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의해 납치된 일본인 요코타 메구미의 납북 44주년을 맞아 납북 피해자 가족들이 일본 총리에게 납북 일본인 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촉구했습니다. 메구미 모친은 최근 취임한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납북자 문제에 진전을 이룰 마지막 희망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납북 일본인 피해자 가족들이 14일 일본 니가타시에서 시위를 열고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에게 납북 일본인 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촉구했습니다.
이번 시위는 납북 일본인의 상징인 요코타 메구미의 납북 44주년을 하루 앞두고 열렸습니다.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메구미의 모친인 요코타 사키에 씨는 이날 시위에서 영상 메시지를 통해 최근 취임한 기시다 총리가 납북 일본인 문제를 진전시킬 마지막 희망이라고 생각한다며, 기시다 총리에게 북한과의 대화를 촉구했습니다.
1970년~1980년대 납북된 일본인 피해자 가족들이 고령화되면서 문제 해결이 더 시급해졌다는 것입니다.
사키에 씨는 이날 영상에서 납북 일본인 문제 해결을 위해 “남은 힘을 다해 열심히 일하고 싶다”며 “(기시다 총리가) 북한과 대화를 나누고, 모든 수단을 통해 (북한에) 남겨진 일본인들의 귀환을 실현했으면 한다”고 말했습니다.
메구미의 부친인 요코타 시게루 씨는 지난해 7월 93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메구미는 13살이었던 1977년 11월 15일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가던 중 실종됐습니다.
메구미의 부모는 실종 20년 뒤에 딸이 북한에서 발견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이후 북한은 2002년 평양에서 열린 북-일 정상회담에서 13명의 일본인 납치 사실을 인정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습니다.
이어 북한은 납북 일본인 5명을 돌려보냈고, 메구미 등 8명은 숨졌다면서 일본인 납치 문제는 모두 해결됐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일본 정부는 북한이 주장하는 13명보다 4명이 더 많은 17명을 납북 피해자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또 송환된 5명을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에 대한 북한의 해명도 납득할 수 없다는 것이 일본 정부의 입장입니다.
북한이 밝힌 8명의 ‘사망 원인’에는 자연사라고 볼 수 없는 경우가 지극히 많은 데다가 이를 뒷받침하는 객관적인 근거가 전혀 제시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일본 정부는 북한으로부터 납득할 수 있는 설명과 증거 제시가 없는 이상 생사 여부가 불분명한 납치 피해자가 모두 생존해 있다고 전제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측에 모든 피해자의 안전 확보와 즉각 송환, 진상 규명과 납치범 인도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북한 문제에서 납북 일본인 문제의 해결을 최우선 과제 중 하나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최근 중의원 선거 승리로 출범한 기시다 내각은 납북 일본인 문제 해결을 위해 북-일 정상회담도 추진하겠다는 구상을 내놨습니다.
앞서 기시다 총리는 지난달 취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문제는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밝혔습니다.
[녹취:기시다 총리] 일본어
기시다 총리는 “납북 피해자 가족들의 고령화로 더 지체할 수 없다”며 강력한 결의로 (납북자) 문제 해결에 계속 임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