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정상회의 이후 위상 높아진 한국, G20서 역할 확대해야”

지난달 29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 아시아 국가 정상들이 기념촬영을 했다. 오른쪽부터 윤석열 한국 대통령,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한국이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 회의에서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고 워싱턴의 전문가들이 말했습니다. 한일간 과거사 갈등과 관련해선 양국의 새 지도자들이 공동의 위협에 맞서 손잡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박승혁 기자가 보도합니다.

전문가들은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7일 시작되는 주요20개국(G20) 외교장관 회의에서 지난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했던 한국을 보는 참가국들의 눈이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녹취: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 South Korea being more of a global player. I mean, it's one of the 10 largest industrial states GDP wise. And it's becoming, establishing itself as a global player on the international stage.

조셉 디트라니 전 6자회담 미국 차석대표는 나토 정상회의 이후 한국이 국제 무대의 주요 당사국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고 말했습니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 수석부차관보 역시 비슷한 평가를 했습니다.

[녹취: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 Republic of Korea has really lifted its game in terms of its diplomacy, in terms of its stature on the international stage, in terms of demonstrates I think very clearly how dedicated it is to the common values that it shares with NATO countries, with European democracies, with Asian democracies, with the United States.

한국은 나토 정상회의에서 외교적 위상을 한층 높였으며, 유럽과 미국, 그리고 아시아의 민주주의 국가들과 공유하는 가치를 분명히 밝혔다는 것입니다.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G20 외교장관 회의에 나토 정상회의의 후속 실무 회담 성격이 있다며, 만약 미한일 3국 외교장관 회의가 열린다면 미국이 한국에 기대하는 역할도 예전보다 클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녹취: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 the United States, the Republic of Korea, and Japan are part of an expanding network of countries that shares concerns about a number of other issues, not the least of which, of course, is Russia, and its invasion of Ukraine.

한국은 더 이상 지역 문제에만 집중하는 나라가 아니라 미국,일본과 함께 세계 여러 지역의 문제를 함께 고민하는 국가 집단의 일부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북한을 넘어 중국, 인도태평양,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문제에까지 한국이 적극 나서야 한다고 리비어 전 차관보는 말했습니다.

8일까지 진행되는 G20 외교장관 회의를 계기로 미-한-일 3국 외교장관 회담이 별도로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회담이 성사된다면 지난 2월 미국 하와이에서 만난 이후 5개월만이며, 한국 새 정부 출범 이후 처음입니다.

지난 2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G20 재무장관 회의가 열렸다.

한반도 전문가인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G20 외교장관 회의에서 한국이 자임해야 할 역할이 예전과 달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클링너 연구원] increasing maritime domain awareness with Asians and Southeast Asia in the Pacific Islands. Enhancing maritime security capacity building for Southeast Asian Nations, navies and Coast Guard's involved involvement in more multilateral initiatives as well as military exercises in the region.

클링너 연구원은 남중국해와 태평양 등 중국이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지역에서 한국이 영해 문제 등에 더 목소리를 내고, 나아가 연합 군사훈련의 참여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성급히 미국과 일본, 인도, 호주 4개국 안보협의체인 쿼드에 가입해 중국을 불필요하게 자극하기 보다는 다양한 양자관계를 다중으로 맺으면서 인도태평양의 세력 균형을 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클링너 연구원] Instead, Seoul can engage in various and multiple multilateral initiatives, sort of, you know, freedom of navigation operations, free to working group or improving Southeast Asian Nations capabilities working group or initiative.

그런 방식으로 한국이 인도태평양에서 항행의 자유를 지원하고 동남아 국가들과의 유대도 다질 수 있다는 겁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가운데)과 윤석열 한국 대통령(왼쪽),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달 29일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회담했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일본의 과거사 갈등이 미한일 3자 협력을 저해하는 문제라는 데 대체로 동의했습니다. 그러나 양국의 새 지도자들이 공동의 위협에 맞서 손잡지 못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 “ There's no question that Seoul and Tokyo both feel the same sense of threat in the region. And that ought to and I think it's going to provide the basis for the two countries to try to get beyond past difficulties, put those difficulties in context, and develop a more cooperative relationship with each other.

양국은 지역 내 민주 국가로서 비슷한 외부 위협을 마주하고 있으며, 그것이 과거를 넘어 더 협력적인 관계로 발전할 수 있는 계기라는 것입니다.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도 비슷한 전망을 했습니다.

[녹취: 조셉 디트라니 전 6자회담 미국 차석대표] But I think what we see with Kishida and certainly Yoon Seok Yul, especially Yoon, is they are saying let's get together on these regional security issues. And then beyond regional security issues, these issues that affect potentially immediately affect the security of South Korea and Japan working with the United States.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는 한일 양국 지도자가 역내 안보에 협력할 의지를 보이고 있으며, 양국 모두에게 영향을 주는 안보 문제에 미국과 협력할 뜻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박승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