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개헌 의지를 밝힌 가운데 총리를 포함한 내각이 총사퇴를 발표했습니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2047년 이후에도 한 나라 두 체제, 즉 ‘일국양제’를 지속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일본에서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폐렴 환자가 발생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러시아 내각이 총사퇴를 선언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가 15일 자신을 포함한 내각이 모두 사퇴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메드베데프 총리는 내각이 대통령에게 모든 필요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해야 한다며 사임 이유를 밝혔습니다.
진행자) 메드베데프 총리가 갑자기 사임을 발표한 배경이 있겠죠?
기자) 네, 메드베데프 총리가 사임 발표를 하기 바로 몇 시간 전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연례 국정연설이 있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국정연설에서 개헌을 제안했는데요. 대통령의 국정 연설이 끝난 후 메드베데프 총리는 대통령과 각료가 모인 자리에서 개헌이 이뤄지면, 행정부와 입법부, 사법부 간의 권력 균형에 큰 변화가 생길 것이라며 사임 의사를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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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푸틴 대통령의 국정연설, 어떤 내용이었습니까?
기자) 푸틴 대통령은 우선 하원의 기능을 대폭 강화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또한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인 자문회의(State council)를 헌법에 명시해 공식적인 권한을 줄 것을 제안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그러면서 러시아 정치 체계에 아주 중대한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헌법 개정을 대통령이 혼자 할 수 있는 건가요?
기자) 아닙니다. 따라서 국민의 뜻을 묻겠다고 밝혔는데요. 푸틴 대통령은 역사적인 순간을 앞두고 모두의 기여가 중요하다면서, 개정안에 대한 국민투표를 실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또 모두가 함께할 때 더 나은 삶으로 바꿀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푸틴 대통령이 제안한 헌법 개정안에서 하원의 기능을 강화하는 것이 특히 관심을 끈다고요?
기자) 네, 하원은 러시아 총리 임명에 대한 동의나 내각 불신임 등을 결정하는데요. 기존의 대통령제를 유지하되, 총리 임명권을 가진 하원의 기능을 강화해서 총리에게 권력이 더 가도록 하는 조처이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러시아는 대통령의 연임을 허용하지 않습니까?
기자) 네, 하지만 두 번까지만 가능합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도 같은 인물이 두 번 넘게 대통령직을 맡아선 안 된다는 헌법 조항에 동의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푸틴 대통령이 지금 두 번째 임기를 보내고 있지요?
기자) 맞습니다. 지난 2000년 처음 대통령에 당선된 푸틴 대통령은 2008년까지 두 차례 4년 임기를 지낸 뒤, 연임 제한 조항 때문에 총리로 물러났습니다. 그리고 2012년 대선을 통해 임기가 6년으로 늘어난 대통령직에 복귀했습니다. 그리고 2018년 3월 대선에서 또다시 당선돼 4기 집권에 성공했는데요. 푸틴 대통령 임기는 2024년까지입니다.
진행자) 이제 몇 년 후면 대통령직에서 물러나야 하는군요?
기자) 네, 따라서 푸틴 대통령이 계속 집권하기 위해 임기 제한 규정을 바꾸려 할 것이란 예측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은 이렇게 하는 대신, 하원의 권한을 더 강화하겠다고 밝힌 건데요. 이렇게 대통령에서 의회로 권력을 이양함으로써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이후에도 푸틴 대통령이 권력을 유지하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푸틴 대통령이 메드베데프 총리의 사임은 수용했습니까?
기자) 네, 푸틴 대통령은 메드베데프 내각과 함께 이룬 것들에 감사와 만족을 표하고 내각 사퇴를 수용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메드베데프 총리에겐 신설될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을 맡아줄 것을 제안했습니다.
진행자) 푸틴 대통령과 메드베데프 총리가 아주 각별한 사이로 알려지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메드베데프 총리는 푸틴 대통령이 총리로 물러나 있던 지난 2008년~2012년, 대통령직을 맡았고요. 푸틴 대통령이 2012년 재집권 하자 총리에 올라 지금까지 총리로 재직해 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메드베데프 총리는 부패 연루 혐의로 인해 야권의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진행자) 차기 총리는 정해졌습니까?
기자) 네, 푸틴 대통령은 메드베데프 총리의 후임으로 미하일 미슈스틴 국세청장을 지명했습니다. 러시아 하원은 16일 미슈스틴 지명자에 대한 인준안을 압도적인 지지로 통과시켰는데요. 경제 전문가 출신인 미슈스틴 지명자는 지난 2010년부터 국세청장으로 일해왔습니다.
진행자) 푸틴 대통령의 개헌 의지가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있습니까?
기자) 푸틴 대통령의 장기 집권에 따른 국민들의 피로감과 낮은 지지율을 재반등 시켜 보려는 노력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2024년 임기 종료 이후에도 권력을 이어가기 위한 계획에 불과하다는 분석도 있는데요. 야권에서는 2024년에도 달라질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홍콩 행정 장관이 중국과의 관계에 있어 눈길을 끄는 발언을 했군요?
기자) 네, 홍콩 행정 수반인 캐리 람 행정장관이 2047년 이후에도 ‘일국양제’, 즉 한 나라 두 체제를 지속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람 장관은 16일 홍콩 의회격인 입법회에 나와 이같이 밝혔습니다.
진행자) 일국양제 원칙이 2047년에 종료되는가 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1997년 영국으로부터 홍콩이 반환되면서 중국과 홍콩은 '한 나라 두 체제'로 가고 있는데요. 국가는 공산 체제인 중국에 속하지만, 향후 50년간은 홍콩의 현 자본주의 체제를 유지하기로 한 원칙입니다. 이 일국양제 시한이 오는 2047년인데요. 이날 입법회의 한 의원이 홍콩 젊은이들이 2047년 이후를 걱정하고 있다고 말하자 람 장관이 일국양제 연장 가능성을 내비친 겁니다.
진행자) 람 장관은 어떤 근거에서 이렇게 말한 걸까요?
기자) 람 장관은 일국양제를 완벽하게 이해하고 이행한다면, 2047년 이후에도 아무 변화 없이, 순조롭게 이 정책이 유지될 충분한 근거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람 장관은 그러면서 일시적인 오해로 인해 젊은이들이 일국양제를 소중하게 여기지 않고 해치려고 한다면 그들 스스로 걱정하는 상황을 만들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몇 개월째 계속되고 있는 홍콩 민주화 시위가 바로 이 일국양제와 관련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홍콩에서는 지난 6월, ‘범죄인 인도 법안’ 일명 송환법에 반대하는 시위가 시작돼 현재 반정부, 민주화 시위로 확산됐는데요. 시위대는 중국 중앙정부가 송환법 도입을 통해 일국양제를 무너뜨리고 홍콩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려 한다고 비판해 왔습니다.
진행자) 람 장관이 이날 입법회에서 또 어떤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람 장관은 시위대가 요구하는 5대 요구 사항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시위대는 송환법안 공식 철회와 경찰의 강경 진압에 관한 독립적 조사, 시위대 폭도 규정 철회, 체포된 시위대의 조건 없는 석방, 행정장관 직선제 실시 이렇게 5가지 요구 사항을 홍콩 당국이 하나도 빠짐없이 이행할 것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 가운데 송환법 공식 철회만 수용이 된 거죠?
기자) 맞습니다. 홍콩 당국은 나머지는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인데요. 람 장관은 이날도 시위에 대한 독립적인 조사를 벌이는 대신 홍콩 사회 갈등의 근본적 원인을 해결하기 위한 독립검토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날 람 장관이 입법회를 찾은 현장에서도 항의 시위가 열렸다고요?
기자) 네, 야당 의원들은 “5대 요구 즉각 수용”, “캐리 람 행정 장관 사퇴” 등의 구호를 외쳤는데요. 결국 강제로 퇴장당했습니다.
진행자) 홍콩 사태가 해가 바뀌어도 계속되고 있는데 미국은 시위대를 여전히 지지한다는 입장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따라서 시위대는 미국 연방 하원과 상원이 홍콩인권법안을 통과시키는 등 홍콩 민주화 시위를 지지하는 데 대한 감사의 뜻을 표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중국에서 최근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폐렴 환자가 대거 발생해 중국뿐만 아니라 주변 나라들도 긴장하고 있는데요. 이번에 일본에서 환자가 나왔군요?
기자) 네. 일본 후생노동성은 가와가나현에 사는 30대 남성 1명이 폐렴에 걸렸는데,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한 폐렴으로 확진됐다고 16일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이 사람은 어쩌다가 폐렴에 걸린 겁니까?
기자) 네. 이 남성이 최근 중국 우한에 다녀왔는데, 후생노동성은 여기서 다른 사람을 통해 감염됐을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폐렴에 걸린 사람은 일본에 사는 중국인입니다.
진행자) 최근 우한에서 폐렴 환자가 많이 발생했죠?
기자) 네. 41명이 폐렴 증세를 보였는데요. 중국 정부는 모두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폐렴이라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폐렴 감염자들은 모두 우한에 있는 수산시장에서 일하거나 이곳을 찾았던 사람들이었습니다.
진행자) 폐렴에 걸린 사람 가운데 사망자도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기자) 네. 1명이 숨졌습니다. 그런데 중국 정부는 사망자가 원래 건강이 좋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일본에서 나온 폐렴 환자도 그럼 우한 수산시장에 다녀온 겁니까?
기자) 아닙니다. 우한을 방문하기는 했지만, 수산시장에는 가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 사람은 지난 3일 처음으로 고열 등 폐렴 증상이 나타나서, 6일 일본으로 돌아온 뒤에 바로 동네 병원에서 진단받았습니다. 하지만, 계속 열이 내리지 않자, 10일 다른 병원에 입원했는데요. 이 병원에서는 폐 사진을 검토하고 증상이 악화할 수 있다고 판단해 이날 보건당국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감염자가 우한에 있을 때 수산시장에 가지 않았다면, 다른 곳에서 폐렴에 걸렸다는 말인가요?
기자) 네. 다른 곳에서 폐렴 바이러스 감염자에게서 옮겼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래서 일본 보건당국은 감염자가 일본 안에서 접촉한 사람들의 상태도 면밀하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감염자는 아직 병원에 있습니까?
기자) 아닙니다. 퇴원해서 집에서 회복 중이라는데요. 현재도 가벼운 감기 증세를 보인다고 합니다.
진행자) 중국과 주변 나라들이 폐렴에 긴장하는 이유가 있지 않습니까?
기자) 네. 새로 발생한 폐렴이 혹시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이나 ‘중동호흡기증후군(MERS)’일 가능성 때문에 그러는 겁니다.
진행자) 중국에서는 특히 사스가 공포의 대상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002년 중국 남부에서 시작된 사스가 이듬해 중국은 물론 다른 나라까지 퍼졌습니다. 당시 전 세계적으로 8천 명 이상이 사스에 걸렸고, 770명 이상이 사망했습니다. 또 메르스의 경우 2015년까지 약 450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진행자) 그런 이력이 있어서 이번에 중국 우한에서 다시 폐렴 환자가 대거 나오자 사스나 메르스가 재발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크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그런데 변종 코로나바이러스가 가져온 폐렴으로 밝혀져 한숨을 돌렸습니다. 한편 일본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태국에서도 60대 여성이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폐렴에 걸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코로나바이러스가 어떤 바이러스입니까?
기자) 네. 현미경으로 보면 모양이 태양 외곽의 붉고 둥근 띠를 뜻하는 `코로나(corona)'와 비슷하게 보여 코로나바이러스라고 부르는데요. 인간 외에 소, 고양이, 개, 낙타, 박쥐 등의 포유류와 조류도 감염될 수 있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는 또 감기를 일으키는 바이러스 가운데 하나로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두통이나 인후통, 기침을 동반한 감기 증상을 나타나게 되고요. 장 질환이 생기기도 합니다.
진행자) 중국 안에서는 사람들 이동이 많은 음력설을 앞두고 신종 바이러스 전파가 더 우려된다고 하는데, 코로나바이러스를 예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기자) 아무래도 호흡기 질환인 만큼 사람이 많은 곳은 피하고요. 외출 후에는 꼭 손을 씻는 등 청결과 위생을 신경 쓰거나 마스크를 쓰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