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리 새 대북제재 결의 2375호 만장일치 채택

유엔 안보리 이사국들이 손을 들어 결의 2375호에 찬성하고 있다.

유엔 안보리가 북한의 섬유 수출 금지와 원유 판매량에 제한선을 두는 내용의 새 대북제재 결의 2375호를 만장일치로 채택했습니다. 미국은 이번 결의가 역대 가장 강력한 내용을 담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안보리 9월 의장국인 에티오피아의 테케다 알레무 대사는 11일 새 대북제재 결의 2375호가 만장일치로 채택됐다고 발표했습니다.

[녹취: 알레무 대사]

북한이 6차 핵실험을 감행한 지 8일 만에, 또 지난달 안보리가 결의 2371호를 채택한 지 약 한 달 만에, 15개 이사국들이 일제히 손을 들어 찬성의사를 표시했습니다.

새 결의에는 북한산 섬유와 의류에 대한 전면 수출 금지가 포함됐습니다.

기존 제재에 포함된 석탄과 철광석, 수산물에 이어 북한의 주요 외화수입원으로 남아있던 섬유 수출길이 막히게 된 겁니다.

또 북한으로 판매되는 정제된 석유 제품은 연간 200만 배럴로 제한하고, 원유의 연 판매량은 지난 12개월 간의 대북 유입량인 400만 배럴을 넘어서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또 액화천연가스(NGL)와 천연가스의 개발과정에서 나오는 액상탄화수소는 북한 판매를 전면 금지했습니다.

안보리 결의가 원유나 석유 관련 제품을 제재 대상에 올린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아울러 새 결의에는 공해상에서 석탄 등 안보리 결의가 금지한 대북 제재 품목을 실은 선박에 대해 등록 국가의 동의를 얻어 검색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또 북한 해외 노동자와 관련해서는, 대북제재 위원회가 사전에 허가한 경우를 제외하면 신규 노동 허가증 발급을 금지했습니다. 특히 기존에 파견된 노동자의 허가증이 만료되면 이를 갱신하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이로 인해 10만 명에 달하는 북한의 해외 노동자가 점진적으로 줄어들면서 북한 정권으로 유입되는 것으로 추정되는 5억 달러에 달하는 수익도 끊길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와 더불어 박영식 인민무력상을 자산동결과 여행금지 대상자 명단에 올리고,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와 선전선동부 등 3개의 기관도 제재 대상으로 추가했습니다.

안보리는 북한의 행동을 계속해서 주시하고 추가 도발에 대해 조치를 강화하겠다는 의지와 함께 6자 회담 재개를 지지하고, 한반도 평화와 안정 유지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한다는 내용도 담았습니다.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이번 결의가 역대 가장 강력한 조처를 담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헤일리 대사] “North Korea’s neighbors, its trading partners, and the entire international community are united against its dangerous and illegal actions. Today’s resolution builds on what were already the deepest cutting sanctions ever leveled against North Korea…”

북한의 이웃과 교역국은 물론 국제사회 전체가 북한의 위험하고 불법적인 행동에 단합된 대응을 했다는 겁니다.

헤일리 대사는 결의 2375호는 역대 가장 강력했던 대북 제재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며, 안보리 대응이 이전과 달라진 건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특히 결의 채택까지 중국의 협조가 컸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녹취: 헤일리 대사] “Today’s resolution would not have happened without the strong relationship that has developed between President Trump and Chinese President Xi, and we greatly appreciate both teams working with us…”

헤일리 대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이에 만들어진 강력한 관계가 없었다면 이번 제재 결의가 채택되지 못했을 것이라며, 두 정상 측에 매우 감사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최근 필리핀이 북한과 교역 관계를 끊고 태국이 경제 관계를 대폭 축소했다면서, 이를 “고무적인 조짐”으로 평가했습니다.

이어 멕시코가 북한 대사를 ‘외교 기피 인물’로 지정한 사실을 언급하면서, 이러한 움직임이 국제사회의 완전한 연합을 향한 중요한 단계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필리핀과 태국, 멕시코의 조치는 “모든 나라들이 북한의 핵무기 제조에 사용되는 자금을 끊도록 행동에 나설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고 말했습니다.

헤일리 대사는 북한에 추가 도발을 하지 말라고 경고했습니다.

[녹취: 헤일리 대사] “If it agrees to stop its nuclear program, it can reclaim its future… On the other hand, if North Korea continues its dangerous path, we will continue with further pressure…”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멈출 경우 미래를 얻을 수 있지만, 위험한 길을 계속 갈 경우, 안보리는 추가 압박을 계속하겠다는 겁니다.

매튜 라이크로프트 영국 대사 역시 결의 2375호가 21세기 들어 가장 강력한 제재라는데 의미를 더했습니다.

[녹취: 라이크로프트 대사] “Through this vote, we have made it clear that we will not stand idly by in the face of such aggression that we will not be intimidated or cowered that we will match North Korean provocations with clear targeted consequences.”

라이크로프트 대사는 이날의 (만장일치) 표결을 통해 안보리가 북한의 그 같은 공격성에 가만히 서 있지 않겠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안보리는 겁을 내거나 웅크리지 않을 것이고, 북한의 도발을 명확히 표적화된 결과에 일치시킬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날 관련국 자격으로 참석한 한국의 조태열 대사는 “한국 정부는 2375호 채택을 환영하고,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결의가 국제사회의 반복된 경고를 무시하고 역대 가장 센 핵실험을 감행한 북한에 대응해 새롭고 강력한 제재를 담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북한의 우방국인 중국의 류제이 대사도 북한의 핵실험을 비난했습니다.

[녹취: 류제이 대사]

중국은 북한이 핵과 미사일 시험을 멈출 것을 요구하는 국제사회의 기대에 진지하게 응하고, 추가 도발을 중단하기를 바라고 있다는 겁니다. 이어 북한이 안보리 결의에 명시된 대화의 자리로 돌아올 것을 촉구했습니다.

또 북한이 핵과 미사일 시험 발사를 중단하는 동시에 미-한 양국도 군사 훈련을 중단하는 중국 정부의 '쌍중단' 중재안을 거듭 상기시켰습니다.

러시아의 바실리 네벤쟈 대사는 이날 발언에서 대북 결의에는 제재뿐 아니라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 방안도 담겨 있다며, 유엔 회원국들이 평화적인 정치적·외교적 해법에 노력을 기울여 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