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세 한국 통일부 장관은 세계적으로 안보정세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북한이 7차 핵실험을 할 경우 국제사회로부터 엄청난 비판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권 장관은 또 북한의 전술핵무기 개발로 북 핵이 한국을 겨냥한 게 아니라는 일각의 견해는 틀렸다고 지적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권영세 한국 통일부 장관은 북한의 최근 잇단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중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차원의 추가 제재에 거부권을 행사했지만 핵실험은 그 연장선상에서만 볼 수 없다며 북한이 7차 핵실험을 감행할 경우 국제사회의 엄청난 비판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권 장관은 27일 서울의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외신기자클럽(SFCC) 초청 간담회에서 지난 2013년에서 2015년 사이 중국 주재 한국대사를 맡을 당시 중국 측 인사들로부터 북한 핵실험에 대한 단호한 반대 의견들을 들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녹취: 권영세 장관] “북한이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세계적으로 안보정세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핵실험을 하게 된다면 안보리 결의와 무관하게 국제사회로부터의 엄청난 비판에 직면할 것이고 그 비판은 단순히 말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권 장관은 “북한은 현재 상황을 개선하고 훨씬 나은 미래를 생각한다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포함한 지도자들이 핵실험을 단념하고 국제사회와 협력하는 길로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권 장관은 “한국 정부뿐만 아니라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에서도 북한의 핵실험이 준비가 완료됐다는 결론에 도달해 있다”면서 “한마디로 정치적 결단만 남았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실제로 핵실험을 하지 않는 데 대해선 분명한 이유를 알 수 없다며 “북한도 나름대로 핵실험으로 인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국내외 정세를 좀 보고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습니다.
권 장관은 “북한의 핵실험은 역내 평화뿐 아니라 국제 평화에 큰 위협이 되는 만큼 미국과 중국을 포함해서 특히, 북한에 대해서 많은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되는 중국이 북한이 핵실험을 자제하도록 계속해서 충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권 장관은 또 북한이 최근 2년 동안 시험발사하는 탄도미사일이 장거리에서 단거리로, 전략핵에서 전술핵으로 바뀌고 있는 데 대해 대한민국을 겨냥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권 장관은 다만 “최근 테스트가 단거리 중점으로 옮겨졌다고 해서 북한의 전략에 근본적인 변화가 생겼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권영세 장관] “북한 핵이 우리 대한민국을 겨냥한 것은 아니라고 얘기했던 분들은 분명히 틀렸다는 부분을 지적하고 싶습니다. 지금 현재로선 북한이 미국을 상대로 한 공격력과 대한민국을 상대로 한 공격력을 동시에 갖기를 바라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북한이 최근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에서 전방부대의 작전 임무를 추가하며 대남 전술핵무기 최전방 배치를 암시하는 등 대남 강경 기조를 보인 게 9·19 남북 군사합의 파기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엔 “중앙군사위에서 결정된 내용들도 9·19 군사합의 정신에는 위반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은 최근 당 중앙군사위 확대회의에서 군 전선부대 작전 임무에 ‘중요 군사행동 계획’을 추가하고 전쟁억제력을 확대 강화하기 위한 군사적 담보를 세우기 위한 중대 문제를 승인해 전술핵의 전방부대 배치에 따른 조치라는 관측을 낳았습니다.
권 장관은 그러나 “한국을 주로 겨냥한 부분이 어떤 면에서는 한국과 대화를 곧 할 수도 있겠다는 기대 섞인 희망도 해본다”고 말했습니다.
권 장관은 또 김정은 위원장이 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를 3일간 주관하는 모습이나, 6.25를 계기로 5년 만에 반미 집회를 연 데 대해 “다른 한편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나 봉쇄로 인한 국내적 동요에 대응하기 위한 수단으로도 볼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권 장관은 “북한이 7차 핵실험을 포함해 대한민국과 국제사회에 더 공세적인 태도로 나갈 가능성도 있다”면서도 “최근 이례적인 모습은 역시 청중이 북한 주민이라는 평가를 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권 장관은 북한 내부의 신종 코로나 현황에 대해서는 “북한 내 외국 공관이 거의 철수해 있고 국제기구 직원들도 북한에 들어가기 어려운 상황이라 실정을 정확히 파악하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지금 북한 공식매체에서 발표하는 것은 다른 나라의 신종 코로나 발병 후 진전 상황과 사뭇 달라 의문이 있다”며 “다양한 소식이 섞여 들려오고 있어서 아직까진 좀 더 지켜봐야 할 때”라고 밝혔습니다.
대북 접근 과정에서 납북자 문제 연계 의사가 있는지에 대한 질의엔 “북한과 대화가 재개된다면 납북자 문제를 포함한 한반도 전체의 인도적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제기할 생각”이라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