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하원의원들, 베트남 참전 미국 내 한인에 '정부 의료 혜택 제공 법안' 통과 촉구

조시 고타이머 미 하원의원 (자료사진)

미국 하원의원들이 베트남전쟁에 미군과 함께 참전했던 미국 내 한인들에게 정부의 의료 혜택을 제공하도록 하는 법안의 의회 통과를 촉구했습니다. 전쟁에서 미국과 함께 싸운 동맹국의 참전 용사에게 제공되는 미 보훈부의 의료 혜택이 한인들에게는 적용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이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민주당의 조시 고타이머 하원의원은 “한국계 미국인 베트남전 참전 용사는 많은 희생을 했다”며 “이들이 베트남에서 미군과 함께 싸워 얻어낸 보호나 인정을 받기 위해 애쓰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조시 고타이머 미 하원의원] “As Korean American Vietnam War veterans who’ve sacrificed so much, you should never struggle to get the care or recognition you have earned fighting arm in arm with Americans in Vietnam. No veteran should. That’s why we are here to fight for the passage of the VALOR Act for our Korean American Vietnam Veterans.”

고타이머 하원의원은 지난 2일 민주당의 빌 파스크렐 하원의원과 함께 뉴저지주 포트리에서 열린 한국계 미국인 베트남전 참전 용사들에게 미 정부의 의료 혜택을 제공하도록 하는 법안의 의회 통과를 촉구하는 지역 한인 행사에 참여해 이같이 밝혔습니다.

1, 2차 세계 대전에서 미국의 연합군으로서 참전한 용사들은 미 보훈부의 의료 서비스에 등록해 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베트남전에서 미군과 함께 싸운 한국의 참전 용사들은 이런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고타이머 의원은 “한국은 민주주의와 인권, 그리고 자유 시장과 같은 핵심 가치를 공유하는 미국의 가장 가깝고 중요한 동맹 중 하나”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베트남전에서 30만 명 이상의 한국군들이 미군과 함께 싸웠고, 한국군은 미군 다음으로 남베트남을 방어하는 해외군인 중 두 번째로 큰 부대였다”고 강조했습니다.

고타이머 의원은 “안타깝게도 많은 한국계 베트남전 참전 용사들이 전쟁으로 인한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우울증 등 만성적인 문제들을 겪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참전 용사들은 현재 미국 시민이기 때문에 한국 정부로부터도 매우 제한된 도움을 받고 있다”며 이들에게 미 정부의 의료 혜택을 제공하도록 하는 법안을 조속히 통과시킬 것을 상원에 촉구했습니다.

‘용맹’을 뜻하는 ‘밸러’(VALOR) 법안으로 명명된 이 법안은 하원의 2023회계연도 국방수권법안에 포함돼 최근 하원 본회의를 통과했고, 현재 상원의 심사를 거치고 있습니다.

법안은 베트남전에 참전했던 한인 미국 시민권자에게 보훈부가 제공하는 병원, 가정 의료 서비스 등을 확대하는 내용이 골자입니다.

대상은 1962년 1월 9일~1975년 5월 7일 사이, 혹은 보훈장관이 적절하다고 판단한 기간에 한국군 소속으로서 베트남전에 참전했던 한국계 미국인으로, 한국군 복무를 마친 뒤 미국 시민권을 획득한 경우에 해당합니다.

이 법안은 지난해 5월 별도의 법안으로도 하원에 발의돼 현재 소관 상임위인 보훈위에 계류 중입니다.

이 법안을 대표 발의한 민주당의 마크 타카노 하원 보훈위원장은 최근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이끈 아시아 순방 의회 대표단의 일원으로서 한국을 방문해 이 법안 통과를 위해 전념하고 있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습니다.

타카노 의원실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 거주 중인 베트남전 참전 한인 용사는 약 3천 명으로 추산됩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