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의 유력 싱크탱크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윤석열 대통령 후보의 당선으로 한국의 대북 정책에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또 윤 당선인이 중국과 일본 관련 발언들을 실제 행동으로 옮길 수 있을지도 관심사라고 밝혔습니다. 김영교 기자가 보도합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한국 대선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당선되면서 미국과 한국 간 공조가 강화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녹취: 클링너 선임연구원] “I think his policies will be much more in alignment with those of the United States than Moon Jae-in. So, it's going to enable much better allied coordination on issues as well as policy towards North Korea.”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9일 VOA와의 전화 통화에서 윤석열 당선인이 정책 면에서 문재인 대통령보다 미국과 훨씬 더 보조를 맞출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북한 관련 사안이나 정책에서 훨씬 더 나은 공조가 가능할 수 있다는 겁니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윤 당선인이 북한에 대한 관여에는 열려 있지만 보여주기식의 정상회담은 원치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하고, 북한이 비핵화 조치를 시작하기 전에는 어떤 혜택도 제공할 수 없다고 밝힌 것은 미국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과도 상당히 일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한국이 앞으로 북한에 대해서 더 강경한 입장을 취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윤 당선인이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따르지는 않을 것이란 겁니다.
[녹취: 맥스웰 선임연구원] “I think we're going to see a much harder line. He is obviously not going to follow President Moon's peace agenda. So, I think that he will present a strong South Korean position, militarily and most importantly alliance-wise toward North Korea.”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윤 당선인이 북한에 대해 군사적으로,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는 동맹 차원에서 더 강한 입장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수 김 랜드연구소 연구원은 VOA에 보낸 이메일에서 북한 김정은 위원장에게 윤석열 후보의 당선은 반갑지 않은 소식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이 북한에 대해 유화적인 접근법을 취하는 것을 덜 보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수 김 연구원] “This is unwelcomed news for Kim. We may see less of South Korea taking a conciliatory approach to the North. The South Korea that Kim had been used to for the past five years – pliant and accommodating – is no more, and we may expect tensions rising between the two Koreas.”
수 김 연구원은 지난 5년 간 김정은 위원장이 익숙해져 있었던 유순하고 다루기 쉬운 한국은 더 이상 아닐 것이라면서, 한국과 북한 간의 긴장 고조를 예상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프랭크 엄 미국 평화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새로 들어올 윤석열 정부가 북한에 대해 덜 유화적으로 나올 것이고 억지를 더 강화하는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며, 하지만 또한 북한과의 외교를 개선하는 방법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엄 선임연구원] “In terms of North Korea, you're going to see the Yoon administration try to be less appeasing and focus more on strengthening deterrence, but also seeking ways to enhance diplomacy with North Korea. The problem is that it's not clear that North Korea wants to have anything to do with a conservative South Korean administration.”
하지만 문제는 북한이 한국의 보수적인 정부와 관여를 하고 싶어하는지 명확하지 않은 점이라고 엄 선임연구원은 말했습니다.
엄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등 큰 도발을 두 번 감행했던 2010년과 같은 상황이 올 수도 있다면서, 그렇게 되면 남북 관계 전반이 변화하고 도발 억지와 선제 타격에 보다 초점이 맞춰진다고 말했습니다.
윤석열 정부의 중국 정책과 관련해서는 다소 엇갈리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수 김 연구원은 윤 당선인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사드)나 미국의 확대된 억지력 등과 관련해서 발언한 것은 한국이 미중 간의 영향력 경쟁에서 보다 분명한 입장을 더 취할 의향이 있다는 것을 내비쳤다고 말했습니다.
[수 김 연구원] "If Yoon follows through on his campaign statements on China, then Beijing may no longer be dealing with a tiptoeing Seoul. Yoon’s statements on THAAD, US extended deterrence, etc. suggests his administration may be willing to take a more unequivocal position on the US-China competition for influence."
반면 프랭크 엄 선임연구원은 윤석열 정부도 문재인 정부와 마찬가지로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려는 노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미국 정부는 한국이 지지하는 원칙이나 가치에 대해서 조금 더 분명하게 해줄 것을 원하겠지만, 윤석열 정부는 중국이 한국 경제에 갖는 큰 영향을 인정하고 한국 경제에 지장을 주는 행위는 하지 않으려고 할 것이라는 겁니다.
[녹취: 엄 선임연구원] "We'll still continue to see a balancing effort. I think the US administration will probably want to be a little bit more explicit about the principles and values that it supports. At the same time, I think the Yoon administration also recognizes that China has a very large impact on South Korea's economy and they don't want to do anything that disrupts that economy. So the Yoon administration will also still probably be wary about joining efforts like the Quad."
그렇기 때문에 윤석열 정부도 안보협의체 '쿼드'에 한국이 참여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아마도 조심스러워할 것이라고 엄 선임연구원은 말했습니다.
스콧 스나이더 미국 외교협회 미한정책 국장은 특히 한국과 일본의 관계 개선 가능성에 주목했습니다.
윤석열 당선인이 대통령 선거 운동 기간 동안 선보인 가장 대담했던 것은 바로 한국과 일본의 긍정적인 관계를 내세운 것이었다는 겁니다.
[녹취: 스나이더 국장] “In a way where Yoon was most bold during the campaign was in his projection of a positive relationship for South Korea and Japan and it'll be very interesting to see whether he can deliver that.”
스나이더 국장은 실제로 윤 당선인이 그것을 행동으로 옮길 수 있을지가 매우 흥미로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워싱턴 한미경제연구소의 마크 토콜라 부소장은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면 한국의 ‘글로벌 코리아’로의 귀환이 더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녹취: 토콜라 부소장] “The one thing that I think I'm seeing a little bit more return to global Korea, the idea that he wants to be more engaged with multilateral activities, kind of more development aid, kind of more engaged with the world. I think it’s back to what Lee Myung-bak and Park Geun-hye talked about, but global Korea.”
토콜라 부소장은 미국은 한국이 한발짝 더 나서 역내에서 뿐 아니라 국제 무대에서 역할을 더 하기를 바라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양자 관계를 중시했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달리 조 바이든 대통령은 다자적인 활동을 중요시 여긴다면서, 한국이 역할을 늘리는 것은 환영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패트리샤 김 브루킹스연구소 연구원은 VOA에 보낸 이메일에서 윤석열 당선인이 지난달 외교전문지 ‘포린 어페어스’의 기고문을 통해 인도태평양의 자유롭고 개방적이며 포용적인 질서를 촉진하고 전략적 모호성 대신 한국의 이익과 가치에 따라 원칙적인 입장을 취하겠다고 밝힌 것을 거론했습니다.
그러면서 이같은 목표가 고고하기는 하지만 윤 당선인은 매우 어려운 지정학적 상황에 놓여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패트리샤 김 연구원] “Strategic coordination between Washington and Beijing is essential to advance peace on the Korean Peninsula. But the prospects for such coordination have been low due to escalating U.S.-China tensions, and have become even more remote due to China’s unwillingness to condemn the Russian invasion of Ukraine and its decision stand firm on its strategic alignment with Russia. The international arena is becoming increasingly divided, and fluidly navigating between both sides will be challenging for any state, South Korea included.”
한반도의 평화의 진전에는 미국과 중국의 전략적 협력이 필수적이지만 미중 긴장의 고조로 인해 이같은 협력을 기대하기 어렵고, 중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을 규탄할 의지가 없는데다 러시아와 전략적 공조를 굳건히 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미중 협력을 기대하기가 더 어려워졌다는 겁니다.
패트리샤 김 연구원은 국제 무대가 점점 더 분열되고 있다며, 한국을 포함한 어느 나라에게도 양쪽을 유동적으로 왔다갔다하는 것은 도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 리 윌슨센터 선임연구원 역시 이런 상황이 한국의 새 정부에 과제가 될 것이라면서, 현재 세계는 한 쪽에는 러시아와 중국이 있고 북한과 같은 나라들이 그쪽과 공조하고 있으며, 다른 한 쪽에는 미국과 서방 국가들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진 리 선임연구원] “We're in the middle of a deepening divide in with Russia and China on one side, North Korea is one of those countries supporting them, and the United States and the West on the other. So, I think in some ways, this deepening divide globally will help clarify which side of the divide they stand on.”
진 리 선임연구원은 어떤 면에서는 이 같은 심화되는 국제적 분열이 한국을 포함한 나라들이 어느 쪽에 서 있는지를 분명히 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VOA뉴스 김영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