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오미크론 확산' 영국발 입국 규제...주중국 리투아니아 외교관 철수

지난 14일 프랑스 파리 시내 에펠탑 인근 보행자들이 마스크를 쓴 채 횡단보도에서 대기하고 있다. (자료사진)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새 변이 ‘오미크론’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프랑스가 영국발 여행객의 입국 규제를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리투아니아가 안전 우려를 이유로 중국 주재 외교관 전원을 철수시켰습니다. 러시아의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 씨의 딸이 저명한 국제 인권상을 대리 수상한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먼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관련 소식입니다. 새 변이 ‘오미크론’에 대한 우려가 날로 커지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달 보츠와나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처음 보고된 신종 변이 ‘오미크론’이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오미크론 변이가 이미 대부분의 국가로 번졌을 거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프랑스는 영국에서 오는 여행객들에 대한 입국 기준을 강화하기로 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프랑스 정부는 16일, 영국발 여행객들은 입국 시, 종전의 48시간이 아니라 24시간 이내 발급된 코로나 음성 확인 증명서를 요구하기로 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또 프랑스 방문 이유도 제한하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입국 심사를 통과한 후에도 어떤 방역 규제 같은 게 있나요?

기자) 네. 프랑스에 도착한 영국발 여행객들은 7일간 자가격리를 해야 하고요. 자가격리가 끝난 후에도 48시간 후 프랑스 당국이 실시하는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아야 합니다. 이제까지 이런 조처는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에 한해 실시해왔습니다.

진행자) 지금 프랑스에서는 오미크론 감염자가 어느 정도나 있는지 알려졌습니까?

기자) 네. 현재까지 프랑스에서 확인된 오미크론 감염자는 240명인데요. 가브리엘 아탈 프랑스 정부 대변인은 “우리의 목적은 오미크론이 최대한 우리 땅에서 확산하는 걸 막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단순 수치상으로만 보면, 종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건수와 비교할 때 현저히 낮은 수준 아닌가요?

기자) 그렇게 볼 수도 있는데요. 하지만 최근 다시 코로나 감염자들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에 당국이 긴장하고 있습니다. 프랑스 정부는 15일, 지난 24시간 코로나 신규 감염자가 약 6만6천 명이 나왔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프랑스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큰 피해를 입은 나라 가운데 하나죠?

기자) 맞습니다. 프랑스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대유행)이 시작된 후 지금까지 12만 명 이상 목숨을 잃었고요. 누적 확진자는 840만 명에 달합니다.

진행자) 영국은 어떻습니까?

기자) 영국도 코로나 확진자가 다시 급증하고 있습니다. 영국 정부는 15일, 신규 코로나 확진자가 하루에 7만8천여 명이 나왔다고 보고했는데요. 이는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된 이래 사상최고로, 종전 기록은 올 1월 초, 6만8천여 명이었습니다.

진행자) 며칠 전 영국에서는 오미크론과 연계된 사망자도 나왔죠?

기자) 맞습니다. 지난 13일 영국에서 오미크론 감염 환자 1명이 사망했습니다. 오미크론 감염에 따른 사망으로 공식 확인된 첫 번째 사례였습니다.

진행자) 현재 영국의 오미크론 감염자는 얼마나 됩니까?

기자) 15일 하루 동안 4천 600명이 넘는 감염자가 쏟아져 나오면서 지금까지 확인된 감염자는 1만 명 조금 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유럽 국가들은 적어도 내년 1월이면 오미크론이 기존의 코로나 변이인 ‘델타’를 넘어서 우세종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당초 오미크론은 기존의 코로나바이러스나 델타 변이보다 증상이 약할 것이다. 이런 이야기가 계속 나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기존의 코로나바이러스나 델타 변이는 발열과 후각이나 미각 상실, 심하면 호흡기 이상 등의 중증 징후가 특징인 반면, 오미크론은 두통 등 가벼운 증상 또는 아예 증상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하지만 전문가들은 오미크론의 급속한 확산세를 주목하면서, 감염자 수만으로도 준비를 갖추지 못한 의료체계에는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의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미국에서도 오미크론 확산세가 나타나고 있는데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현재 36개 주에서 오미크론 감염자가 나왔고요. 비율로 보면, 전체 코로나 감염자의 약 3%가 오미크론에 감염됐습니다.

타이완 외교부가 공개한 지난달 18일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 대표부 개소 현장.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중국과 동유럽 국가 리투아니아가 계속 외교적 마찰을 빚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리투아니아 정부가 16일, 베이징에 주재하고 있는 외교 인력을 전원 철수시켰습니다. 베이징 주재 리투아니아 외교관과 가족 19명은 이날 파리행 비행기를 타고 베이징을 떠났습니다.

진행자) 리투아니아 정부가 왜 이런 강력한 외교 조처를 취하는 겁니까?

기자) 가브리엘리우스 란드스베르기스 리투아니아 외교장관은 기자회견에서, 베이징 주재 리투아니아 외교관들의 ‘법적 지위’가 불확실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 외교관은 베이징을 출발하면서 위협에 따른 철수라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법적 지위가 불확실하다는 건 무슨 의미일까요?

기자) 네. 지난달, 중국 외교부는 리투아니아와의 외교 관계를 대사급이 아니라 대리대사급으로 하향 조정했는데요. 최근 중국 외교부는 조정된 관계에 따라 리투아니아 외교관들의 신분 내용을 변경할 필요가 있다며 신분증 제출을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리투아니아에서는 신분증 내용이 변경돼 외교적 면책 특권이 박탈되면 신변에 위험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습니다.

진행자) 중국은 리투아니아 정부의 조처에 뭐라고 말하고 있습니까?

기자)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6일, 정례브리핑에서 리투아니아 외교관들이 신변 안전을 우려하거나, 중국이 베이징 주재 리투아니아 공관에서 중국 현지인들이 일하는 것을 금지했다는 주장은 완전히 허구라고 반발했습니다. 그러면서 리투아니아가 현실을 직시하지 않고 잘못을 시정하지 않으면 양국 관계는 더 악화할 거라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중국과 리투아니아가 갈등을 벌이는 이유, 타이완과 관계가 있죠?

기자) 맞습니다. 지난 7월, 리투아니아 정부는 수도 빌뉴스에 타이완의 사실상 대사관 역할을 하는 대표처 개설을 허용했습니다. 이에 ‘하나의 중국’ 원칙을 내세우는 중국은 리투아니아 주재 자국 대사를 소환하는 등 강력히 반발했는데요. 지난달 타이완 대표처가 공식 개소하자 리투아니아와의 외교 관계를 격하하고, 리투아니아산 제품의 수입을 금지하는 등 보복 조처를 단행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중국과 러시아 정상 간에는 화상 회담이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5일 화상 회담을 했습니다. 중국과 러시아는 최근 미국을 포함한 서방 국가들과 여러 국제 현안에서 갈등을 빚고 있는데요. 반면 두 나라는 급속히 가까워지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두 정상이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 궁금하군요?

기자) 네. 푸틴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은 굳건한 양국 관계의 결속을 다짐했는데요. 특히 푸틴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내정 불간섭, 상호이익 존중, 항구적인 평화와 좋은 이웃 같은 원칙을 바탕으로, 두 나라 간에는 새로운 협력 모델이 만들어졌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국제 사회에서는 내년 2월에 있을 베이징 동계올림픽대회를 둘러싸고 외교적 보이콧 움직임이 일고 있는데요. 미국과 영국, 캐나다 등은 신장 위구르족에 대한 인권 탄압을 이유로 베이징에 정부 사절단을 보내지 않겠다고 밝혔는데, 러시아의 입장은 뭡니까?

기자) 네. 푸틴 대통령은 이날(15일) 시 주석과 정상회담에서 러시아는 동계올림픽에 참가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스포츠와 올림픽을 정치화하는 것에 반대하며, 중국이 높은 수준으로 올림픽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를 것을 믿는다고 덧붙였습니다.

러시아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 씨의 딸 다리아 씨가 15일 유럽의회에서 사하로프 인권상을 대리 수상하며 소감을 밝히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러시아의 대표적인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 씨의 딸이 수감중인 아버지를 대신해 국제 인권상을 수상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다리아 나발나야 씨가 15일, 벨기에 브뤼셀에 본부를 둔 유럽의회에서 아버지를 대신해 국제적으로 권위 있는 ‘사하로프 인권상’을 받았습니다. 유럽의회는 지난 10월 알렉세이 나발니 씨를 사하로프 인권상 수상자로 선정한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지금 알렉세이 나발니 씨는 직접 상을 받으러 갈 수 없는 처지죠?

기자) 그렇습니다. 나발니 씨는 3년 6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고 지금 러시아 교도소에 수감 중입니다. 나발니 씨는 지난해 8월 러시아 국내선 비행기 안에서 독극물 중독 증세를 일으키며 의식을 잃고 쓰러졌는데요. 이후 독일로 긴급 이송돼 치료를 받고 회복해 지난 1월 귀국했습니다. 하지만 러시아 당국은 공항에서 나발니 씨를 체포했습니다.

진행자) 나발니 씨가 징역형을 선고받은 이유가 뭔가요?

기자) 앞서 러시아 법원은 나발니 씨의 과거 금품 수수와 사기 등의 혐의에 대해 집행유예를 선고했었는데요. 하지만 나발니 씨가 이 기간, 감독기관에 출두하지 않고 지정지를 이탈하는 등 의무를 위반했기 때문에 실형으로 전환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아버지를 대신해 상을 받은 다리아 나발나야 씨의 수상 소감을 들어 보죠.

기자) 네. 다리아 나발나야 씨는 러시아의 정치 상황과 인권에 대한 유럽의 보다 적극적인 관심을 촉구하면서, 자신은 러시아나권위주의 정권들을 대할 때 이른바 ‘실용적인 접근’을 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유럽의 일부 정치인을 향해 쓴소리도 했습니다.

진행자) 어떤 이야기였습니까?

기자) 네. 다리아 나발나야 씨는 “우리는 푸틴의 국영기업 이사직을 꿈꾼다거나, 러시아 재벌들의 요트에 얻어 타고 싶어하는 총리나 장관들의 유럽을 바라지 않는다”라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구체적인 설명은 하지 않았습니다. 다리아 나발나야 씨는 또, 아버지 알렉세이 나발니 씨와 주고받은 편지 내용도 소개했습니다.

진행자) 알렉세이 나발니 씨가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 궁금하군요.

기자) 네. 알렉세이 나발니 씨는 딸에게 보낸 편지에서 “그 누구도 러시아를 푸틴 정권과 감히 동일시할 수는 없다고 말하라” 면서 “러시아는 유럽의 일부이며, 유럽의 일부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리아 나발나이 씨는 아버지의 편지를 전하면서 유럽도 민주주의와 인권, 위상을 위해 노력해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진행자) 유럽의회 의원들의 반응은 어땠습니까?

기자) 의원들은 20세 젊은 성인인 다리아 나발나이 씨가 아버지의 사진을 들고 단상에 오르자 큰 박수로 환영했습니다. 또 나발나이 씨가 영어로 연설하는 동안 여러 차례 박수를 보내며 호응했는데요. 다비드 사솔리 유럽의회 의장은 이날 연설에서, 나발니 씨를 정치적 이유로 수감된 ‘정치범’이라고 지칭하며 즉각적인 석방을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이번에 나발니 씨가 받은 사하로프 상은 러시아와는 더 특별한 관계가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구소련의 유명한 반체제 물리학자인 안드레이 사하로프 박사의 이름을 딴 상입니다. 사하로프 박사는 지난 1975년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도 선정됐는데요. 하지만 당시 소련 정부가 사하로프 박사의 출국을 허용하지 않는 바람에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했었습니다. 유럽의회는 지난 1988년 사하로프 인권상을 제정하고 해마다 인권과 사상의 자유를 수호하는 개인과 단체를 선정해 시상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 이 기사는 'Reuters'를 참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