무리되면서 앞으로의 역할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주한미군이 발표한 사실보고서(Fact Sheet)를 중심으로 사드의 역량과 운용에 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김영권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사드 배치 결정부터 배치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 것 같습니다.

기자) 지난해 7월 8일 미-한 양국 군이 사드 배치 결정을 공식 발표했으니까 14개월이 걸렸습니다. 지난 2014년 6월 커티스 스캐퍼로티 당시 주한미군사령관이 사드의 한국 전개를 요청했다고 처음 밝힌 시점으로 올라가면 2년 3개월 만에 임시배치가 끝난 겁니다.

진행자) 사드 배치를 둘러싸고 그동안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두 나라 국방당국은 일관적으로 사드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습니다. 사드가 어떤 무기체계인지 먼저 살펴볼까요?

기자) 사드는 중단거리 탄도미사일을 고도 40km~150km 사이에서 요격하는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입니다. 탄도미사일이 포물선을 그리며 내려올 때(종말 단계) 운동에너지를 이용해 직접 타격하는 방식입니다. 사거리는 최대 200km 정도이기 때문에 높은 고도로 한국 위를 지나가는 중장거리 혹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요격할 수 없습니다.

진행자) 사드가 구체적으로 북한의 어떤 위협 대응에 적합한 겁니까?

기자) 미-한 군 당국은 북한이 1천 발의 다양한 탄도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85%가 한국을 타격할 수 있습니다. 미군은 사드가 스커드, 노동, 무수단 미사일 같은 단거리와 준중거리 탄도미사일 방어에 매우 효율적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 능력을 어떻게 입증할 수 있나요?

기자) 미 국방부 산하 미사일방어국(MDA)은 지난 2005년부터 올해 7월 30일까지 15번 요격시험을 해 모두 성공했다고 웹사이트에서 밝히고 있습니다. 현존하는 탄도미사일 방어체계 가운데 최고의 성공률을 자랑하고 있다는 겁니다. 게다가 사드는 대기권 안팎에서 탄도미사일을 모두 요격할 수 있는 지구상에서 유일한 요격체계입니다. 주한미군은숨어서 갑자기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북한의 이동식 비대칭 위협에 사드가 매우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높은 고도에서 요격하기 때문에 핵 물질 파편이 지상에 떨어지는 2차 피해도 줄일 수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에 발사대 4기가 추가로 반입되면서 1개 포대가 완전체를 갖추게 됐다고 미-한 군 당국이 밝혔는데, 사드가 어떻게 구성돼 있는지 설명해 주시죠

기자) 사드 1개 포대는 발사대 6기, 요격미사일 48발, 사격통제 레이더(AN/TPY-2), 사격통제소, 포대 지원센터로 구성돼 있습니다. 포대 인원은 95명입니다.

진행자) 한국이 이미 배치한 패트리엇 미사일과는 어떤 차이가 있습니까?

기자) 군 전문가들은 패트리엇을 작은 우산, 사드는 큰 우산에 비유합니다. 패트리엇은 주로 군사기지나 작은 도시 1-2곳을 저고도에서 방어할 수 있지만 사드는 훨씬 넓은 지역을 방어할 수 있습니다. 성주에 배치한 사드는 한국의 중부와 남부권을 포괄하는 넓은 지역을 방어할 수 있습니다. 토마스 밴달 미 8군사령관은 이 때문에 사드가 남부에 사는 한국인 1천만명을 보호할 것이라고 밝혔었습니다. 또 북한이 패트리엇이 막을 수 없도록 탄도미사일을 높은 각도로 발사해 속도를 더 높이려 할 경우에도 대안으로 사드가 요격할 수 있는 강점이 있다고 미군은 설명합니다

진행자) 그럼 성주와 서울 수도권의 거리로 볼 때 인구가 많이 거주하는 수도권 방어에는 취약할 수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런 이유 때문에 사드가 더욱 필요하다는 게 미-한 군 당국의 설명입니다. 해리 해리스 태평양사령관은 의회청문회 때마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대응은 “다층방어가 유일한 정답”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해리스 사령관] “the layered defense is the only answer.”

어느 한 방어체계로 탄도미사일 위협을 모두 막을 수 없기 때문에 패트리엇과 사드, 해상 이지스함의 SM 미사일 등으로 겹겹이 상호 방어체계를 구축하는 게 최선이란 겁니다. 또 서울과 성주 거리가 217km 정도이기 때문에 서울 이남 수도권은 사드 방어지역에 포함됩니다. 미군 당국자는 올해 초 ‘VOA’에 서울을 막지 못하니까 사드가 비효율적이란 일부 주장은 미사일 방어의 기본개념에서 아주 동떨어진 생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축구 경기로 말하면 기존 수비수들보다 훨씬 뛰어난 수비수 한 명이 추가돼 방어력에 큰 도움이 되는 상황이란 겁니다.

진행자) 중국이 사드 배치를 강력하게 반대하는 배경에는 사드 레이더 AN/TPY-2 입니다. 이 레이더가 중국의 안보이익을 해칠 수 있다는 주장인데, 실제로 그런가요?

기자) 사드 레이더는 전진배치 모드와 종말 모드로 나뉩니다. 전진 모드는 탐지거리가 2천km에 달하지만 요격용이 아닙니다 한국에 배치하는 것은 탐지 거리가 1천km 미만인 종말형 입니다. 앞서 말씀 드렸듯이 탄도미사일이 내려올 때 탐지해 요격하는 겁니다. 일본에 배치한 AN/TPY-2는 전진배치 모드로 미사일 발사 단계부터 탐지합니다. 그러니까 두 레이더가 상호 보완할 수 있는 겁니다.

진행자) 한국에 배치된 레이더는 중국에 미치지 못하는, 말 그대로 사격통제 레이더란 얘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의 주장대로 중국 기지를 훤히 들여다 볼 수 있는 장거리 대형 조기경보 레이더와는 개념이 다르다는 게 미군 측 설명입니다. 게다가 일부의 주장처럼 조기경보용으로 전환할 수 있는 스위치도 없고, 이를 억지로 바꾸려면 미국의 공장으로 보내야 한다고 두 나라 당국은 설명합니다. 한반도에 제한된 작은 사격통제 레이더가 중국을 통제하기 힘들다는 거죠. 미 전문가들은 중국도 이런 기술적 한계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사드 기지 방문 제안에도 호응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에이브러햄 덴마크 전 국방부 동아태 부차관보는 중국이 지정학적 이익 때문에 남중국해에 일방적으로 인공섬과 군사기지를 세워 주변국을 압박하는 것처럼, 같은 이유로 사드에 반대하며 한국을 압박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일단 사드 1개 포대가 임시배치됐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운용되나요?

기자) 사드는 주한미군이 운용하기 때문에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사령관의 작전통제를 받습니다. 하지만, 작전운용 절차는 한국 군과 함께 연합으로 이뤄질 예정입니다.

진행자) 사드의 강점에 대해서는 자세히 전해드렸는데 우려 사안은 없습니까?

기자) 일부 전문가들은 사드 요격시험이 100% 성공률을 보였지만 실전에서는 아직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예기치 못한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또 북한이 다량의 미사일을 동시에 발사할 경우 방어에 취약점을 노출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 사드 구입과 운영비 10억 달러를 한국이 지불해야 할 것이라고 말한 것도 여전히 암초가 될 수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그러나 주한미군지위협정(SOFA)에 따라 부지와 기반 시설은 한국이, 전개와 운영·유지는 미군이 부담하기로 합의했기 때문에 한국이 사드를 구매하거나 운영비를 지불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었습니다.

진행자) 지금까지 한국에 배치된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드의 역량과 배치 목적 등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습니다. 김영권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