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재무부,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 등 3명 전격 제재

최룡해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미국 정부가 최룡해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등 북한 고위 관리 3명을 독자제재 명단에 올렸습니다. 북한 정권의 인권 유린을 비판하면서 지난해 사망한 미국인 오토 웜비어를 상기시켰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 재무부가 10일 최룡해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과 정경택 국가보위상, 박광호 선전선동부장을 특별지정 제재대상(SDN) 목록에 추가했습니다.

해외자산통제실은 북한 정권의 지속적이고 심각한 인권 유린과 검열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최 부위원장 등 3명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이번 조치는 최악인 북한의 인권 상황을 주목하고, 스스로 입을 열 수 없는 이들을 대신해 말을 하겠다는 미 행정부의 지속된 노력의 일부분이라고 밝혔습니다.

해외자산통제실은 최 부위원장이 노동당과 정권, 군을 통솔하는 2인자로 활동하고 있으며, 당의 조직지도부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고 지목했습니다.

이어 조직지도부가 북한 정권의 강력한 기관으로, 검열 정책을 수행하고 북한 주민들의 정치 문제를 통제하는 목적을 지닌 곳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아울러 정경택 국가보위상이 인민보안부의 검열 활동과 이를 악용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맡아왔다는 국무부의 보고서를 인용하면서 제재의 배경을 밝혔습니다.

박광호 선전선동부장 역시 사상의 순수성을 유지하고, 선전선동부의 일반적인 검열 기능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언론과 표현의 자유, 그리고 검열을 받지 않을 자유를 더욱 억압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스티브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이날 제재는 표현의 자유에 대한 미국 정부의 지속적인 지지와 더불어 고질적인 검열과 인권 침해에 대한 반대 입장을 보여준다”면서 “미국은 일관적으로 북한 정권의 인권과 기본적인 자유에 대한 명백하고 심각한 침해를 규탄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트럼프) 행정부는 계속해서 전 세계 인권 침해자들에 대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해외자산통제실은 북한에 억류됐다 혼수상태로 풀려난 뒤 사망했던 오토 웜비어를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날 조치가 자국 내에 있는 사람들에 대한 북한의 비난 받을 만한 처우를 집중 조명하고, 18개월 전에 사망한 미국인 오토 웜비어에 대한 잔인한 처우를 상기시킨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오토 웜비어가 살아있다면 지난 12일 24살이 됐을 것이라며, 그의 가족들은 여전히 슬퍼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번 조치는 이날 국무부가 발표한 ‘북한의 심각한 인권 유린과 검열에 관한 보고서’ 발표에 따라 이뤄졌습니다.

2016년 미 행정부가 채택한 ‘북한 제재와 정책 강화법’에 따라 제출되는 이 보고서는 미 국무장관이 인권 유린과 내부검열에 책임이 있는 북한 인사들과 그 구체적인 행위들을 파악해 120일 이내에 의회에 보고한 뒤 이후 6개월마다 갱신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에 근거해 미 행정부는 지난 2016년 7월 처음으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비롯한 북한 지도부에 대한 제재를 가한 바 있습니다.

당시 제재에는 김 위원장 등 개인 15명과 기관 8곳이 대상자로 지정됐는데, 당시 북한은 “최고 존엄에 도전하는 몰염치한 행동을 하고 있다”며 사실상 북한에 전쟁을 선포한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2차 대북 인권제재로 꼽히는 지난해 1월 제재 목록에는 개인 7명과 기관 2곳이 추가됐습니다.

이 목록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부부장도 포함돼, 역시 북한의 강한 반발이 뒤따랐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