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총회 1위원회 회의에서 유럽국가들이 북한 핵 문제에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스페인은 비핵화 전까지 제재 해제를 고려해선 안 된다고 밝혔고 북한은 이 같은 주장을 일축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스페인은 “북한이 21세기에 핵실험을 한 유일한 나라”라는 사실을 상기시켰습니다.
어거스틴 산토스 마라버 유엔주재 스페인 대사는 16일 군축을 주제로 열린 유엔총회 제1위원회 회의에서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이 중대한 위협 중 하나라며 이 같이 말했습니다.
이어 판문점 선언 이후 조성된 비핵화 과정에 희망을 품고 있지만, 동시에 이 희망은 실용주의로 인해 급하게 진행돼선 안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비핵화 과정은 이미 과거에도 교착상태에 빠진 적이 있을 만큼 대단히 어려운 문제라고 지적한 뒤, 북한이 완전하고 최종적이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 단계를 밟기 전까진 제재 해제를 고려해선 안 된다고 밝혔습니다.
어드라 플레파이트 유엔주재 리투아니아 대사도 같은 주장을 펼쳤습니다.
[녹취: 플레파이트 대사] “Lithuania fully supports...”
관련국들의 한반도 비핵화를 향한 노력에 완전한 지지를 보낸다는 겁니다.
그러나 이 비핵화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방식이 돼야 하며, 그 전까진 제재가 유지돼야 하는 것은 물론 모든 나라들이 온전히 이행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불가리아는 “최근 한반도에 전개된 사건은 고무할 만한 일”이라며 북한 문제를 언급했습니다.
[녹취: 파나요토프 대사] “The recent developments...”
조르지 벨리코프 파나요토프 불가리아 대사는 현 시점의 첫 단계는 북한이 협상에 임하는 것이라며, 이는 완전하고 되돌릴 수 없고 검증할 수 있는 비핵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북한이 모든 관련 결의를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최근 유럽나라들은 1위원회 회의에서 북한에 대한 압박성 발언을 자주 하고 있습니다.
동남아시아나 중동 국가들은 물론 최근 미국마저 미-북, 남북 대화 이후 새롭게 조성되고 있는 분위기에 기대감을 품고 있다는 발언을 한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앞서 독일과 스웨덴, 노르웨이, 그리스, 벨기에, 프랑스, 네덜란드는 북한의 비핵화가 검증 단계에 이를 때까지 압박을 계속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북한의 ‘핵실험 금지조약’ 서명을 촉구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날 북한측 대표는 각국 대표들의 발언이 끝난 뒤 ‘추가 발언’을 요청해 스페인의 주장을 반박했습니다.
[녹취: 북한 대표] “I would like to exercise the right of reply...”
스페인이 프랑스, 네덜란드와 같은 나라들처럼 제재가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이끌었다는 오해를 하고 있다는 겁니다.
이어 제재는 문제가 아니라며 북한은 창건 첫날 이후 70년 간 압박과 제재 아래에서 살아 왔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북한은 어떤 제재와 압박도 이겨낼 수 있는 강한 자립심과 자기발전력이 있다며, 10년 혹은 100년을 더 제재한다고 해도 더 강하게 이겨낼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북한 대표] “The DPRK set forth...”
북한 대표는 북한이 평화체제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제안을 한 상태로, 이를 위해 진정성 있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신뢰 조성과 함께 비핵화에 대한 관련국들의 단계적, 동시적 행동을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