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문재인 현 대통령보다 미국의 정책에 더 부합하는 외교정책을 추구할 것으로 보인다는 미국 의회조사국 분석이 나왔습니다. 또 한국의 새 대통령 선출로 미국과 한국이 전시작전통제권 전환과 연합군사훈련 등 동맹 관련 문제에서도 더 보조를 맞출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이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 의회조사국은 최근 발표한 한국의 새 대통령 선출에 관한 보고서에서 “윤석열 후보의 승리는 북한과 일본, 그리고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정책을 포함해 미 의원들이 밀접하게 주시하는 여러 문제에 대해 (한국의 새 정부가) 미국과 더 일치할 수 있음을 예고한다”고 분석했습니다.
윤 당선인의 선거 기간 발언과 당선 후 인수팀이 발표한 외교정책 초안은 윤 당선인이 문재인 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의 지난해 5월 공동성명에서 명시된 미-한 협력에 대한 광범위한 의제를 지지한다는 것을 보여주지만, “여러 분야에서 윤 당선인은 전임자보다 미국 정책에 더 부합하는 정책을 추구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는 것입니다.
보고서는 북한 문제와 관련해 윤 당선인은 북한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를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할 경우에만 평화협정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윤 당선인이 중국 문제와 관련해 현 문재인 대통령의 ‘전략적 모호성’을 비판하고 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추가 배치 공약을 내놓은 점 등을 거론하며 “중국에 대한 윤 당선인의 더욱 단호한 기조는 특히 20~30대 한국인들 사이에서 점증하는 반중 여론을 반영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윤 당선인은 바이든 행정부 인도태평양 전략에 대한 한국의 참여를 늘리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며 미국과 일본, 호주, 인도의 비공식 안보협의체인 ‘쿼드’에 정식 가입하는 것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윤 당선인이 일본 문제와 관련해선 한국에 대한 일본의 ‘전략적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윤 당선인이 미국, 일본과의 군사훈련 참여를 꺼린 문 대통령의 입장을 번복할지 여부와 한국이 올봄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에 가입 신청을 하는 것을 일본이 반길지 여부가 관건이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보고서는 윤 당선인이 북한 문제와 관련해 미국과 협력해 공격적 타격 역량과 미사일 방어 강화 등 한국의 방위와 억지 역량을 확대할 것을 공약했다고 소개하면서, “미국은 과거 남북 간 군사 충돌 때 한국이 군사적 대응을 자제하도록 압력을 행사했다”며 “이는 윤 당선인의 일부 공약과 상충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의회조사국은 또 최근 갱신한 미한 동맹 관련 보고서에서도 한국의 새 대통령 선출을 계기로 미국과 한국이 동맹 문제에 대한 접근법에서 더 보조를 맞출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보고서는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과 한국은 트럼프 행정부 시절 교착 상태에 빠진 방위비 분담금 협상은 마무리했지만,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관련 합의 이행과 연합군사훈련 전개 시기와 범위, 일본과의 3국 공조 문제 등 미한 동맹에는 여전히 여러 도전과제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미국과 한국은 북한과 중국에 대한 접근법에서도 이견을 보였고 이로 인해 동맹에 부담이 가중됐을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보수 정치인인 윤석열 당선인의 당선은 미국과 한국이 동맹에 대한 접근법에서 문재인 현 대통령 시절보다 더 일치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많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인도태평양 역내 문제와 관련해 바이든 대통령과 문 대통령은 미한 동맹의 ‘세계화’를 지지해왔지만, 한국이 중국에 도전하거나 쿼드와 같은 파트너십에 동참할지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바이든 행정부가 미한일 3국 공조 강화를 당부했음에도 불구하고 한일 관계 악화는 (역내 문제에 대한) 많은 노력을 방해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윤 당선인은 일본과의 관계를 개선하고 쿼드에 참여를 위해 노력하며 궁극적으로는 쿼드에 동참하기로 약속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보고서는 전작권 전환과 관련해선 문재인 대통령은 진보진영의 다른 전임 대통령들과 마찬가지로 임기 내 전작권 전환을 원했다면서, 반면 윤 당선인은 보수진영의 전통을 따르면서 전작권 전환을 강조하지 않을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