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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윤석열 대통령직 인수위에 미한 동맹파 포진


김성한 전 한국 외교통상부 2차관 (자료사진)
김성한 전 한국 외교통상부 2차관 (자료사진)

한국의 윤석열 당선인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과거 이명박 정부 시절의 외교안보 참모들이 전면 배치됐습니다. 미-한 동맹 중시와 원칙주의적인 대북 기조의 부활을 예고한 인선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윤석열 한국 대통령 당선인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외교안보분과 위원에 김성한 전 외교통상부 2차관과 김태효 전 청와대 대외전략기획관, 이종섭 전 합동참모본부 차장이 임명됐습니다.

세 명 모두 과거 이명박 정부에서 외교와 남북관계, 미-한 동맹 등의 업무를 맡았던 인물들입니다.

외교가에선 이번 인선이 이명박 정부 당시의 미-한 동맹 중시와 원칙주의적 대북정책이라는 대외정책 기조의 부활을 예고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북한 비핵화를 유도하기 위해 남북협력을 우선시하고 종전선언을 추진했던 문재인 현 정부와는 사뭇 다른 정책들이 펼쳐질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인수위 외교안보분과 간사를 맡은 김성한 전 차관은 국제정치학자로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캠프에서 외교안보정책 자문을 했습니다.

이명박 정부 말기인 2012년 2월에는 외교통상부 2차관으로 발탁되면서 다자외교를 총괄했습니다.

인수위는 설명자료에서 김 전 차관이 “평소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바탕으로 글로벌 협력을 증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며 “당선인의 미-한 동맹 재건과 포괄적전략동맹 강화 등이 조속히 추진될 수 있도록 역량을 다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김태효 전 기획관은 이명박 정부 당시 대외정책을 만든 핵심 참모였습니다.

김 전 기획관은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인 ‘비핵·개방·3000’이나 북한이 불가역적 핵 폐기 조치에 나서면 국제사회의 경제 지원과 안전보장 약속을 제공한다는 ‘그랜드 바겐’ 구상에 주도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 전 기획관은 또 동북아시아 외교에서 미-한-일 3각 협력을 중시하는 인사로 평가됩니다.

특히 북한으로부터의 위협에 대응하는 데는 일본과의 협력이 전략적으로 유리하다는 취지의 주장을 펴기도 했습니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김 전 기획관을 발탁한 이유로 “상호주의와 실사구시 원칙에 입각한, 흔들림 없는 남북 문제 해결”을 제시했습니다.

[녹취: 김은혜 대변인] “강한 군대를 통한 튼튼한 안보, 한·미 동맹, 그리고 대북정책 개선을 우선하고 국익을 앞세운 외교안보 정책을 추진해왔습니다.”

이종섭 전 합참차장은 이명박 정부 시절 국방부 정책기획차장으로 일하며 미-한 안보협의회(SCM) 실무에 관여했고 미-한 동맹과 대미관계에 조예가 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실상 윤석열 정부의 대북정책과 외교정책을 이끌고 갈 인수위원들의 면면에 대해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미-한 동맹을 중시하는 전통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인사들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박원곤 교수] “문재인 정부 같은 경우엔 북한 전공자들이 많기 때문에 국제주의라기 보다는 남북관계를 우선시 하는 그런 경향들이 있는 거죠. 그런데 김성한 교수, 김태효 교수 같은 경우엔 국제정치 전공자들이고 미국에서 공부를 했기 때문에 접근방식의 차이는 있겠죠. 세계정치 질서 특히 미-중 간 갈등을 동시에 고려하면서 어떻게 한반도 문제, 한-미 관계, 남북관계를 끌고 갈 건가 그런 사고들을 할 가능성이 높아요.”

박 교수는 북한이 사실상 핵을 보유했고 미-중 전략경쟁 또한 이명박 시절과는 판이한 환경이라며 이들이 이런 과거와는 다른 환경에 맞는 새로운 대외정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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