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DP, 올해도 대북사업 승인 안해…대북제재 여파?

유엔개발계획, UNDP가 북한 내 식량안보 사업의 일환으로 제공한 시설에서 수확한 곡물을 건조하고 있다.

2016년 말 중단됐던 유엔개발계획 UNDP의 대북지원 사업이 내년에도 재개되지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평양에 주재했던 전 UNDP 관계자는 대북 제재 여파로 풀이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개발계획 UNDP는 올해 세 차례의 집행이사회를 열었지만 신규 대북사업을 승인하지 않았습니다.

지난 11일 공개된 ‘2019년 유엔개발계획 UNDP, 유엔인구기금 UNFPA, 유엔프로젝트조달기구 UNOPS 등 3개 기구 집행이사회 결정 사항’ 문건은 기존 사업의 연장 혹은 신규 사업 승인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1월 상반기 정기 집행이사회, 5월 연례 집행이사회, 9월 하반기 정기 집행이사회를 통해 토고, 칠레, 에콰도르, 캄보디아,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콩고공화국, 콩고민주공화국, 동티모르, 튀니지, 코모로스, 남아프리카, 앙골라,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마다가스카르, 예멘 등에 대한 사업을 승인했지만 북한 사업에 대한 결정은 없었습니다.

유엔개발계획은 ‘2011~2015년 북한 국가사업’을 진행한 뒤 이를 2016년에 1차례 연장했을 뿐, 2017년부터 3년째 신규 사업을 승인하지 않고 있습니다.

2009년부터 2013년까지 평양 주재 UNDP 사무소장을 지낸 제롬 소바쥬 씨는 대북제재의 영향으로 UNDP가 북한에 신규 사업을 승인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풀이했습니다.

[녹취:소바쥬 전 사무소장] “Under the sanctions regime, the UN is not ready to strengthen the North Korean authorities and institutions and government officials. They’re not willing to bring more capacity to the government.”

소바쥬 전 사무소장은 UNDP의 개발협력 사업들은 수혜국 정부 기관의 역량을 키우고 제도를 강화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따라서 “현 대북제재 체제 하에서는 유엔이 북한 정부와 관료들의 역량을 강화하고 싶지 않은 것”이라며, 원조국들은 소비재만 북한에 들여보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소바쥬 전 사무소장] “UNDP brings to its board the programs in all the 180 countries and the board will vote ‘Yes’ or ‘No’ on the program. So the N Korean program has to be reviewed very carefully by the board. And that is their indication how they want it to be.”

소바쥬 전 사무소장은 UNDP가 집행이사회에 180개 나라에 대한 지원 계획을 제출하면, 집행이사회가 가부를 표결에 붙인다고 설명했습니다. 대북 지원 사업도 면밀히 점검됐을 것이며, 올해 대북 신규 사업 승인이 없었던 것은 집행이사국들의 의사를 보여준다는 것입니다.

개별 국가중에서는 스위스가 지난 2011년 말 북한에서 개발협력을 중단하고 순수한 인도주의 지원만 진행하고 있습니다.

앞서 스위스 의회는 2008년 북한의 계속된 핵무기 개발을 이유로 북한을 최우선지원국에서 제외하고 개발협력을 중지하며 인도적 지원만 하도록 결의했습니다.

한편, 소바쥬 전 사무소장은 북한 당국이 올해 말까지 UNDP 소속 직원 수를 6명에서 1~2명으로 줄이라고 요구한데 대해, 이해가 가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소바쥬 전 사무소장] “There’s no new programming. It is relatively understandable that North Korea is telling UNDP to cut 6 staffs. It’s not a big surprise.”

현재 북한의 UNDP 직원들은 예전에 이미 책정된 예산이 소진될 때까지 기존 사업을 소규모로 이어가고 있는 실정이며, 따라서 북한이 직원 수를 줄이라고 하는 것은 놀랍지 않다는 설명입니다.

앞서 김창민 북한 외무성 국제기구국 국장은 8월 말 유엔에 보낸 서한에서 적대 세력에 의해 유엔 원조가 정치화한 탓에 유엔의 지원을 받는 프로그램들이 소기의 결과를 내는 데 실패했다며 연말까지 북한 상주 유엔 직원 수를 줄일 것을 요구했습니다.

특히 UNDP의 경우 소속 직원을 거의 다 줄이라는 요구를 해 눈길을 끌었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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