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안보리 순회 의장국을 맡은 러시아가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선 비판을 삼가면서 제재의 부정적 측면을 부각했습니다. 북한이 고조시킨 긴장은 대화로 풀어야 한다면서 주민을 고통에 빠뜨리는 건 제재라고 비판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러시아는 북한의 최근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한 비판 대신 관련국들의 대화 재개를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바실리 네벤자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는 1일 안보리 의장국 자격으로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최근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한 안보리의 대응을 묻는 질문에 “북한과 관련해 우리는 한반도와 주변의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대화 재개를 반복적으로, 또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녹취: 네벤자 대사] “On North Korea, we repeatedly and continuously call for the resumption of a dialogue to ease tensions in the Korean on the Korean peninsula and around it. Nobody is welcoming of course. The moves compromise this coming back to… Negotiations has been stalled long time.”
그러면서 “어느 누구도 물론 이를 환영하진 않는다”며, “대화가 오랫동안 교착상태에 빠져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네벤자 대사는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한 안보리 차원의 대응 대신 제재의 부정적 효과를 막아야 한다는 러시아의 입장을 되풀이했습니다.
특히 대북제재 완화 등을 내용으로 한 러시아의 결의안이 안보리에 제출된 상태로, 안보리 이사국들과 이 문제를 논의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네벤자 대사] “Yes, our resolution, humanitarian resolution is on the table. We discussed it with our colleagues in the council. Some of them consider that it is not yet timely.”
다만 일부 안보리 이사국들이 “이를 시기적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으로 여겼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러시아는 지난해 10월 중국과 함께 북한의 경제적 제재를 완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 안보리 결의안을 제출한 바 있습니다.
중국과 러시아는 이미 2019년 12월 제출한 대북제재 완화 결의안 초안에서 북한의 해산물과 의류 수출 금지 규정, 북한 노동자 송환 규정을 폐지할 것을 제안한 바 있는데, 지난해 제출된 결의안에는 이와 같은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미국 국무부는 당시 중국과 러시아의 결의안에 대해 “우리는 중국과 러시아가 모든 유엔 안보리 이사국이 만장일치로 채택한 대북제재 결의에 따른 의무를 전적으로 완전히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며, 제재 완화 시도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었습니다.
네벤자 대사는 안보리가 오는 7일 ‘제재가 인도주의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회의를 개최한다고 소개했습니다.
그러면서 “오늘 날 전 세계가 대유행병을 포함한 여러 국제적 도전에 직면한 만큼 안보리는 국제 평화와 안보 유지를 위해 취해진 제재 조치가 인도주의와 사회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효과 혹은 의도치 않은 결과를 막고, 식량과 보건 공급, 의료 지원을 보장하도록 확실히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이번 회의에서 대북제재 현안도 다뤄질 것이라고 확인했습니다.
[녹취: 네벤자 대사] “You are right, North Korea is one on the list, which is obviously a subject to discuss at our meeting on the 7th of February, but not alone, because the sanction list of countries that are under sanctions whose population is suffering because of those sanctions which sometimes over Implemented is longer than North Korea.”
다만 북한보다 제재가 더 과하게, 또 길게 이행된 나라가 있어 대북제재만 논의되는 건 아니라면서 “제재 때문에 주민이 고통받는다”고 거듭 주장했습니다.
미국 주도의 대북제재를 계속 문제 삼는 러시아, 중국과 달리 세계 각국은 북한 등 제재 대상국들에 대한 더 엄격한 이행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날 회의에서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과 중국과 러시아 등의 입장차는 더욱 극명하게 드러날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은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응해 북한의 미사일 부품 조달에 관여한 북한 국적자 5명을 유엔 안보리의 제재 명단에 포함시키려 했지만, 중국과 러시아의 보류 요청으로 사실상 무산된 상태입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지난 20일 유엔 안보리에서 발표한 8개국 공동성명을 통해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규탄하면서 유엔 회원국들의 안보리 결의 이행을 촉구했습니다.
[녹취: 토머스-그린필드 대사] “We also call on all Member States to implement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to which the Security Council unanimously agreed, and which calls on the DPRK to abandon its weapons of mass destruction and ballistic missile programs in a complete, verifiable, and irreversible manner.”
그러면서 북한에 대한 안보리 결의는 만장일치로 합의된 것으로, 북한이 모든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방식으로 폐기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