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세계 최악의 기독교 박해자로 지목됐습니다. 미국에 본부를 둔 국제 기독교 단체 ‘인터내셔널 크리스천 컨선’은 연례 보고서에서 ‘김 씨 왕조’가 기독교인들을 정치적 위협으로 여겨 특별히 가혹하게 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이 단체는 보고서에서 기독교를 박해하는 개인으로 김 위원장 다음으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나이지리아 카두나주의 나시르 엘 루파이 주지사, 레제프 타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인도 우타르프라데시주 요기 아디티야나트 총리를 지목했습니다.
이 단체는 이밖에 최악의 기독교 박해국으로 나이지리아 등 7개 나라, 박해 단체로 탈레반 등 10개 단체를 선정했습니다.
“김 위원장, 종교 박해에 도덕적, 법적 책임 있어”
‘인터내셔널 크리스천 컨선’의 제프 킹 대표는 17일 VOA와 전화통화에서 “기독교 희생자들의 숫자, 박해 기간, 박해의 유형을 감안하면 다른 박해자들은 김정은과 견줄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킹 대표] “These other guys are all worthy competitors but they pale compared to Kim Jong Un. If you look at the numbers of victims, the length the persecution has gone on, the type of persecution.”
킹 대표는 특히 북한의 조직적인 종교 박해의 핵심에 김 위원장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킹 대표] “With Kim Jong Un we thought he’s the core, it’s the dynasty, it’s the family that the whole machine is built around. Just how quite horrible they are to their own people. And he’s in charge of nothing but a giant prison camp. That’s why we chose him.”
‘김 씨 왕조’를 중심으로 거대한 국가조직이 구축됐으며, 자국민들을 매우 가혹하게 대한다는 것입니다.
킹 대표는 김정은 위원장이 ‘북한’이라는 거대한 수용소를 책임지고 있어 그를 ‘세계 최악의 박해자’로 꼽았다고 설명했습니다.
보고서는 김 위원장이 북한의 최고지도자로서 자신이 이끄는 체제의 조직적인 인권 유린에 대한 도덕적, 법적 책임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김정은의 통치 아래 수많은 북한인들이 신앙을 이유로 생명을 잃고, 고문 당하며, 장기 강제노동을 선고 받았다”며 “외부에 보여주기 위해 국가가 통제하는 몇몇 기관들을 제외하고는 당국은 모든 종교를 가차 없이 처벌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잇따른 ‘김 씨 왕조’가 정치적 위협으로 간주하는 수 백만 명의 사람들을 고문하고 살해했으며, 이들은 기독교인들을 특별히 가혹하게 대했다”고 밝혔습니다.
기독교인으로 드러나면 3대가 종신형을 언도 받는다는 것입니다.
보고서는 김 위원장의 북한 정부는 가용한 모든 수단을 이용해 신앙인들을 박해한다며, 특히 북한 관리들이 여성들에게 스스로 신생아를 살해하도록 만드는 등 끔찍한 행동을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신앙에 대해 이야기하고, 성경을 소지하는 것은 고문, 무기징역, 처형의 근거가 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은 주민들이 국가와 수령에게만 전적으로 충성을 바치며, 다른 대상에 대한 충성은 엄격하게 금지하는 체제를 만들었다고 밝혔습니다.
또 북한은 종교를 탄압하는 주된 도구로 전국의 수용소 망을 활용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인터내셔널 크리스천 컨선’은 김정은 위원장의 탄압으로 기독교인들이 오직 비밀리에 신앙을 지킬 수밖에 없다며, 이들은 홀로 혹은 작은 규모의 지하교회에서 예배를 드린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수용소에서도 기독교 신앙은 존재하며, 용감한 기독교인들이 사망 등 더 큰 위험을 무릅쓰고 다른 사람들에게 신앙을 나누며 복음을 전한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인권 계속 압박해야... 정보 유입 중요”
‘인터내셔널 크리스천 컨선’은 북한 내 종교자유 문제에 해법이 없는 것 같이 여겨지더라도 포기하는 것은 실수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미국과 동맹들은 계속해서 인권 문제에 대해 북한을 압박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에 대해 북한 정권에 대한 지원을 중단할 것을 요구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밖에 킹 대표는 국제사회가 북한에 ‘정보’를 유입하는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며, ICC도 라디오 방송을 통해 북한에 기독교 신앙을 전파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킹 대표] “Through radio we do it through partnership, but we actually have funded just gospel programming. So we know the church exists. We know from those coming out who listen to the radio with our partners North Korea Free Radio.”
탈북민들이 운영하는 대북 라디오매체 `자유북한방송' 등과 협력해 북한에 방송을 보내고 있으며, 기독교 복음도 전하고 있다는 겁니다.
또 탈북민들의 증언을 통해 북한에 교회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중국에서 기독교 신앙 가져... 북한에 교회 세우는 것이 목표”
한편, 16일 워싱턴에서 열린 ‘인터네셔널 크리스천 컨선’의 보고서 발표 현장에서 탈북민 조진혜 씨는 자신의 기독교 신앙 경험을 나눴습니다.
[녹취: 조진혜] “I was sent back to North Korea four times and I stayed in China for 10 years. When I was 10 years old I escaped from N Korea. When I turned 13 years old through the missionaries I went to church and I started to learn about the bible.”
조 씨는 10살에 탈북해 네 차례 북송되고 중국에 10년 동안 머물었다며, 13살에 선교사들을 통해 교회에 나가서 성경을 배웠다고 밝혔습니다.
이후 체포돼 중국 감옥을 거쳐 북송되고 또 유엔난민기구를 통해 2008년 미국에 오기까지 순간 순간 고비마다 기도를 통해 하나님의 도움을 받았다고 조 씨는 밝혔습니다.
[녹취: 조진혜] “For me, I’m missionary so when North Korean opens, I want to go inside make more than hundreds of churches there and build again N Korean freedom.”
조 씨는 자신을 ‘기독교 선교사’라고 밝히며 “북한이 열리면 북한에 가서 교회를 수 백 개 짓고, 북한의 자유를 다시 세우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 영상 메시지를 보내 북한의 기독교 박해 실태를 증언했습니다.
[녹취: 김성민] “이 같은 반 기독교적 정서를 만들어 놓은 토대 위에서 기독교 신자들을 체포, 투옥, 처형하고 저들을 평양에서 추방하고 있습니다.”
한편 킹 대표는 옛 소련에서 역사적 교훈을 얻을 수 있다며 “철권통치를 해도 자유와 자기 결정권에 대한 목마름, 인간의 영혼을 부정할 수 없으며, 북한과 같은 체제는 태생적으로 불안정해 한정된 시간만 유지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