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마리우폴 항복' 거부...예멘 반군, 사우디 석유 시설 공격 

우크라이나 남동부 항구도시 마리우폴 주민들이 20일 피란길에 오르기 위해 모여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공격이 더 거세지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마리우폴시의 항복을 요구한 러시아의 최후통첩을 거부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 시설이 예멘 후티 반군의 공격을 받았습니다. 전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로 핀란드가 5년 연속 뽑혔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오늘도 우크라이나 소식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최후통첩을 거부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우크라이나 정부가 마리우폴의 항복을 요구한 러시아의 최후통첩을 거부했습니다. 앞서 러시아는 마리우폴시에 현지 시각으로 21일 오전 5시까지 무기를 버리고 항복할 것을 요구했는데요. 우크라이나 정부와 마리우폴시 당국은 항복은 없다고 거부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군이 지금 3주 넘게 마리우폴시를 포위하고 있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마리우폴은 남부 아조프해 연안 주요 거점으로, 지난달 24일 개전 후 내내 러시아군의 집중 공략 지역이 돼 왔습니다. 러시아군의 계속되는 공습에, 주택의 80%가 파괴된 것으로 전해졌고요. 주민들은 물과 음식, 난방과 전기 없이 견디고 있습니다.

진행자) 마리우폴에서는 주민들이 대피할 수 있는 이른바 ‘인도주의적 통로’가 허용되지 않았습니까?

기자) 러시아 측은 마리우폴에도 인도주의적 통로를 개방하겠다고 밝혔지만 간헐적인 공습에 제대로 가동되지 않았습니다. 러시아 측의 주장에 따르면 최근 며칠간 약 5만 명이 대피했는데요. 하지만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군이 개인 차량만 허용하고 이들을 보호할 버스나 차량 행렬을 허용하지 않았으며, 일부는 러시아로 향하도록 했다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마리우폴에는 지금 주민들이 얼마나 남아 있습니까?

기자) 지금은 약 13만 명 정도 남아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전쟁 전 마리우폴은 인구 약 40만의 도시였습니다. 러시아 측은 만일 항복할 경우, 도시 동쪽과 서쪽 두 군데에 민간인 대피 통로를 열어 두겠다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군이 최후통첩을 하기 바로 몇 시간 전에도 약 400명이 대피하고 있던 예술학교를 폭격했다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수도 크이우의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크이우 외곽에서 치열한 교전이 계속되고 있지만 러시아군은 여전히 별 전과 없이 고전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영국 국방부는 21일, 호스토멜 방향에서 북서쪽으로 진격하던 러시아 병력이 우크라이나군의 격렬한 저항에 격퇴됐다고 보고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군이 극초음속 무기를 사용했다는 이야기도 나오는 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군은 19일과 20일 이틀 연속, 자체 개발한 킨잘 미사일로 우크라이나 군사시설을 폭격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킨잘은 사거리 2천km에, 마하 10의 극초음속으로 비행하기 때문에 기존의 방공 체계를 무력화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20일 미국 CBS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극초음속 무기까지 동원해 전세를 바꿔보려고 하지만, 그런 움직임이 상황을 바꿀 수 있는 ‘게임체인저(game changer)’가 되지는 못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번 주 유럽을 방문하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24일 벨기에를 방문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국, 유럽연합(EU) 회원국, 주요7개국(G7) 정상들과 만날 예정인데요. 25일에는 폴란드를 방문한다고 백악관이 20일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폴란드는 지금 나토의 최전선 역할을 하고 있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우크라이나와 접경해 있는 나토 회원국이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폴란드는 나토의 동부 최전선, 전략적 요충지로 급부상하고 있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25일, 바르샤바를 방문해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대책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폴란드가 우크라이나 사태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폴란드를 비롯한 동구권 국가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안보 위기의식이 고조되고 있는데요. 특히 폴란드는 현재 우크라이나 피란민 200만 명 이상을 받아들이고 증파된 미군 병력에게 군 기지 사용을 허용하며 우크라이나를 적극 지원하고 있습니다. 앞서 마테우시 모라비에츠 폴란드 총리는 체코 총리, 슬로베니아 총리와 함께,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나 연대와 지지를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도 이번 유럽 순방 중, 우크라이나를 방문할까요?

기자)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에 우크라이나를 방문하지 않습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20일,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방문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는데요. 사키 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순방은 우크라이나 국민을 지지하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침공에 맞서 전 세계를 결집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정상회의를 준비하는 나토 측의 이야기도 들어보죠.

기자) 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20일, 미국 CBS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회의는 단순히 우크라이나 지원을 논의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나토 동맹국들을 보호하고 방어할 준비가 되어 있음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이를 통해 나토와 러시아 간의 갈등이 전면적으로 확대되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거라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런 국제 사회 움직임에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0일, 미국 CNN과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할 수 없다면, 일부 나토 회원국이 참여하는 제한적인 형태의 안보 동맹을 모색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 우크라이나군과 국민은 강력한 저항으로 존엄성을 보여줄 수 있지만, 존엄성이 생명을 지켜주지는 못한다며 국제 사회의 더 많은 지원을 호소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와의 협상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기자) 앞서 일부 합의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있었지만 별다른 진전 없이 교착 상태에 빠져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젤렌스키 대통령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독립국가로서 수용할 수 없는 것들이 있다며, 동부 돈바스 친러 지역의 주권 인정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는데요. 현재 젤렌스키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의 직접 대화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20일 사우디아라비아 남동부 지잔 지역의 아람코 시설에서 화염이 치솟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예멘 반군이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 시설을 공격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이자 세계 최대 석유업체인 ‘아람코’ 시설이 20일 예멘 후티 반군의 공격을 받았습니다. 후티 반군은 이날 여러 대의 드론과 미사일로 아람코 시설을 집중 공격했습니다.

진행자) 피해 규모는 알려졌습니까?

기자) 일부 시설과 민간 차량, 주택 등 물질적 피해가 발생했지만 인명 피해는 없다고 사우디 주도 아랍동맹군 대변인은 밝혔습니다. 대변인은 또, 동맹군이 반군 무인기 9대와 탄도미사일 1기를 요격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럼 생산에는 차질이 없나요?

기자) 네. 아민 나세르 아람코 최고경영자(CEO)는 사건 발생 몇 시간 후 발표한 성명에서 반군의 공격이 회사의 원유 공급에는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는데요. 반면 사우디 에너지부는 반군의 공격이 일시적인 감소를 야기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생산이 감소하면 원유 가격이 더 오를 수도 있는 것 아닙니까?

기자) 네. 그에 대해 사우디 에너지 당국은 비축량에서 부족분을 메울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에 관해 더 구체적인 설명은 하지 않았는데요. 가뜩이나 국제 원유가가 급상승하고 있는 것을 고려한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예멘 후티 반군은 이번 공격에 대해 뭐라고 말하고 있습니까?

기자) 후티 반군은 20일 트위터에, 사우디 수도 리야드 등 사우디 깊숙한 곳을 표적으로 대규모 군사작전을 단행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사우디 주도의 침략과 봉쇄로 예멘의 많은 곳이 폐허가 되고 있는 데 따른 보복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예멘 내전이 지금 대리전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014년 발발한 예멘 내전은 현재 수니파 종주국인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한 아랍 동맹국들과 시아파 후티 반군을 후원하는 이란 간의 대리전 양상이 되고 있습니다. 유엔은 지난해 말 기준, 예멘 내전의 직∙간접 사망자가 37만 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예멘 내전을 끝내기 위한 국제 사회의 중재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오만 정부의 중재로, 한스 그룬베르그 유엔 예멘 특사가 주말, 오만 수도 무스타크에서 후티 반군 대표단과 회동했습니다. 그룬베르그 특사와 반군 측은 다음 달 이슬람 라마단 기간에 휴전 회담을 할 수 있을지 논의했는데요. 이런 가운데 후티 반군의 아람코 공격이 발생하면서, 회담 성사 가능성이 더 불투명해졌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는 이번 공격에 어떤 입장을 내놨습니까?

기자) 네. 백악관은 이번 공격을 규탄했습니다.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란이 후티 반군에게 미사일과 드론 부품을 공급하고 훈련과 자문을 제공하고 있다고 비판했는데요. 설리번 보좌관은 이제는 전쟁을 끝낼 때지만, 후티 반군이 유엔과 협력하겠다고 약속할 때만 가능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로 5년 연속 선정된 핀란드의 일몰 풍경.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전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로 핀란드가 뽑혔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북유럽에 있는 나라 핀란드가 전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로 또다시 뽑혔습니다. 유엔 산하 자문기구인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SDSN)’는 10년째 ‘세계행복보고서’를 발표하고 있는데요. 지난 18일 발표한 올해 보고서에서 핀란드가 5년 연속,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로 선정됐습니다.

진행자) 조사 대상국이 모두 몇 나라였습니까?

기자) 올해는 146개국을 대상으로 행복지수를 산출했습니다. 조사 대상국은 매년 조금씩 다른데요. 통상 100여 개국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합니다. 하지만 작년의 경우 95개국 조사에 그쳤습니다.

진행자) 행복지수를 산출하는 기준이 뭔가요?

기자) 국내총생산(GDP) 등 경제 지표와 사회적 지원, 관용, 자유, 부패 수준 등 사회적 지수, 기대수명 등 3년 치 갤럽 설문조사 자료를 토대로 점수를 매기는데요. 최하점은 0점이고요. 최고점은 10점입니다.

진행자) 행복 지수가 가장 낮은 나라는 어딘지도 궁금하군요?

기자) 네. 아프가니스탄이 146개국 가운데 가장 꼴찌, 10점 만점에 약 2.4점을 얻어 전 세계에서 가장 불행한 나라로 꼽혔습니다. 아프간은 지난해 8월 탈레반이 정권을 장악한 후 심각한 인도주의적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그리고 정치적, 경제적으로 불안한 중동의 레바논이 약 2.9점으로 아프가니스탄보다 바로 한 단계 위에 있습니다.

진행자) 반면 핀란드는 어떤 점에서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라는 소리를 듣는 걸까요?

기자) 550만 인구를 가진 핀란드는 낮은 범죄율과 사회적 불평등이 별로 없는 나라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공공복지시스템이 잘 운영되고 권위에 대한 신뢰도 높은 편입니다. 여기에 울창한 숲과 천혜의 호수를 가진 아름다운 자연환경도 한몫을 하는데요. 핀란드는 이번 조사에서 약 7.8점을 받아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라는 호칭을 또다시 받게 됐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몇 위쯤 있습니까?

기자) 미국은 전체 146개국 가운데 16위입니다. 약 6.9점으로 작년 조사보다 3계단 올랐고요. 영국이 17위로 그 뒤를 따르고 있습니다. 프랑스는 약 6.7점으로 20위, 역대 최고 순위입니다.

진행자) 다른 상위권 국가들도 소개해주시죠?

기자) 핀란드에 이어 덴마크, 아이슬란드, 스위스, 네덜란드, 룩셈부르크 등 주로 북유럽 국가들이 올해도 최상위권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세르비아와 불가리아, 루마니아는 이번 조사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한 나라로 평가됐습니다.

진행자) 아시아권 국가들의 순위도 짚어볼까요?

기자) 네. 지난해 보고서에서 50위였던 한국은 이번에는 59위로 내려앉았습니다. 한국은 10점 만점에 약 5.9점을 받았습니다. 일본은 6.0점으로 54위, 중국은 5.5점으로 72위를 기록했습니다. 한편 러시아는 약 5.4점을 받아 80위, 우크라이나는 약 5.1점으로 98위에 올랐는데요. 참고로 올해 세계행복보고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에 작성된 겁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 이 기사는 'Reuters'와 'AP'를 참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