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에서 열리고 있는 ‘군축 회의’에서 연일 북한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북한의 우호국들도 이런 분위기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국제사회가 북한을 향해 한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지난달 28일부터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리고 있는 72차 유엔총회 제 1위원회 군축 일반토의에서는 상당수 나라들이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 활동을 언급하며 자제를 촉구했습니다.
회의 셋째 날인 3일 발언을 한 미국의 애니타 프리드 미 국무부 군축·검증·이행 담당 차관보 대행은 오늘날 전 세계가 직면한 가장 큰 위협은 북한이라고 규정했습니다.
[녹취: 프리드 차관보 대행] “Since July alone, North Korea has tested a nuclear device it describes as a hydrogen bomb for an ICBM, two ICBMs, and it has twice launched a ballistic missile over Japan. North Korea continues to produce plutonium, and admits to enriching uranium for use in nuclear weapons…
그러면서 북한은 유엔이 금지한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그 외 여러 대량살상 무기를 계속 개발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7월 한 달 동안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용이라고 묘사한 핵폭탄과 ICBM, 일본을 지나간 탄도미사일을 실험했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북한은 플루토늄을 생산하고 있고 핵무기에 사용할 우라늄 농축도 인정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녹취: 프리드 차관보 대행] “Each of these actions violates multiple UN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and collectively they present a security threat not just to Northeast Asia, but to the entire international community…”
이런 행동들은 여러 개의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것이며 동북아 지역뿐 아니라 전 세계에 대한 위협이라는 겁니다.
프리드 차관보 대행은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최근 말한 것처럼 미국은 외교적 해법을 찾고 있으며 북한 정권 교체나 붕괴, 한반도 통일의 가속화 혹은 비무장지대 북쪽으로 군대를 보낼 구실을 찾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한 방편으로 국제사회의 북한에 대한 외교적·경제적 압박을 주장했습니다.
독일 외무부 군축·무기 통제국의 수잔느 바우먼 부국장은 2일 북한의 도발 중단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바우먼 부국장] “Germany supports all efforts by the international community for even stronger sanctions on DPRK and calls upon all states to fully comply with their duties resulting from all relevant UNSC resolutions.”
독일은 북한에 대한 더 강한 제재를 포함한 국제사회의 모든 노력을 지지한다는 겁니다. 또 모든 나라들이 안보리 결의를 완전히 이행하면서 임무를 다하기를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테오도로 록신 주니어 유엔주재 필리핀 대사는 북한 문제가 시급한 차원을 넘어섰다며 우려했습니다.
[녹취: 록신 주니어 대사] “The tensions in the Korean Peninsula, generated and sustained by the reckless and roguish behavior of the DPRK, pose a clear and present danger-not just to peace, but the survival of societies and economies in that part of the world…”
북한의 무모하고 악동 같은 행동에 의해 조성되고 지속돼 온 한반도의 긴장은 단순히 평화뿐 아니라 그 지역 내 사회와 경제의 생존에도 위협이 되고 있다는 겁니다. 이 때문에 포괄적 핵실험 금지조약이 하루 빨리 발효돼야 한다고 록신 주니어 대사는 말했습니다.
북한과 우호관계를 유지해 온 나라들도 북한을 규탄했습니다.
몽골의 수키 수크볼드 대사는 5일 북한의 도발이 국제사회 의지에 반하는 것이라고 규정하면서 “25년간 비핵화를 유지해 온 몽골은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원칙적 입장을 거듭 강조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문제가 평화적인 수단을 통해 해결돼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러시아의 미카엘 울리아노프 외무부 비확산 무기통제 국장은 최근 채택된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를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울리아노프 국장]
러시아는 다른 나라들과 함께 안보리 결의에 위배되는 북한의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발사를 결연히 비난한다는 겁니다.
다만 울리아노프 국장은 제재는 만병통치약이 아니라면서 북한 문제가 정치적이고 외교적인 방법으로만 해결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북한이 핵과 미사일 시험발사를 중단하는 동시에 미국과 한국이 군사 훈련을 중단하도록 하는 중국과 러시아의 ‘쌍중단’ 중재안을 상기시키기도 했습니다.
아울러 한반도에 배치된 미국의 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 사드를 문제삼으면서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계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그러나 제네바주재 미국대표부의 로버트 우드 군축담당 대사는 4일 추가 발언을 요청해 이 같은 러시아의 주장을 반박했습니다.
[녹취: 우드 대사] “We have been very clear as I think many in this room know from the beginning, the deployment of the system in no way threatens the strategic nuclear forces either China or Russia…”
우드 대사는 미국 정부가 수 차례 언급했듯 사드는 중국과 러시아의 전략 핵무기를 어떤 방식으로도 위협하지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과 러시아에 이를 명확히 했으며 관련 대화도 많이 나눴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쌍중단’ 중재안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이는 ‘잘못된 동등성(False equivalency)’을 부여하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미-한 두 나라의 정례적인 군사훈련과 안보리 결의를 여러 차례 위반한 나라의 행동을 동일선상에서 비교할 수 없다는 설명입니다.
한편 국제사회의 높아진 대북 규탄 분위기에 북한도 적극적으로 방어하는 모습이 관측됐습니다.
[녹취: 북한대표] “If the United States regime wished peace and security of the world, you must first eliminate all nuclear weapons…”
북한 대표는 3일 추가 발언권을 요청해 미국이 전 세계 평화와 안보를 원했다면 모든 핵무기를 먼저 폐기했을 것이라면서 북한의 궁극적인 목적은 미국과 동등한 힘의 균형을 갖추는 것이고 이를 통해 세계 평화와 안전을 지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다음 날인 4일 추가 발언에서는 일부 나라들이 한반도 문제의 근본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며, 미국은 물론 프랑스와 일본 등 북한을 규탄한 나라들을 비난했습니다.
그러나 미국의 우드 대사는 이에 대해 “북한 대표는 다른 방식의 주장을 들고 나와야 할 것”이라며 북한이 국제사회에 내놓는 주장에 아무도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있다며 평가절하했습니다.
이어 미국은 북한에 어떤 위협도 가하지 않고 있다면서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은 국제사회가 우려하는 대상이지 미국과 북한 사이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군축과 국제 안보’를 주제로 72차 유엔총회 제 1위원회가 개최한 이번 회의는 다음달 2일까지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립니다. 제1위원회는 회의 첫 날 이라크의 모하메드 후세인 바르 알루룸 대사를 위원장으로 선출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