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망디 상륙' 75주년, 각국 정상 모여... 미, 쿠바 여행 제한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왼쪽부터), 찰스 영국 왕세자,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내외가 5일 영국 포츠머스에서 열린 '노르망디 상륙작전 75주년' 기념식에 참석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노르망디 상륙작전 75주년'을 맞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등 전 세계 16개국 정상들이 영국 남부 포츠머스항에 모였습니다. 미국 정부가 단체관광 금지를 비롯해 쿠바에 대한 새로운 여행 제한 조처를 내렸습니다. 국제 인권 감시단체 '프리덤 하우스'가 5일 언론자유에 관한 새 보고서를 내놨는데요. 보고서 내용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노르망디 상륙작전 75주년을 맞아 전 세계 지도자들이 한 자리에 모였군요.

기자) 네, 제2차 세계대전을 연합군의 승리로 이끈 '노르망디 상륙작전'이 6일로 75주년을 맞는데요. 하루 전인 5일, 영국 남부 항구도시 포츠머스에서 이를 기념하는 성대한 행사가 열렸습니다. 행사에는 현재 영국을 국빈방문 중인 트럼프 미국 대통령,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등 전 세계 16개국 정상들이 참석했는데요. `AFP' 통신은 영국에 이렇게 많은 세계 지도자들이 모인 것은 2012년 런던올림픽 이후 처음이라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도 기념식에 참석했다지요?

기자) 네, 엘리자베스 여왕과 찰스 왕세자가 영국 왕실을 대표해 기념식에 참석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이들과 나란히 앉아 기념식을 지켜봤습니다. 기념식에는 2차대전 참전용사 수 백 명도 참석했는데요. 영국 정부는 해안가에 마련된 기념식장 일대에 대규모 보안 인력을 배치하며 경계를 강화했습니다.

진행자) 노르망디 상륙작전, 2차 세계대전의 판도를 바꾼 역사적인 사건이었죠?

기자) 맞습니다. 노르망디 상륙작전은 1944년 6월 6일 단행된 미국과 영국 주축 연합군의 대규모 상륙작전인데요. 연합군은 당시 나치 독일이 점령하고 있던 프랑스 노르망디 해안에 사상 최대 규모의 상륙작전을 감행해, 연합군의 패색이 짙었던 전세를 뒤집었습니다. 당시 연합군이 ‘디데이(D-Day)’ 하루 전날인 5일, 출발한 곳이 바로 이곳 영국 남부 항구도시인 포츠머스입니다.

진행자) 노르망디 상륙작전 75주년 기념식, 올해는 특별히 눈길을 끄는 순서가 진행됐다고요.

기자) 네, 주요 인사들이 노르망디 상륙일인 '디데이'(D-DAY)와 관련 있는 문건들을 낭독하는 순서가 있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노르망디 상륙작전 당시 미국의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이 연합군의 승리를 기원했던 기도문을 낭독했고요. 메이 총리는 영국군 노먼 스키너 대위가 노르망디 상륙작전을 기다리며 아내에게 쓴 편지를 낭독했습니다. 또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16살에 숨진 프랑스 청년의 편지를 낭독하며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습니다.

진행자) 참전용사들의 증언도 있었다고요.

기자) 네, 이제는 노구가 된 백발의 참전용사 대표들이 노르망디 상륙작전 당시를 생생히 증언하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그런가 하면 영국 공군의 비행쇼와 2차 세계대전 관련 연극, 음악 공연도 마련됐는데요. 각국 정상들은 2차 세계대전의 참상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자는 내용의 공동선언문을 채택하는 것을 끝으로 기념행사를 마쳤습니다.

진행자) 이 행사가 트럼프 대통령의 영국 국빈방문의 마지막 일정이기도 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기념식이 끝나고 아일랜드를 거쳐 프랑스로 이동합니다. 그리고 디데이 당일인 6일에는 노르망디의 오마하 해변이 내려다보이는 미군 묘지를 참배할 예정인데요. 오마하 해변은 노르망디 상륙작전 당시 가장 많은 미군 사상자가 발생한 격전지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노르망디에서 별도로 열리는 상륙작전 75주년 행사에서 연설하고요.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입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 방문 기간, 메이 영국 총리와도 정상회담을 가졌죠?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 국빈방문 둘째 날인 4일, 메이 총리와 영국 총리관저에서 정상회담을 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첫 날 엘리자베스 여왕의 국빈만찬 등 성대한 의전을 받은 데 이어 둘째 날에는 정치와 무역 등 현안에 돌입했다고 주요 매체들은 전했습니다.

진행자) 미-영 정상회담에서는 어떤 것들이 논의됐습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과 메이 총리가 정상회의에 이어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BREXIT)' 이후 영국과의 무역, 통상 문제를 논의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브렉시트 이후 영국과 엄청난 잠재력을 가진 무역 협상이 타결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 문제, 이란 핵무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분담금 문제 등 국제 현안에 있어 두 사람이 견해를 같이했으며, 이견을 좁혀나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메이 총리의 발언도 살펴볼까요?

기자) 메이 총리는 두 사람이 양국의 안보와 가치 등에 맞서는 새로운 도전에 대해 논의했다고 말했는데요. 때로는 트럼프 대통령과 의견이 같지 않지만, 미국과 영국은 언제나 강력한 우방으로 함께 해왔으며 함께 행동했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임기 내내 브렉시트에 발목이 잡혀있었던 메이 총리는 7일로 총리직에서 물러나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후임 총리직에 도전한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과 4일 전화통화를 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습니다. 존슨 전 장관은 영국 보수당 내 대표적인 브렉시트 지지자입니다.

지난 2015년 미국 관광객들이 쿠바 올드 하바나의 거리를 구경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미국 정부가 새로운 쿠바 제재 조처를 내렸군요.

기자) 네, 미국 재무부가 4일, 미국인들의 쿠바 여행을 규제하는 새로운 조처를 발표했습니다. 현재 미국인들은 쿠바를 여행할 때 교육 목적의 단체관광을 이용해왔는데요. 미국 정부가 앞으로는 이런 단체관광을 통한 쿠바 방문을 금지하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가 왜 이런 조치를 취하는 겁니까?

기자)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4일 발표한 성명에서 "쿠바 정부가 베네수엘라나 니카라과 같은 곳에서 미국의 적들을 지원하고 불안정을 조장하며 법치를 훼손하고 민주적인 가치를 억압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은 앞으로 교육 등의 목적으로 미국인들에게 허용해왔던 쿠바 여행을 금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미국 크루즈 선박이 쿠바에 입항하는 것도 금지된다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므누신 장관은 성명에서 "크루즈 선박과 요트 등 레저용 선박은 물론, 개인 또는 회사 항공기를 통한 쿠바 방문도 허용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럼 가족여행의 경우는 어떻게 됩니까?

기자) 이번 여행 제한 조치는 단체관광에 해당하기 때문에 가족여행 같은 쿠바 방문은 앞으로도 허용됩니다. 또 상업적 항공기 운항도 가족여행이나 다른 합법적인 형태의 여행에 운용될 때 한해 그대로 허용하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행정부와 이전 오바마 행정부의 대쿠바 정책이 크게 달라졌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016년 5월 오바마 행정부 시절, 미국은 쿠바에 대한 크루즈 여행을 허용하면서 크루주 선박은 쿠바 여행의 보편적인 교통편이 되어왔고요. 첫해 4개월간 쿠바를 찾은 미국인 관광객이 14만 명에 달하면서, 전년 대비 300% 이상 급증했습니다. 하지만 2017년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미국 정부는 쿠바에 대한 경제 제재 단행 등 다시 강경 입장으로 돌아서고 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행정부는 쿠바 정부가 최근 정국 혼란을 겪고 있는 베네수엘라 사태에 개입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죠?

기자) 맞습니다. 현재 베네수엘라는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이 지난 1월 베네수엘라의 임시 대통령을 자임하면서 니콜라스 마두로 현 정권과 대치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트럼프 행정부는 쿠바 정부가 군인들을 파병해 마두로 정권을 비호하고 있다고 비판해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에도, “쿠바 군과 무장세력이 베네수엘라 헌정 파괴 목적의 활동을 즉각 중단하지 않으면” 쿠바에 금수와 제재가 부과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쿠바 정부는 미국 정부의 이번 조처에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즉각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브루노 로드리게스 쿠바 외무장관은 이날(5일) 트위터에 미국은 정치적인 양보를 얻기 위해 쿠바 경제를 압박하고, 쿠바인들의 생활 수준을 훼손하려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로드리게스 장관은 그러나 미국은 또다시 실패할 것이라고 역설했습니다.

국제 인권단체 프리덤하우스가 최근 공개한 세계 언론 자유 지도. 붉을 수록 언론 자유 실태가 열악한 나라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국제 인권감시단체 '프리덤 하우스(Freedom House)'가 새로운 보고서를 내놨군요.

기자) 네, 미국에 본부를 둔 프리덤 하우스가 5일 '자유와 언론 2019(Freedom and the Media 2019)'라는 제목의 새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이 단체는 보고서에서 전 세계 언론자유가 최근 10여 년 새 가장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보고서 내용,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죠.

기자) 네, 보고서는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나라들에서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적인 지도자들이 등장하면서 언론의 독립적인 기능을 억압하려는 시도가 관측되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언론매체를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것은 "최근 몇년 간 가장 우려되는 상황일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보고서에서는 세계 언론자유 실태를 어떻게 분류하고 있습니까?

기자) 언론의 자유 등급을 크게 '자유(Free)'와 '부분적 자유(Partly Free)' '자유롭지 않음(Not Free)' 세 범주로 나눴습니다. 보고서는 그러나 '자유'의 범주에 들어간 16개 나라도 지난 5년 간 언론자유 점수가 하락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언론자유 점수는 0에서 4로 구분했는데요. 4는 가장 좋고요. 0은 최악입니다.

진행자) 주요 국가들의 점수도 한번 살펴볼까요?

기자) 조사 대상 210개 국 중 4점을 받은 나라는 미국, 영국, 호주, 캐나다, 덴마크 등이고요. 한국과 일본은 3점을 받았습니다. 북한은 0점을 받았습니다.

진행자) 중국은 그동안 계속 낮은 평가를 받아왔는데, 이번에는 어떻습니까?

기자) 0점을 받으며 언론자유가 없는 나라로 지목됐습니다. 이번 보고서는 특별히 중국이 외국 언론매체들에 대한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는 점을 주목했습니다. 보고서 작성을 주도한 새라 레퓨치 프리덤 하우스 소장은 VOA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정부는 오랫동안 국내 언론을 통제하고 억압해왔다고 지적했는데요. 하지만 최근에는 특히 다른 나라 언론매체들이 중국에 대해 비판적인 내용을 다루지 못하도록, 외국 언론조차 통제하려는 시도가 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유럽 쪽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보고서는 여러 유럽 국가들 역시 언론자유가 심각히 악화하고 있다고 우려했는데요. 특히 헝가리와 세르비아 정부는 친정부 성향의 언론을 전폭 후원하면서 정부에 대한 비판적 내용을 다루지 못하도록 언론통제를 강화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들 두 나라 모두 '자유'에서 '부분적 자유'로 후퇴하며 2점을 받았습니다.

진행자) 이스라엘은 중동 지역에서는 몇 안 되는 민주국가 중 하나인데요. 이스라엘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현재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뇌물수수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데요. 특히 이스라엘의 두 주요 매체를 매수해 자신과 정부에 우호적인 기사를 쓰게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프리덤 하우스는 보고서에서 이스라엘의 언론자유 후퇴의 사례로 네타냐후 총리의 언론 매수 의혹을 지적했습니다. 이스라엘의 언론자유 점수는 3점이었습니다.

진행자) 그럼 언론자유가 개선된 나라는 없습니까?

기자) 에티오피아와 말레이시아, 아르메니아, 에콰도르, 감비아 등입니다. 프리덤 하우스는 이들 나라에서 민주주의와 언론자유 모두 개선됐다고 밝혔는데요. 보고서는 그 사례로 말레이시아 정부가 보도 내용 규제를 해제하면서 독립적인 언론매체들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박영서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