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대북 제재를 위반한 중국과 러시아 소재 기업 2곳과 북한인 운영자 1명을 상대로 제재를 부과했습니다. 북한 IT 인력들을 이용해 수 백만 달러의 외화를 벌어들인 혐의입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실(OFAC)은 13일 북한과 관련된 2개 기업과 1명의 개인을 제재 명단에 추가했다고 밝혔습니다.
제재 명단에는 중국에서 운영 중인 정보기술(IT) 기업 ‘옌벤 은성 네트워크 기술사(중국 은성사)’와 자매회사인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소재 ‘볼라시스 은성사’, 그리고 이 회사의 대표인 북한 국적자 정성화가 올랐습니다.
해외자산통제실은 ‘중국 은성사’가 명목상으로는 중국 IT 기업이지만 실제로는 북한 국적자들에 의해 관리되고 운영됐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올해 중순 ‘중국 은성사’는 중국계 등 다른 회사들과 합작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수백 만 달러를 벌어들였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2017년 초에는 북한인 IT 기술자이자 중국 은성사의 직원이 러시아에 위장회사 격인 ‘볼라시스 은성사’를 차렸습니다. 이를 통해 러시아 내 프리랜서 직무 분야에서의 신원 확인 요구 규정을 회피하고, 북한인 IT 기술자의 국적을 모호하게 만들었다는 겁니다.
이어 ‘볼라시스 은성사’의 직원들은 올해 초 러시아에서 중국 은성사로 이동했는데, 1년이 지나기 전에 수십 만 달러의 수입을 거뒀다고 지적했습니다.
해외자산통제실에 따르면 ‘볼라시스 은성사’는 명목상 러시아인 명의로 운영됐지만, 실제 관리는 북한 국적자들이 했습니다.
이들 회사의 대표인 정성화는 CEO 즉 최고경영자로 활동하며 ‘중국 은성사’의 목표를 설정하고, 중국과 러시아 내 IT 기술자들로 구성된 여러 팀들의 수익을 관리했습니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이번 조치가 북한이 해외 IT 기술자들의 신분을 세탁하고, 위장회사와 허위 회사명, 제3국적자 뒤에 숨으면서 거둬들이는 불법 자금을 막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재무부는 오늘 제재된 기업과 같은 회사들과 사업을 하면서 무의식적으로 북한 노동자를 고용하지 않도록 확실히 하라는 주의를 전 세계 IT업계와 기업, 관련자들에게 다시금 전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미국은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할 수 있는 북한의 비핵화를 달성할 때까지 계속해서 제재를 철저히 집행하고 이행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마셜 블링슬리 미 재무부 테러자금.금융범죄 담당 차관보도 13일 미 하원 외교위원회 제재 정책 청문회에 출석해 제재 대상 기업에 고용된 북한인 IT 기술자들을 “북한 노예 노동자”라고 지칭하면서 “미국은 비핵화가 달성될 때까지 경제 압박 캠페인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블링슬리 차관보] “In fact today, we are issuing designations just about now at this moment a number of entities that are employing North Koreans slave laborers in the IT sector. And these companies are located in Russia and China… We will continue these economic pressure campaigns until denuclearization is achieved.
이날 미국 정부의 제재는 북한 노동자를 통한 외화 수익 창출 등을 금지한 대통령 행정명령 13722호와 북한의 IT 산업 운영 등에 대한 금지 내용을 담은 행정명령 13810호를 근거로 했습니다.
아울러 해외자산통제실은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2397호는 북한이 해외 노동자를 통해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위한 수익을 창출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며, ‘중국 은성사’는 유엔과 미국이 제재 대상인 ‘노동당 군수공업부’와 ‘구룡강 무역회사’와 연계돼 있다고 확인했습니다.
이번 결정에 따라 ‘중국 은성사’와 정성화의 미국 내 자산은 동결되며, 미국인(US Person) 등이 이들과 거래하는 행위도 금지됩니다.
미국 정부가 의미하는 ‘미국인(US Person)’에는 미 시민권자와 영주권자는 물론 미국에 거주하는 외국인과 외국 기업도 포함됩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