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프 “대북제재 엄격 집행해야”…한국 “북한 비핵화 의지 보여”

22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유엔총회 제1위원회 회의가 열렸다.

영국과 프랑스가 유엔에서 국제사회에 대북제재 이행을 촉구했습니다. 여러 나라들이 북한의 핵을 '현재 진행형'으로 평가한 것과 대조적으로 한국은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보이고 있다며 다소 상반된 주장을 펼쳤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군축 문제를 다루는 유엔총회 1위원회 회의에선 여전히 북한 문제가 많은 나라들의 관심사였습니다.

특히 유럽 나라들은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 즉 CVID를 거듭 강조했습니다.

에이든 리들 영국 제네바주재 군축대사가 22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 제1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영국 대표로 나선 에이든 리들 제네바주재 군축 대사는 22일 회의에서 미-북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대로 비핵화를 향한 구체적인 조치를 취하는 건 필수라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리들 대사] “It is vital that the DPRK...”

그러면서 국제사회의 압박과 강력한 유엔 제재가 북한과의 대화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습니다.

따라서 북한이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 단계를 밟기 전까진 제재는 엄격하게 집행돼야 한다고 리들 대사는 주장했습니다.

얀 후앙 프랑스 군축대사도 “북한 상황과 관련해 프랑스는 조금도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 실험 중단 발표와 핵 실험장 폐기에 주목한다고 전제한 뒤 “북한의 약속은 구체적이고 검증할 수 있는 방식으로 즉각 지켜져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후앙 대사는 또 최근 한반도에서의 진전을 고무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북한의 비확산 체제 위반 문제를 모호하게 만들어선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진전을 이룰 수 있는 (북한의) 역량은 북한 문제의 본질과 아시아와 세계에 미칠 위협을 변화시켰다”며 “프랑스는 제재 이행을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체코도 북한의 핵 위협이 '현재 진행형'이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녹취: 클리마 차석대사] “Despite positive developments, Pyongyang's nuclear and missile programs...”

미로슬라브 클리마 유엔주재 체코 차석대사는 미-북 대화 이후 만들어진 긍정적인 진전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은 여전히 국제사회와 역내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안보리 결의에 따른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 없인 평화 유지를 할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오스트리아의 엘리자베스 티시-피슬버거 제네바주재 대사 역시 북한의 현존하는 핵과 탄도미사일은 국제사회 큰 우려로 남아있다며, 북한이 국제사회 의무를 이행하는 방향으로 돌아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티시-피슬버거 대사] “Existence of the DPRK's nuclear...”

그러면서 관련국들이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를 위해 신뢰를 쌓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을 환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그 밖에 터키와 포르투칼, 스페인 등도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향한 구체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면서,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 서명과 비준을 촉구했습니다. 또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안전조치와 핵확산금지조약(NPT)에 복귀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카자흐스탄은 자국의 핵 폐기 경험을 거론하면서 단계적이고 투명한 비핵화에 대한 전문성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은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희망적인 견해를 내놨습니다. 지난해 1위원회 회의 때와 전혀 다른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는 겁니다.

최원석 한국 제네바주재 참사가 22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 제1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녹취: 최원석 참사] “When the committee was held last year...”

최원석 제네바 주재 참사는 전 세계가 평창 올림픽 이후 북한 핵 문제에 대한 평화적인 해법이라는 긍정적인 진전을 목격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지난 6개월 안에 열린 3번의 남북 정상회담과 미-북 정상회담에선 한반도의 비핵화가 중요도가 높은 의제였다며, 북한도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약속을 확인했고 거듭 강조했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지난해까지만 해도 상상하지 못했던 사상 최초의 '행동'들도 병행됐다며 북한이 취한 조치들을 나열했습니다.

[녹취: 최원석 참사] “Such commitment was accompanied by series of...”

북한이 핵과 탄도미사일 실험을 멈췄고, 풍계리 핵실험장도 폐쇄했다는 겁니다. 여기에 동창리 미사일 엔진실험장과 발사대도 유관국 전문가들의 참관 하에 폐기하겠다고 약속했고, 미국이 상응하는 조치와 함께 영변 핵시설도 영구히 폐기할 뜻을 내비쳤다고 최 참사는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앞으로 몇 개월간 더욱 구체적인 결과에 대한 희망도 높은 상태라고 덧붙였습니다.

최 참사는 한반도의 비핵화와 영구적인 평화는 국제사회 군축 노력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지지를 당부한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이날 북한의 우방인 중국도 발표에 나섰습니다. 그러나 국제사회 비핵화 노력의 중요성 등을 지적했을 뿐 직접적으로 북한 문제를 언급하진 않았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