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직 관리들 “행정부 내 미-북 협상 회의적 시각 확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6월 12일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에서 미북정상회담을 마친 후 악수하고 있다.

미 행정부 내에 북한과의 협상을 긍정적으로 묘사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말과는 다른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고 전직 미 외교 당국자들이 지적했습니다. 북한이 핵을 포기할 것이라고 믿는 분위기가 아니라면서, 2차 미-북 정상회담도 최대한 미뤄지길 바라고 있다는 겁니다. 안소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자신이 이야기를 나눈 미 당국자들 가운데 누구도 미-북 협상에 대해 낙관한다고 말하는 것을 듣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힐 전 차관보]“I don’t hear any sounds of optimism of anyone that I’ve talked to. Some are disappointed but I think others were realistic from the beginning.”

힐 전 차관보는 지난 9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일부 미 관리들은 미-북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실망한 것이지만, 사실 대부분은 처음부터 '현실적'이었다고 지적했습니다. 김정은을 만나고 나면 모든 것이 괜찮아질 것이라고 믿는 듯한 트럼프 대통령의 믿음을 애초부터 우려해 왔다는 설명입니다.

따라서 행정부 내에서는 개최 가능성이 있는 미-북 정상회담에 심사숙고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전직 관리들은 전했습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은 행정부 관리들이 미-북 간 합의가 마련할 때까지 미-북 정상회담이 미뤄지길 바라고 있다면서, 2차 미-북 정상회담이 연기된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세이모어 전 조정관] “The administration officials want to postpone the second Trump-Kim summit until they have an agreement and that’s the reason for the delay the second summit meeting.”

세바스찬 고르카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부보좌관은 자신과 행정부 내 관리와의 대화 내용을 이야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면서도, 북 핵 협상을 주의 깊게 관찰하는 관리들은 북한과의 진전이 대통령의 희망처럼 순조롭게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인지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녹취: 고르카 전 부보좌관] “I don’t talk about my conversation with Trump administration officials. That would be inappropriate. But, my understating is that anybody who is observing things closely in the administration understand that thing aren’t going smoothly as President had hoped.”

트럼프 행정부 출범 당시 대통령의 측근으로 분류됐던 고르카 전 부보좌관은 미-북 정상회담이 열리려면 북한이 조만간 비핵화와 관련한 실질적 조치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행정부 내에 많은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그러나 북한의 비핵화 가능성 역시 비관적으로 보는 게 행정부 내 분위기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세이모어 전 조정관] “They always have been very skeptical that Kim Jong Un is really prepared to give up their nuclear weapons. So, they don’t think that it is likely going to happen but they do think they can perhaps achieve some progress.”

미 관리들은 김정은의 핵 포기 의지를 늘 회의적으로 여겨온 만큼 비핵화가 실제로 이뤄질 것으로 생각하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다만,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관리들이 북한의 핵 미사일 실험 유예보다 발전된 비핵화 진전은 어느 정도 성취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마크 피츠패트릭 전 국무부 비확산 담당 부차관보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정책에 불만스러워하는 행정부 내 분위기를 간접적으로 전해 들었다면서, 마치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이려는 행정부의 노력이 흥미롭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